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우연히 사정(射亭)에서 TV를 보다가 모 방송국에서 하는 '문화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우리 음악에 대한 강의였는데 여자 국악인이 나와서 판소리에 대해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보통 우리 옷을 입고 나와서 노래 부르던 전형적인 모습과 달리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서인지 양복 정장을 입고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낯설었다. 물론 대중화가 중요하지만 넓게 숲을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탄식이 절로  나왔다.

국악을 전공하지만 그것은 단지 직업일 뿐 생활과 분리되어 우리것에 대한 이해과 관심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우리것의 하나인 국악을 하지만  엉덩이를 힙이라고 강의하면서 우리 국어사랑의 얕음을 보였고, 로마인이야기는 알지만 동시대인 고조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매일 햄버거를 먹고 양복을 입으면서 아파트에서 잔다면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한식과 한옥, 한복을 자신은 전혀 그런 뜻이 없을런지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서서히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런 정신이 없는 분이 기교만 부려서 행한다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우리것이 나올 수 있는지가 사뭇 궁금하다. 이런 점 등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단지 국악 하나만 잘 된다고 해서 우리 전통 문화가 다시 사랑받고 성숙될 수는 없으리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것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공부가 필요하고 그것이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감히 내가 떠들고 있는 것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한 점이 없지 않지만 넓게 멀리 본다면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조금이나마 공감하실 것이다. 천려일실이라......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행합일이라. 아는바를 실천해야 하고 그 실천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 일상화 되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우리 전통문물을 몇가지 분야로 나누어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간혹 어느 한쪽에서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 다른 쪽의 도움으로 풀리는 경우가 있어 날 기쁘게 하는데 아뭏든 내 사고와 생활을 조선식으로 바꾸어 살면서부터 훨씬 우리것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갑절이나 잘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땅에서 다시금 우리것이 대우받는 날을 기다리며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한국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라고 매스컴에서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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