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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해
데이비드 밴 뷰런 지음, 팀 원스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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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커다란 세상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세상보다 더 큰 우주만큼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깊고 깊은 바다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바다 속 깊은 땅끝보다 더 깊이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눈부신 태양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태양보다 더 빛나 눈이 부셔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나를 사랑하듯이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네가 나를 미워하는 그만큼 더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푸르디 푸른 하늘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늘이 무너져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길고 긴 하루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루는 너무 짦아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높고 높은 산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함께 산에 오르지 못하여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표현하지 못하였던만큼 더 말하며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강하고 센 바람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강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만큼 튼튼한 너를 아빠는 사랑한다.
 
 싱그러운 이슬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싱그러운 이슬같은 술을 먹어도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아무런 이유가 없이…….
 태백에서 보던 밤하늘의 별보다 더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아빠니까.
 
 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한단다.
 나두… 그리고 엄마두….
 
 
2008. 4. 27. 밤, 딸아, 사랑한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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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아빠다! - 물구나무 그림책 66 파랑새 그림책 63
마이클 그레니엣 글.그림, 김정화 옮김 / 파랑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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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튿날 아침에도 아빠는 / 키아라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어요. / '그 코끼리가 있으면 우리 키아라가 / 좋아서 폴짝폴짝 뛰겠지?' / 아빠도 정말로 코끼리가 / 하나 있었으면 했어요.  (8쪽)
 
 이런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어딘가 숨어서 사라지고 싶다. 지금 12살이 된 딸아이가 10살 가까이 될 때까지 나는 그 곁에 머무르지 않았다. 뒤늦게 아이 곁에 서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아이는 훌쩍 자라 주말이면 자기 나름대로의 스케쥴을 세워 아빠랑은 따로 움직인다. 그러니 이런 책, 이런 내용, 아이 곁에서 아빠가 한없이 애정을 퍼붓고 아이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진심으로 들어주는, 이런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반성문을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젠장....
 
 유치원에도 한 번 같이 데려간 기억이 없으니…쩝... 자, 이제 이 못난 아빠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나도 코끼리가 될 수 있는 약을 파는 약국을 찾아 나서볼까? 아니지, 요즘 우리 따님이 관심을 갖는게 뭐더라? 슈쥬,SS501,빅뱅…. 잊었던 노래나 열심히 불러볼까? 이미 음치로 판명이 낮는데…어디 '음치 클리닉'은 없을까? 딸아이를 데리고 노래방에 가서 멋지게 한 곡 뽑아주면 아빠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날은 봄날, 아이는 봄꽃보다 빨리 자라는데 일과 술과 책 속에서 헤매이는 아빠는 어떻게 아이의 통통튀는 발걸음을 따라가나? 
 
 온갖 생각들이 넘쳐나는 밤이다. 아직도 친구집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아이가 엄마랑 오면 아빠도 코끼리가 될 수 있다고 허풍이나 쳐볼까나?
 
 
2008. 4. 27. 밤, 아이랑 또 다투다….쩝….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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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명연설문
강홍식 지음 / 월드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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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어차피 '미국', 그래도 '미국',그래도 '대통령의 연설문'이기에 한 번쯤 보아두는 것도 괞찮으리라는 생각에 만난 책이었다. 가볍게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그들의 생각을 만나고 말면 그 뿐, 영어공부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르다, 이 책. 그런 생각을 훌쩍 뛰어넘는다.
 
  우리는 예상되는 흑자로 무엇을 해야 하나요? 간단하게 네 단어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사회 보장 제도 사수." 감사합니다. ~ 이렇게 약속합시다. 사회보장이 우선입니다. 우리 함께 그것을 합시다. ("빌 클린턴" 'Social Security First' 에서) (45)
 
 나는 지금 이 글을 빌 클린턴의 목소리를 들으며 작성하고 있다. 직접 들으니 다르다. 이 책에는 강력한 지원군이 있으니 바로 직접 행한 연설들이 오디오 CD로 장착되어 있는 것이다. - mp3가 아니다.! - 일반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CD 22장에 책에 나와 있는 16명의 대통령의 연설, 113꼭지를 그 당시 녹음으로 듣는다는 사실은 엄청난 강점이 될 수 있다. 카네기,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중 호감을 갖고 있던이들의 목소리를 그 당시 상황,그 당시 연설로 직접 들을 수 있다니..-생방송을 듣는 기분이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일일이 인터넷을 뒤지면 이런 자료쯤이야 찾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면 2쪽 안에 한 쪽은 '영어 연설문 원문'+'미국에서는 이렇게 발음해요'가 한 쪽에는 '한글 번역'+ '단어와 어구'(+각종 Tips!)가 조를 이뤄 나타난다. 이동시 책을 보려면 두 쪽만 복사하여 들고다니며 차안에서 하루에 한 편씩 공부하여도 좋겠다. 
 
