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빈자리 - 좋은 아빠를 동화속에서만 본 이들을 위하여
도널드 밀러.존 맥머리 지음, 이은진 옮김 / 행복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교도소에 있는 사람이 단지 교도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보다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과오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교도소에 가거나 삶을 엉망으로 사는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 바른 결정을 내리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 등록금도 부모가 다 대주지만, 어떤 사람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부익부 빈익빈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을 하는 사람이 성공을 하는 이유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기술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도날드 밀러, "하나님의 빈자리 To own a dragon" 중에서)


**한 동안 도날드 밀러 책에 푹 빠져 지냈다. 책에서도 그는 마치 어디선가 나타나서 내 어깨를 두드리며 '어이, 잘 지냈나? 내 책을 보고 있군'이라고 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이 책에서 밀러는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돌아보며 비슷한 환경에 있는 독자들을 격려한다. 그는 분명 '바른말쟁이'이지만 그렇게 된 과정은 분명 특별하고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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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 The Read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는 더 말이 필요없는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 <빌리 엘리어트>와 <디 아워스>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스티븐 달드리의 세 번째 작품이다. 성장기 소년이 연상인 여인과 사랑을 나눈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청춘>과 비교되곤 하는데 사실 이 작품은 그 영화가 지향하는 바와는 다르며 플롯은 두 사람을 둘러싼 시대적 상황 속으로 확장된다. 이 영화가 비교적 많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남녀 사이의 사랑이 이루이지지 못한 채 여자 주인공이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 아니라, 철저하게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해 가기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두 사람의 심리, 특히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마이클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한나에게 성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글을 읽지 못하는데 그 사실을 숨기고 살아왔으며 마이클을 만나고 나서는 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이 두 사람은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과 더불어 함께 책을 읽으면서 둘 사이의 연인관계를 형성해간다. 그녀의 성실한 성품으로 인해 사무직으로 진급을 하게 된 한나는 자신이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이 알려질까봐 조용히 직장을 그만두고 그 지방을 떠나려 하고 마이클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마지막으로 마이클의 몸을 씻겨주고 사랑을 나눈 후 사라진다. 마이클은 그녀의 집을 다시 찾아가지만 그 곳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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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마이클은 법대생이 되었고, 우연히 참관인으로 참석했던  재판에서 홀로코스트의 전범으로 서게된 한나를 지켜보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이 영화(소설)은 빛을 발하게 되는데 - 마이클의 심리 갈등은 8년만에 만난 한 여인으로 인해 극대화된다. 시대적 정황으로 볼 때 그 당시의 독일 학생들은 홀로 코스트, 즉 유대인 학살에 크게 분노했고 자신의 부모들과 자신이 독일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반성했다. 전범들은 가차없이 처형되었으며, 그것은 정의를 실현하는 진보적인 젊은이들에게는 마치 맹목적인 신앙과도 같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8년 전에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난 한나에 대한 그의 이중적 감정은 법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점점 커져만 간다.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난 걸까', '왜 유대인을 학살하는 감옥 관리자로 자원한거지?', '다 지난 일이야,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며칠 밤동안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매일 지속되는 학교 내의 법정 토론에서 한나는 용서받지 못할 죄인으로 치부되었다. 마이클은 아직 그의 몸 속에 각인된 한나의 체취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감정들로 괴로워하다가 지도 교수에게 가서 우회적으로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고, 결국 그는 한나를 설득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를 만나러 가기 전 그가 찾은 포로 수용소. 그 곳에서 셀 수조차 없는 죽은 유대인들의 신발들을 발견한 마이클은 그 신발 주인들의 목숨을 해치는 일에 가담한 한나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결론짓고 그녀를 설득하기를 포기한다. 그가 돌아와서 같은 과 여학생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한나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정죄이자 깊은 한 구석에 담아둔 그녀를 떠나보내겠다는 다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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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그 여학생과 결혼하지만 금방 이혼하게 된다. (한나에게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준 테입을 교도소로 보내는 장면에서 그는 그녀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이클은 한나에 대한 이중적 원망-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신을 떠나버렸던 사랑에 대한 원망, 그리고 나치의 전범으로 자신조차 용서할수 없는 유대인 학살의 중심에서 아무런 도덕적인 행동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기에 겪은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상처받기 쉽고 꼬여있는 한 소년으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풀려나기 직전 교도소에서는, 그녀와 연락이 되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마이클에게  퇴소 후 그녀를 맡아줄 것을 요청한다. 몇 십년 만에 그녀와 만난 마이클. 연인으로 자신의 앞에 선 줄 알았던 마이클은 그녀로 하여금 주변 사람들과 똑같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도덕적 반성과 참회를 요구한다. (영화에서는 과거 생각을 많이 하냐는 마이클의 질문에 대한 한나의 반응으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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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에게 한나는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무심하게 떠나버린 연인이었다. 그가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마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타인들처럼 그녀의 죄명으로 그녀를 비난하려 했고 그것에 대한 사죄를 들으려 했다. 한나는 자신의 연인으로, 세상 가운데 버려지고 세상 그 누구와도 소통이 어려운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주변을 맴돌았던 그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 상실되는 순간, 그녀의 삶의 의미를 잃었다. 갑자기 자살이라는 결론을 맺은 한나의 돌발행동은 전혀 돌발적이지 않다. 그녀의 일상은 책읽어주는 그에 대한 기대감이 버팀목이 되어왔고 세상 속에 혼자 남겨진 듯한 느낌 속에서도 심리적으로 그에게 의지해왔기 때문에 그가 자신을 정죄했던 세상과 동일시될 때, 그리고 그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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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데이빗 크로스, 혹은 랄프 파인즈(마이클 역)은 비교적 플롯의 진행방향대로, 즉 서사적인 방식으로 캐릭터를 드러내 주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정보와 단서를 주지만 케이트 윈슬렛(한나 슈미츠 역)은 관찰자의 대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심리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는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계속 한나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어찌보면 한나는 많은 남성들의 고통스런 첫사랑의 환타지와 같다. 아무런 설명 없이 떠나버린 첫 사랑이 언젠가 자신에 대한 변치 않는 마음으로 세상에 존재하리라는. 그 첫 사랑에 대한 증오와 사랑의 이중적 감정을 가진 남성들의 끝나지 않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더 리더>는 그런 영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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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온 편지
조규찬 글.그림 / 이른아침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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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찬이 책을 냈다.
난 항상 그의 가사들을 보면서 그의 글재주를 부러워하곤 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에서 짧은 글을 써서 낭독하곤 했는데 어느날 그 글들을 그냥 잊어버리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 담당 PD에게 부탁하여 받은 원고를 다듬어서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지난번 소극장 공연 때 들은 얘기다. 책을 낸다는 말도 그때 들었다.)

