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현 스님의 조금 특별한 불교 이야기 - 자본과 권력의 관점에서 본 새로운 불교의 역사
자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작으로 유명한 자현스님의 이 책은 읽기에 부담없는 분량으로 값도 싸고 간단히 잘 설명되어 있다. 현대인에게 적당한 다양한 비유로 불교를 쉽게 설명하고 있어 불교를 전혀 모르는 초학자나 초신자에게 권할 만 하다.

다만 몇 가지 티를 굳이 말하자면 책 전반에 걸쳐 보수와 진보의 틀로 설명을 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석가모니부처님의 대제자 마하가섭과 아난을 보수와 진보의 대표자로 설명한 부분에서 읽는 이들이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의 대립적이며 심지어 적대하는 보수와 진보로 이해할까봐 매우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란 한사람에게도 진보적인 면이 있고 보수다운 점이 있거늘 가섭과 아난을 쉽사리 단순하게 보수와 진보로 단정짓는 설명 방법은 약간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할 것이다.

또 234쪽에 정치권력과 종교 간의 힘의 우위를 잘 나타낸 예로 조선의 건국을 들었는데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은이는 조선 건국으로 말미암아 천년 이상 지배 이념으로 유지되었던 불교가 성리학으로 바뀌었음에도 종교 반란과 같은 민중 봉기가 일어나지 않았음을 보기로 들었다. 이는 내 생각엔 도리어 반발이 있으면 더 이상한 것이다. 왜냐하면 불교 공인 이전에 한자가 들어오면서 같이 유학, 유교가 들어왔을 것이며 중국처럼 우리도 고려시대에 귀족과 사대부들은 계속 사서오경을 공부하고 있었다. 권문세가와 사찰의 횡포에 질린 백성들이 새 왕조를 원하던 차에 조선이 건국되었고 게다가 조선 초기에 양녕대군, 효령대군, 세종, 세조(수양대군) 등이 불교를 후원하는 등 성종때까지 차츰차츰 서서히 불교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썼기 때문에 반란이 일어날 수 없었다고 본다.........

확 눈에 띄는 실수로는 242쪽에 건안칠자를 설명하면서 건안이 수도라고 하였는데 삼국지연의를 읽어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건안은 동한(후한)의 마지막 임금인 헌제의 년호이다.

흔히 대승불교에서 육식을 금한 것은 중국의 도가, 도교의 영향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선 인도 채식주의의 영향으로 인도에서 성립된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종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대순으로 간략히 잘 정리된 불교 이야기가 나에게 제법 도움이 되었는데 이 서평에 몇 가지를 적을까 하다가 손수 읽어보시라는 뜻에서 그만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