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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 The Read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는 더 말이 필요없는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 <빌리 엘리어트>와 <디 아워스>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스티븐 달드리의 세 번째 작품이다. 성장기 소년이 연상인 여인과 사랑을 나눈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청춘>과 비교되곤 하는데 사실 이 작품은 그 영화가 지향하는 바와는 다르며 플롯은 두 사람을 둘러싼 시대적 상황 속으로 확장된다. 이 영화가 비교적 많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남녀 사이의 사랑이 이루이지지 못한 채 여자 주인공이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 아니라, 철저하게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해 가기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두 사람의 심리, 특히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마이클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한나에게 성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글을 읽지 못하는데 그 사실을 숨기고 살아왔으며 마이클을 만나고 나서는 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이 두 사람은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과 더불어 함께 책을 읽으면서 둘 사이의 연인관계를 형성해간다. 그녀의 성실한 성품으로 인해 사무직으로 진급을 하게 된 한나는 자신이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이 알려질까봐 조용히 직장을 그만두고 그 지방을 떠나려 하고 마이클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마지막으로 마이클의 몸을 씻겨주고 사랑을 나눈 후 사라진다. 마이클은 그녀의 집을 다시 찾아가지만 그 곳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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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마이클은 법대생이 되었고, 우연히 참관인으로 참석했던  재판에서 홀로코스트의 전범으로 서게된 한나를 지켜보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이 영화(소설)은 빛을 발하게 되는데 - 마이클의 심리 갈등은 8년만에 만난 한 여인으로 인해 극대화된다. 시대적 정황으로 볼 때 그 당시의 독일 학생들은 홀로 코스트, 즉 유대인 학살에 크게 분노했고 자신의 부모들과 자신이 독일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반성했다. 전범들은 가차없이 처형되었으며, 그것은 정의를 실현하는 진보적인 젊은이들에게는 마치 맹목적인 신앙과도 같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8년 전에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난 한나에 대한 그의 이중적 감정은 법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점점 커져만 간다.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난 걸까', '왜 유대인을 학살하는 감옥 관리자로 자원한거지?', '다 지난 일이야,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며칠 밤동안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매일 지속되는 학교 내의 법정 토론에서 한나는 용서받지 못할 죄인으로 치부되었다. 마이클은 아직 그의 몸 속에 각인된 한나의 체취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감정들로 괴로워하다가 지도 교수에게 가서 우회적으로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고, 결국 그는 한나를 설득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를 만나러 가기 전 그가 찾은 포로 수용소. 그 곳에서 셀 수조차 없는 죽은 유대인들의 신발들을 발견한 마이클은 그 신발 주인들의 목숨을 해치는 일에 가담한 한나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결론짓고 그녀를 설득하기를 포기한다. 그가 돌아와서 같은 과 여학생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한나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정죄이자 깊은 한 구석에 담아둔 그녀를 떠나보내겠다는 다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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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그 여학생과 결혼하지만 금방 이혼하게 된다. (한나에게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준 테입을 교도소로 보내는 장면에서 그는 그녀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이클은 한나에 대한 이중적 원망-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신을 떠나버렸던 사랑에 대한 원망, 그리고 나치의 전범으로 자신조차 용서할수 없는 유대인 학살의 중심에서 아무런 도덕적인 행동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기에 겪은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상처받기 쉽고 꼬여있는 한 소년으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풀려나기 직전 교도소에서는, 그녀와 연락이 되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마이클에게  퇴소 후 그녀를 맡아줄 것을 요청한다. 몇 십년 만에 그녀와 만난 마이클. 연인으로 자신의 앞에 선 줄 알았던 마이클은 그녀로 하여금 주변 사람들과 똑같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도덕적 반성과 참회를 요구한다. (영화에서는 과거 생각을 많이 하냐는 마이클의 질문에 대한 한나의 반응으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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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에게 한나는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무심하게 떠나버린 연인이었다. 그가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마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타인들처럼 그녀의 죄명으로 그녀를 비난하려 했고 그것에 대한 사죄를 들으려 했다. 한나는 자신의 연인으로, 세상 가운데 버려지고 세상 그 누구와도 소통이 어려운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주변을 맴돌았던 그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 상실되는 순간, 그녀의 삶의 의미를 잃었다. 갑자기 자살이라는 결론을 맺은 한나의 돌발행동은 전혀 돌발적이지 않다. 그녀의 일상은 책읽어주는 그에 대한 기대감이 버팀목이 되어왔고 세상 속에 혼자 남겨진 듯한 느낌 속에서도 심리적으로 그에게 의지해왔기 때문에 그가 자신을 정죄했던 세상과 동일시될 때, 그리고 그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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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데이빗 크로스, 혹은 랄프 파인즈(마이클 역)은 비교적 플롯의 진행방향대로, 즉 서사적인 방식으로 캐릭터를 드러내 주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정보와 단서를 주지만 케이트 윈슬렛(한나 슈미츠 역)은 관찰자의 대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심리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는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계속 한나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어찌보면 한나는 많은 남성들의 고통스런 첫사랑의 환타지와 같다. 아무런 설명 없이 떠나버린 첫 사랑이 언젠가 자신에 대한 변치 않는 마음으로 세상에 존재하리라는. 그 첫 사랑에 대한 증오와 사랑의 이중적 감정을 가진 남성들의 끝나지 않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더 리더>는 그런 영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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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exter Gordon - Best Of 3CD [3CD]
덱스터 고든 (Dexter Gordon) 연주 / 강앤뮤직 (Kang & Music)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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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연주자로 흔히 색소폰 연주자인 덱스터 고든을 꼽는다.
사실 대중적인 연주자를 즐기지 않는 것이 재즈 애호가들의 습성인지라
나도 그닥 덱스터 고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베스트 음반은 그간의 블루노트 시절의 명곡들과 미발표곡들이 포함되었다고
하여 저렴하고 희소성이 있는 이 음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비밥 스타일을 고수했던 덱스터 고든의 연주는 개인적인 취향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3장 모두 푹 빠져들만큼 좋았다. 물론 이런 베스트 음반의 치명적인 단점은
각 음반을 낼 때에는 한 음반 안에서의 어떤 연속성이 있기 마련인데 좋은 곡들만
모은 베스트 음반은 곡들이 베스트라도 음반의 가치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단점을 제외한다면 연주와 녹음 모두 만족스럽고 가격 또한 저렴하여 추천할 만 하다.
무엇보다 비밥을 좋아하는 이들 중 덱스터 고든 입문을 위한다면 이 음반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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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발트뷔네 콘서트 박스 세트 1993-2002 (10disc) [알라딘 특가]
스펙트럼DVD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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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였나. TV에서 베를린필의 공연을 방송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사이먼 래틀이라거나 클라우디오 아바도, 제임스 레바인 같은 세계적인 지휘자들을 잡지에서만 보는 게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TV를 통해 본 그 날 공연은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초저녁에 시작된 콘서트는 어두워져 청중들이 촛불을 켜고 있을 정도로 낭만이 가득했다.

