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치료 - 이론과 실제, 3판
김유숙 지음 / 학지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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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숭례문을 다 보지 않고서 주제넘게 한 마디 한다는 자체가 참 우습지만 그래도 입이 간질거려 한마디 해야겠다.^^ 아는 지인이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한자병기가 되어 있지 않은 어려운 낱말에 대해 물어보길래 책을 보면서 글의 내용이 너무 난삽하고 제법 책을 읽은 나조차 이 한글 문장이 이해되지 않아 책의 처음부터 43쪽까지 단숨에 읽었다.

 

처음에는 비문이 많고 우리글이 매끄럽지 않아 번역서인줄 알았으나 일본에 유학한 지은이가 그간의 임상경험과 이론공부를 바탕으로 저술한 책이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가족치료에 관한 글이다. 우선 목차를 보자. 하나만 예를 들자면 2부 3장이 가족사정인데 그 하위 항목에 1. 체계로서의 가족을 사정하기 라는 제목이 나온다. 수십년동안 학교를 다닌 나는 도저히 한글뿐인 이 제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해당 137쪽을 폈으나 그곳에도 한자는 병기되어 있지 않았다. 체계로서의 가족이란 말도 굉장히 어색할 뿐만 아니라 사정하기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 읽고 따지고 싶으나 시간상 줄인다.

물론 상담심리학계만의 전문용어라고 주장하겠지만 이 책은 물어보니 입문서라고 한다. 입문서라면 그에 맞게 평이하면서도 확실한 용어를 써서 학생들을 이해시키고자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앞 부분에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몇 장을 할애했는데 유명한 레비스토로스나 푸코가 나오지만 서양일변도로 서술하고 정작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족 개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적어놓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상담심리학은 서양의 상담심리학을 베끼는 수준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이 지은이의 과문한 탓인가? 작년에 읽은 어느 책에서 우리나라도 이젠 건강기준을 서양 기준에서 수년의 노력을 기울여 수백만 국민을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체질과 체형에 맞게 바꾸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

그 다음 장은 가족을 위한 심리적 원조란 무엇인가 라는 단락이다. 원조?? 나는 원조에 거슬려 네이버 국어사전을 찾아봤다. 내가 알던 것과 마찬가지로 원조란 돈이나 물품으로 남을 구조해 주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원조를 할 수 있는 것인가?

 

다음으로, 한 개인을 치료하는 심리학에서 이제까지의 개인만을 치료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관계중심의 관점에서 가족단위의 치료를 한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그 가족치료가 개인심리치료와 다른 점을 논하면서 43쪽에서 오이디푸스와 아이네이아스를 예를 들었는데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정말 이해가 안된다.

문장도 비문일 뿐더러 왜 아이네이아스가 가족치료의 예가 되는 것인지를 전혀 밝혀놓고 있지 않다. 바쁘지만 않으면 서가에서 천병희 교수의 아이네이스를 꺼내어

답답함을 풀어보고 싶지만 마음을 내려놓았다.^^

 

끝으로, 문외한이 독설을 퍼부은 듯 하여 적이 미안하지만 나 같은 보통사람이 읽어도 이해가 되는 책을 써주십사 하는 생각에 고언을 하였다. 지은이가 앞으로 우리 고전 등의 인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 이 상담심리학계의 용어 정립에 이바지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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