 열정적인 클린턴의 연설에는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고 카네기의 목소리에는 장중하지만 떨림이 묻어난다. 직접 듣는 목소리의 매력을 한껏 느끼다니… 영어 공부는 뒷전이고 연설문 보는 것도 나중이고 그냥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문득 뒤통수를 후려치는 생각이 있으니 우리 대통령의 연설문은 제대로 들은 적이 있던가 하는 것이다.
 
 최근에 인터넷상에 독도와 관련한 노무현 前대통령의 연설이 동영상으로 회자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명연설을 제대로 추려내지도 않은 것이 아니던가? 아니면 나만 모르고 있는것일까? 이 참에 우리 나라 대통령의 연설문에 관하여도 알아보아야겟다고 잠시 생각한다. 하지만 찾아서 듣고픈 사람이 거의 없으니…말해 무엇하리오..우리도 우리만의 명연설을 듣고싶다. 언젠가는…
 
 이 책은 영어공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무조건 권하고 싶다. 연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 정치에서 실제 행해진 연설을 통하여 만나는 영어는 책 속에서 지들끼리 움직이는 영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이다. 들어도 이해도 못하면서 꽤나 듣고 앉아 있는 나를 보아도, 이 '생방송?! 연설'은 참으로 들을만하다. 만나들 보시라, 영어에서 벗어나지 못하시는 분들! 모두^^
 
2008. 4.27. 저녁, 그래도 영어는 영어로서는 배우기 싫어요.흑흑…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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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술사 - 위대한 유토피아의 꿈
이진숙 지음 / 민음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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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유토피아의 꿈', '12세기 이콘화부터 21세기 현대 미술까지',  '이야기가 있는 러시아 그림 여행'… 모두 책 표지 안팎에 쓰여 있는 글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 그대로다. 독문학을 전공하던 지은이가 러시아 여행중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서 본 작품들에 크게 감명받아 미술의 세계로 뛰어들어 삶의 항로를 바꾸고서 써게 된 이 책은 그의 말처럼 '이야기의 힘'을 전해주고 그가 느낀 감동과 열광을 고스란히 만나게 한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말과 행동이 크게 울리고 불꽃처럼 튀는 나라, 이 나라의 '격렬한 삶'은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다. ~ 천 년의 러시아 문화사는 ~ 톨스토이의 말대로 "진실하게 사는 것 혹은 더욱 중요한 것은 러시아에서 진실하게 사는 것"에 대한 열망이었다. ('서문'에서) (11)
 
 그림에 대한 지은이의 상세하고 자상한 설명은 그림, 특히 러시아 미술에 문외한인 나같은 이에게도 그들의 삶과 역사를 오롯이 만나게 해주는데 이는 전적으로 지은이의 글솜씨이다. 잔잔하면서도 짚어줄 곳은 다 짚어가며 그림 속으로 혹은 그림이 창작되었던 시대적인 배경에서부터 작가가 고뇌하는 현장까지 마치 눈 앞에서 보듯 선명하게 그려낸다. 너무 상세하다 보니 스스로 다른 생각을 갖는다는게 오히려 힘들 정도이다.
 
 농민의 삶이 아름다운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땅에 발을 딛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생활하며 자연과 하나되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에서 자연 외광의 중요성을 발견한 최초의 러시아 화가였다. ~ 봄이 오는 하늘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가벼운 새털구름이 가득하다. 이 아늑하고 따뜻한 봄 하늘은 아직 메마른 땅을 보드랍게 감싸고 있다.~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의 <경작지,봄>을 설명하는 글에서) (105)
 