그런 분위기의 공연은 처음이었다. 그 날 지휘는 세이지 오자와였고 베를린 필이 왜 훌륭한 오케스트라인지 오자와는 왜 마에스트로로 칭송을 받는지 새삼 확인한 공연이었다. 몇 번의 앵콜에서 청중은 휘파람을 불어댔고 그 휘파람마저 지휘로 오케스트라와 교감을 시킨 오자와와 베를린필의 공연은 나를 클래식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많은 클래식 음반들도 들었고, 오페라와 교향곡 연주회도 실제로 가보았지만 정작 내 기억에 TV로 본 그날 밤의 공연만큼 나에게 강력한 경험은 그 이후로 없었던 것 같다. 그 공연이 매해 열리는 베를린필의 발트뷔네 여름 콘서트임은 나이가 한창 들어서야 알게 되었다. 물론 많은 공연들이 그 콘서트보다 훌륭했겠지만, 내게는 클래식 입문을 하게 만든 장본인격인 이 공연에 특별히 더 애정이 가는 건 사실이다.

시간이 흘러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저가형 DVD 바람에 실려 발트뷔네 콘서트도 저렴하게 발매가 되었다. 협연한 솔리스트와 가수들 그리고 지휘자들이 화려하기 그지 없다. 시간이 오래 흘러서 조금은 촌스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시 봐도 그 때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클래식을 즐긴다면 반드시 구입을 권하고 싶다. 단점이라면 유명한 곡들을 주로 레파토리로 삼는다는 것. 그리고 선물용으로는 케이스가 좀 허접해 보인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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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루스 박스세트 (7disc) [특가판매] - 일반판
마틴 스콜세지 감독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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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루스, 거장들의 블루스 로드 트립

마틴 스콜세지, 빔 밴더스, 마이크 피기스 등 거장 감독들이 블루스를 말한다.
로드 무비 형식으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시리즈인 본 영화들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상영된 바 있으며 매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영화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마틴 스콜세지의 <고향에 가고 싶다>와 빔 밴더슨의 <소울 오브 맨>만
보고서 미쳐 있었다가 이렇게 전집을 저렴하게 구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ㅜㅜ

흠이 있다면 할인 DVD 중에 표지에 파격적으로 "다우리 파격할인"이라고
프린트되어 있는 DVD 세트는 거의 처음인 듯 하며 개인 소장용으로는 별 무리가 없겠으나
선물용으로 구입했다면 좀 낭패를 볼 듯도 하다. 뽀대가 안나는 이 컨셉은 누구의 것인지.

어쨌거나 이런 포장의 문제에 개의치 않는다면 나는 반드시 구입해야 할
목록에 이 DVD 세트를 추천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재즈를 비롯한 미국 음악의 한 축이 되는 흑인 연가, 블루스의 뿌리를 돌아보고
그것을 통해 미국의 배경들, 그리고 음악의 사회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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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 시즌 1 박스세트 - 아웃케이스 포함
데이빗 실버맨 감독, 댄 카스텔라네타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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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은 유명한 미국의 에니메이션 TV시리즈다.
캐릭터의 독특함과 미국의 중산층 삶의 단면들을
꼬집는 듯한 스토리 전개가 이 TV 시리즈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시즌 중간 중간에 유명한 이들이 자주 등장하며
(이번에 개봉한 영화에서는 톰 행크스가 더빙까지 열연했다.)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적절한 비판을 가한다.

등장하는 유명인사들 가운데에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같은 배우에서부터
아메리칸 아이돌의 음반 제작자인 사이먼, 진화론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까지
그 영역이 넓다.

어쨌거나 이 TV 시리즈는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알라딘에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어 이때다 싶어서 구매했다.
단, 시즌 1~5까지가 할인 대상 시리즈(27,200원)이고 그 이후부터는
원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심슨 가족을 즐겨보던 이들이라면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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