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어보를 찾아서 1 - 200년 전의 박물학자 정약전
이태원 지음, 박선민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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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등교육때 국사시간에 이름만 들은 자산어보. 지은이는 이를 현산어보라 주장하며 이야기를 꺼낸다. 우선 생물학을 전공한 젊은 지은이가 과감히? 이런 책을 썼다는 것에 대해 고전이란 것의 번역이 힘듦을 익히 들은 나로서는 상당히 놀랍고 요즘 시대에도 우리 고전을 사랑하는 젊은이가 많음을 알게 되었다.........

숙종이후 몰락해 가던 남인이 정조란 성군을 만나면서 다시금 등용되던 시기, 우리에게 여유당전서로 기억되는 엄청난 분량의 저술활동을 보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세 형중 둘째 형인 손암 정약전 선생이 신유박해로 흑산도로 귀양가, 그곳에서 죽기 전 15년 동안 귀양살이 하는 도중 지은 책이 바로 현산어보이다.

최근 읽은 완당평전의 내용중에서도 추사가 제주도로 귀양간 것이 그로 하여금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더욱 성숙되게 한 사실은 정약전선생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해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늘 멀리서만 바라보던 민초들의 삶을 유배지인 절해고도에서 가까이 살며, 어부이였을 창대 장덕순의 도움을 받아 그들 삶의 중요한 부분인 바다생물을 분류하고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것이 어찌보면 그가 귀양갔기 때문에 이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왜란과 호란으로 피폐해진 조선이 다시 중흥하던 지금으로부터 이삼백년전, 그 시대 문화가 성숙되면서 우리 것에 대한 자각이 전반적으로 퍼져 현산어보가 나오고, 진경산수화가 나오고 조선의 백자가 나올 수 있었으리라고 보며 이를 돌이켜 즉금의 우리 시대와 비교해보니 부끄러운 생각이 나는 든다...........

1권을 읽으면서 조금 비싸다는 느낌과 원문이 없는 점, 그리고 좀 더 많은 근거와 자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약간 들긴 했지만, 2권을 기대하면서...... 현대와 가까운 조선시대 후기의 고전부터라도 기존의 고전국역총서와 다르게 현대판으로 사진도 넣고 삽화도 넣고 해서 현대의 우리들이 이해하기 쉬운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또래인 나는 이 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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