나의 꿈 사용법 -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꿈 인문학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들은 욕도 많이 해대지만 20대에 MBTI 검사가 내겐 많은 도움을 준 게 사실이다. 30대에 만난 에니어그램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도 잘 몰랐던 내 내면세계... 비유하자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재낀 건, 고혜경 선생의 `꿈강의`를 통해서였다. 20년동안 꿈에 대해 연구했다는 고선생의 강의를 듣고 꿈일기를 쓰면서 나는 생각보다 내가 자주 많은 꿈을 꾼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그 꿈을 기억해낼 수도 있게 됐다. 그리고 조금씩 내 꿈이 드러내주는 내 내면의 갈등, 무의식, 혹은 정서들을 해독? 해석하는 단계에 왔다. 꿈은 함축적이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개꿈이나 직설적인 예지몽처럼 읽으려는 시도를 멈추자... 정말 나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매 꿈마다 무수히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 그래서 어쨌다고? 날더러 어쩌라고? 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는 의미가 없겠지만 나를 좀더 알고 싶고 스스로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다. 고 선생의 `꿈 사용법`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통을 받는다는 것과 고통의 이미지가 찍힌 사진을 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고통의 이미지가 찍힌 사진을 본다고 해서 양심이나 인정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망가져 버릴 수도 있다.˝ (Susan Sontag, ˝On Photography˝ 중에서) 내 청년기를 통틀어...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든 그녀의 문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001-A364896085 신청합니다. 김영하 작가님, 팟캐스트로만 듣다가 육성으로 들을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흔앓이 - 나에게로 떠나는 마음여행
크리스토프 포레 지음, 김성희.한상철 옮김 / Mid(엠아이디)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크리스토프 포레는 누구? 책 검색을 하다가 찾아낸 책의 저자 이름이 낯설다. 아마존에서 검색을 해도 이 프랑스 저자의 책에 대한 평을 접할 수 없었다. 원제가 <Maintenant Ou Jamais! La Transition Du Milieu De Vie>인 이 책의 번역서 제목은 <마흔앓이>였다. 마흔이란 숫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내 눈을 사로잡았으니 편집자는 내용에 상관없이 일단은 제목 선정에서 성공한 셈이다. 원제는 중년의 전환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사실 책에서도 40대 전후의 전환기를 경험하는 중년을 대상으로 쓴 심리학 책이니 번역서 제목과 그리 동떨어진 건 아니다.

순전히 제목에 대한 호감으로 구입하여 읽기 시작한 책은 첫 페이지부터 빠져들어서는 2-3일만에 다 읽어...버렸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대단히 좋았다. 누가 내게 요즘 읽을 만한 책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물론 30대 중반을 넘긴 이들에 한하여. 누구나 그렇듯 멀리 있는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문제의식을 체감하기 어렵다. 따라서 결혼을 하지않은 자녀가 없는 이삼십대 초반의 싱글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어설프게 늙은 척하려는 젊은 작가지망생들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 이들은 책으로 중년의 경험을 취하지 말고 몸으로 겪어나가는 것이 더 유익이다.) 허나 당신이 40대 전후의 중년이라면 이 책은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던 중 영화 <언페이스풀>이 떠올랐다. 그다지 좋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 영화 초반에 코니(다이안 레인)가 남편이 출근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멍하게 밖을 내다보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슬픔, 무료함, 의미없음, 늙어감.. 이 모든 것을 담은 듯한 표정. 이 한 장면은 장차 있을 그녀의 외도를 의도하며 정당화시켜준다. 그녀의 가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남편도 성실하고 착하며 자녀도 잘 자란다. 그저, 그녀가 중년에 들어섰을 뿐이다.