그림도 함께 그렸고 나레이션 음반도 덧붙였다. 그의 감성적이면서도 때론 날카로운.. 그리고 대부분이 몽환적이기도한 글들을 책으로 접할 수 있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책과 함께 소극장 공연도 다시 한다고 하니 언제 한 번 가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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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 - 김용택 산문집
김용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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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농촌생활에서 느끼는 감수성과 구수함이 두루 엿보이는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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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살림지식총서 349
김익현 지음 / 살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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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를 이끌었던 빌 게이츠에 대해서는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가 없다. 다만, 몇몇 파편적인 기사들로만 접했던 빌 게이츠에 대한 생각들을 이 책을 통해 좀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그간 나는 오픈 소스(open source) 운동을 비롯한 카피레프트 운동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 체제 및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빌 게이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 시장에 처음 진입하면서 하드웨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는 개발자의 엄청난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에 끼워 파는 공짜(free)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카피레프트 운동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도 이 개발자에 대한 합당한 보수 및 권리의 인정 부분임을 감안하면 빌 게이츠의 이러한 노력들은 소프트웨어 시장이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두 번째로 본서에서도 비교적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 넷스케이프와의 독점 소송 문제를 통해 빌 게이츠는 결국 일선에서 물러나서 제2의 인생을 재단을 통한 자선사업가로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빌 게이츠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자선 사업이 아내 멜린다 게이츠의 노력에 의해서였음을 밝히고 있지만 결국 빌 게이츠는 자신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을 이 재단에 쏟아내고 있으며(2005년 135억 6천만달러, 2006년 156억 250만달러), 이 재단을 통해 전 세계에서 목숨을 구한 사람만 70만명에 이른다.

한 때 공격적인 회사 운영으로 독점 기업의 중심에 떠올랐던 마이크로소프트와 빌 게이츠. 그의 인생 후반에서 변화가 느껴지는 것은 확실하다. 이제 시작하는 그의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가 그저 자본주의적 입장에서의 하나의 후원 체제를 넘어 보다 창의적인 방향으로 더 진일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한국의 기업들도 빌 게이츠와 같은 리더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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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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