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의 탄생 - 은작산 손자병법
웨난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일빛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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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이건 어느 겨레 내지 민족이고 간에 지금까지 전쟁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중국은 대륙이라 전쟁이 꽤 많았었고 한족들은 그것을 잘 기록해 놓았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병법이란 것을 발전시켜 나갔다.

이 책의 원제는 조우병성 곧 '병가의 성인을 만나다'이다. 나는 이번 주말 내내 제법 두꺼운 이 책을 보면서 보냈다. 이 책은 일빛출판사에서 내는 웨난이 쓰고 있는 유명한 일련의 저작물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 현대 고고학자인 오구룡의 추천사에서 나오듯이 이 글은 기실문학(르포)의 형식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분야로서 나도 심규호교수 부부가 번역한 이 책들을 거의 다가지고 있는데 고고학에 관심있는 나로서는 특히나 중국사를 고고학과 관련하여 보는 점이 매우 흥미롭고 중국사에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은작산 한묘에서 출토된 죽간의 어설픈 발굴과정을 다루었고 뒷부분에서는 이 2기의 한묘에서 나온 죽간에 기록된 강태공의 육도, 손무의 손자병법, 그 증손자인 손빈의 손자병법 등에 대한 관련이야기를 실었다. 특히 제나라의 시조인 강태공망 이야기와 오나라를 춘추5패의 하나로 만든 오자서 이야기, 불굴의 손빈이야기는 읽기에 좋게 잘 씌여져 있어 아주 인상깊었다. 이때까지 손빈이 손무의 손자인 줄 알았는데 족보를 통해서 증손자임을 밝혔다니 참 놀랍기 그지 없다. 게다가 <사마법>을 지은 전씨 사마양저가 이 손씨와 한 집안이었다니 병법가들은 주로 제땅에서 나오나보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내가 지난번에 읽었던 <귀곡자>의 주인공인 귀곡선생의 이름을 왕허라고 하였는데 과문한 탓에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하다.

홍위병의 마녀사냥인 문화혁명을 거쳤고 죽의 장막이라고도 불렸던 중공=중국이 최근에는 심지어 관광수입을 바라고 손빈과 위연 사이에 벌어졌던 계릉전투와 마릉전투의 현장임을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손빈의 고향 마을임이 확실시 되는 손노가 마을에서 2천년 넘게 손빈의 후손임을 잊지 않고 조상을 섬기며 족보를 어렵게 보존해 온 사실은 한중일 3국 가운데 유독 전통이 단시간에 거의 사라져버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부끄럽다.

끝으로, 한가지 흠이라면 오타가 자주 눈에 띄어 거슬린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병법서를 제대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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