어느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가 컸다. 뭐 하나라도 하려고 치면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던 아이가 어느새 청소년이 되어 부모의 참견을 싫어한다. 아이를 위해 나의 존재 자체를 희생했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아이는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좀 있으면 집에서 독립을 할 판이다. 남자는 회사생활도 이제 익숙해졌다. 익숙하다 못해 이젠 무료하다. 매일 하는 일이 똑같다. 의식하지 못했는데 가끔 숨이 막힌다. 창밖을 물끄러미 볼때가 잦아졌다. 그럴 때면 왠지 모를 슬픔, 대상이 없는 원망의 감정들이 밀려온다. 부모는 나를 사랑해주고 도와주던 존재에서 도리어 내가 보호해야할 연약한 존재가 되었다. 이것이 중년의 위기인가.

저자는 중년의 위기는 과장이라고 말하지만 40대를 전후해서 삶의 전환점이 온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청년까지는 부모가 원하는 삶, 국가와 사회, 배우자와 아이들,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애썼다면 이제는 다시 나에게 자신의 가치, 욕망에 대해 다시금 집중하게되는 시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중년에 많은 이들이 명품 옷이나 고급 취미에 몰두하거나 젊어지려고 성형수슬을 반복하거나 연하의 애인을 사귀어서 데이트를 하거나 불륜관계에 빠지거나, 심지어는 술과 도박에 빠지기도 한다. 갑자기 배우자와 이혼을 하거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새로운 분야의 회사로 이직을 하기도한다. 친절했던 사람이 한순간 괴팍해지기도 하고 헌신적이었던 엄마가 딸처럼 옷을 입고 밖에 나가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부부가 서로의 이야기에 무심해지고 각자의 취미생활과 모임활동에 열을 낸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포레는 본서에서 여러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중년의 심리상태를 드러낸다. 그리고 융의 심리학에 기대어 그 마음 속의 문제들, 욕망들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많은 중년의 일탈행동들이 본질적이지 않으며 그런 이유로 그런 개별 행동(외도, 술, 성형)으로도 중년의 흔들림은 해소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감기의 본질이 콧물이 아니듯 중년의 흔들림의 본질은 '나자신'의 욕망을 바르게 알고 그것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는 작년에 개인적으로 최고의 책으로 꼽은 <대한민국 부모>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중년의 '내'가 행복해야, 배우자가 행복하고 자녀가 행복하고 나아가 가정과 사회가 행복하다. 하지만 중년의 '나'는 내 맘대로 해서는 안 되는 가정, 사회적 제약들이 너무도 많다.

한 1년, 5년, 나아가 10년은 참고 살 수 있다. 하지만 10년을 넘어서면서 이 삶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막연한 확신이 들 때, 사람들은 무너지게 된다. 더이상 참아낼 자신이 없는 것이다. 타자들이 규정한 페르조나를 뒤집어쓰고 꼭두각시처럼, 노예처럼, 그렇게 늙어갈 수는 없다... 그것이 중년을 맞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절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프랑스 중년보다 한국 중년들이 더 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청년들은 점점더 취업도 혼기도 늦어지고 있다. 회사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기도 전에 늙는다. 퇴직은 점점더 빨라지고 있다. 청년의 혼란, 어려움을 갓 벗어나면 중년의 흔들림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우리나라 중년들에게는 더더욱 의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레의 제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풍선의 압력이 높아지면 어느 순간 펑 하고 터진다. 풍선이 터져버리기 전에 미리미리 바람을 빼서 압력을 낮춰야 한다. 나에 대해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천천히 그리고 많이 생각하면서 그것들을 해나가야, 말년에 일탈행동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의 현재는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면 포레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착한 아들, 착한 동생, 모범 학생이었다. 학교 친구들과도 항상 원만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서로 상처를 주고 받은 관계는 없었다. 몇몇 절친과 간혹 절교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며칠만 지나면 이내 다시 밥도 같이 먹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함께 놀기를 반복했다.

