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을 위한 김용옥 선생의 철학강의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우선 몸자세를 바로 잡고 이 책을 읽으라는 도올선생의 말씀부터 전하고 싶다. 선생님이 어렸을때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했던 경험담에서 야기된 발의 구조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명제, 삼단논법, 대전제, 연역과 귀납....평소 많이 들어왔던 낱말들이지만 정확히 개념을 몰랐던 것들에 대해 속시원하게 비교적 쉬운 글로 풀이하여 준다.

서양철학사를 이야기하면서 프란시스 베이컨의 4대우상 타파론이 나오는데 이를 중국고전과 비교하면서 서술하여 이해하기가 쉽고 재미있었으며 기하학과 오델로의 공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사물의 인식에 대한 사유체계 설명은 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좀 더 넓고 깊게 하면서 절대가 아닌 상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또한 요즈음 국토개발에 대한 천자문적 세계관은 우리 것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실마리가 되어 기뻤다.

우리에게 철학을 배울게 아니라 철학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철학(밝은배움)은 무전제의 사고로 회의로부터 출발하여 상식의 끊임없는 새로운 해석이라는 지은이의 정의 아닌 정의는 철학이 왜 질문에 깔린 생각의 구조만을 탐구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나 글 속에서, 철학이 싸워야 할 가장 거대한 두 유혹으로 정치와 종교를 들었는데 욱박지르며 폭력을 자행하는 정치와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질문의 가능성에 마침표를 찍는 독선적인 종교는 우리가 일상에서 평소 많이 느끼고 생각했던 경우일 것이다.

끝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여러가지 고질적인 폐단과 비리를 이 철학하는 것(필로조피렌), 철학적 자각으로부터 시작하여 차츰차츰 사회를 개혁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며 '철학은 끊임없이 왜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물어가는 것입니다. 질문을 끝까지 던지십시요. 질문의 포기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태어난 자유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라는 도올선생님의 글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보다 보편성을 지향하지만 아주 절대적인 것을 강요하지 않으며 구분은 짓되 분리시키고 분별하지 않는 철학의 인간화를 바라며 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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