 

짝사랑. 풋사랑, 첫사랑..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그저 착실하고 매사에 타인을 불편하게 만든 적이 없는 나였지만,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시작된 내 초반의 연애 경력은 사실 그다지 좋지 못했다. 감정의 숨김, 혹은 과잉, 상대를 조종하고자 하는 욕망, 익숙치 못한 '밀당' 등, 잠시동안의 로맨틱한 몇몇 기억을 빼면 힘들고 고통스럽고 창피해서 숨고 싶을 정도로 심경이 복잡하다. 지금도 가끔 과거를 돌이켜보면 몇몇 사건들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일년 넘게 상대를 괴롭히며 서로를 힘들게 만들었던 기억. 때로는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했다가, 불과 며칠 후엔 다시는 너를 보지 않겠다고 맹세한 메시지를 보내고, 하루는 네가 어떻든 상관없다고 말했다가 또다른 하루는 나만 소중히 여겨달라고 고집을 피우던, 까만 밤을 하얗게 새워가며 상대를, 나자신을 괴롭히던 내 초창기 연애사는, 어떤 의미에서는 지워버리고 싶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나는 그렇게, 거친 감정의 주고받음을 통해 어느정도 내 안에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야수성'을 길들여갔고 어느 시기부터는 정상인이 되었다. 정상적인 연애를 하게 된 것이다. 정상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고 그리고 말과 행동의 어긋남이 줄어들게 되는 과정 속에서, 솔직히 나는 내가 남들보다 조금더 늦게 사랑에 대해 이해하고 곱씹게 되지 않았나 돌아본다. 한편으로는 그 규정짓기도 민망한 '사랑의 시작들'은 상대방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내게 참 쓰고도 깊은 약이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결혼을 하고도 어언 8년이 지난 지금. 마리 루티의 <사랑학 수업>을 읽으니 새삼 내가 점잖게 - 마치 과거의 '행패'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인 것처럼 폼잡고 - 있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마리 루티가 언급한 안 좋은 남성의 케이스 중 어느 대목에서는 내 과거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또는 내가 이 수업을 들었다면 불필요한 감정의 속임, 혹은 과잉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좀더 빨리 정상적인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뒤늦은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그녀의 가르침을 '몸소 체험을 해야' 그것(연애)이 제대로 내 안에서 소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어쨌거나 젊은 시절의 힘들었던 연애의 기억들이 결국 나를 이전보다 조금은 더 멀쩡한 인간이 되게 해준 게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든다. 무엇보다 그녀의 '사랑학 수업'은 문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행하는 남성과 여성의 정형화된 연애의 룰 자체를 허문다는 점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 특히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로 열심히 연애 공부를 하는 싱글들에게 과감히 그 책을 이제 덮고 마리 루티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제안하고 싶다.

 

그녀는 책의 말미에서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10가지의 조언이라는 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제시했지만 이 조언보다 더 깊이 있는 통찰들이 그녀가 드는 사례와 일화들에 즐비하다는 점을 나는 꼭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개인적으로 그녀의 사랑학 수업보다 나는 초반에 쓰여진 정혜윤씨의 추천사가 더 좋았다. 솔직히 추천사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멋진 글로 이 책을 더욱 빛내준 그녀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10가지 조언>
1. 너무 애쓰지 마세요. 연애가 잘못되는 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2.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마세요. 용기 내어 다가가지 않으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3.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하지 마세요. 머리로 고민하기보다 마음의 울림을 믿으세요.
4. 자신의 강인함에 대해 미안해하지 마세요. 약해보여야 애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5. 자신의 약점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사랑은 기댈 어깨를 얻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6. 나를 원하지 않는 상대를 쫓아다니지 마세요. 가슴만 아플 뿐입니다.
7. 문제가 없는 남자는 그만 찾으세요. 누구에게나 문제가 있고 나에게도 있으니까요.
8. 사랑하는 사람을 조종하지 마세요. 당신이 조종당한다면 싫듯이 상대도 마찬가지입니다.
9. 지나간 잘못을 일일이 후회하지 마세요. 사랑에서 올바른 선택만 할 수는 없습니다.
10. 상실은 완전한 상실로만 생각지 마세요. 잃어버린 경험이 당신을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