 너무 길어 다 옮겨보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그림들에 대하여 이처럼 상세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그냥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하여도 러시아 미술사, 1000년의 문화, 그 정수를 느끼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러시아 문화를 미술사적인 입장에서 시대순, 그리고 각 그룹-유파,사조의 전개에 따라 서술하고 있어 미술사를 공부하는 이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책이다. 그림과 이야기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한 화보집이기도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보이는 이콘화(이콘=아이콘=중세 미술에서 예수와 성모,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형상) 가운데서도 드러나는 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세 미술을 감상하는 묘미다. ('슬픈 눈의 성모'와 '손으로 그리지 않은 구세주') (35) - 1장 <러시아 이콘화> 에서
 
 중세 미술의 기반 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구원과 희망을 바라는 민중들의 삶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삶 자체가 변한 것이 아니라 우선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이다. ('초상화의 황금시대') (81) - 2장 <표트르 대제와 미술의 근대화> 에서
 
 그리고 표트르 대제 시절부터 변해가는 러시아의 근대화 물결 위에서 새로운 사조의 작품들이 쏟아지지만 아직 지은이의 지적처럼 '삶에 대한 태도'만이 바뀌었을 뿐이다. 삶 자체는 아직 고난의 시대인 것이다. 
 
 '상황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138) 
 그런 모순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이 점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웃음이 생겨난다. 웃고 있지만 단순히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러시아 민중들의 삶이었다. ~ 예술가가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곧 그가 부도덕한 자라는 것을 의미하는 시대가 되었다. (139)
 지금까지는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덜 힘들 것이다. ~ 지금 그들은 행복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절망에 빠진 것은 아니다.  ~ 그들은 쉽게 절망하지  않으면서 땅에 발을 굳건히 딛고 서 있다.  (145) ('세계 최고의 스토리 텔러들')  - 3장 <이동파의 시대> 에서
 
  작품의 이동전시를 통한 예술의 공유를 내세운 새로운 물결인 "이동파"의 등장을 통하여 우리는 양적인 단계에서 질적인 변화로 성숙해져가는 그림들을 본다. 특히 이반 크람스코이,니콜라이 게,바실리 폴레노프,일랴 레핀 등이 눈길을 끄는데 특히 레핀의 그림은 '화가 네스테로프의 말처럼 "레핀의 모든 그림은 레핀 개인만의 진보가 아니었다. 그것은 러시아 미술 전체의 진보였다. 그의 모든 그림은 사건이었다."(222) 리얼리즘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가 던져주는 묵직한 느낌에 휘청거리기도 하였다. 과연 나는 어떠한지...... 먼길을 돌아 찾아온 집에서 일어나는 순간의 장면포착을 통하여 우리는 삶이란, 그리고 가족이란, 남편이란, 혁명이란,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그림 속에 없다. 이것이 '레핀의 위대함'이며 '매혹당하는 폭넒음'이다.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조심스러움이 한꺼번에 표현되어 있는 그의 표정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228) 
 
 그림도 이야기도 역사도 계속된다. 4장 <상징주의 미술과 모더니즘> - 5장 <러시아 아방가르드> - 6장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개혁 이후 현대 미술>로 이어지는 러시아 미술사의 유장한 이야기는 직접 책에서 만나보시라. 그 시기마다 등장하는 대표작가의 당대 사회적인 위치에서부터 대표작품의 도판,설명,해설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400여쪽의 이야기로는 오히려 모자란 느낌이 들 정도로 친절하게 우리를 끌어당긴다.
 
 책을 읽은 내내 부러웠던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그들의 자긍심이었다. 거상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예술작품을 사서 모으고 기증하고 그 작품들은 만인의 공유가 되며 덕분에 예술가들은 생계를 유지하며 작품활동을 하게 되고 민중들은 예술을 즐기며 또 다른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순환고리의 세팅이 그들은 이미 18세기부터 다 끝나 있었다는 사실이 다만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다. 아직도 개인 사유물로서만 예술작품을 생각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작품들이 그렇게 살아남아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문화를 얼마나 아끼고 보존하고 물려주고 있는지 돌이켜보면 참담해진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결코 민중의 삶과 떨어지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던 예술가들이 있듯 우리에게도 그런 이들은  분명 있으니 좀 더 우리 문화, 우리 예술에 애정을 가지고 다가서야겠다. 나부터 한 발짝.
 
 책을 덮으며 드는 마지막 생각 하나, '가보지 않고도 그리워하는 도시'가 또 늘었다는 사실. 행복한 씁쓸함이다.
 
2008. 4.27. 새벽, 끝내 우리에게 오고야마는……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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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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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듣기만 하여도 가슴 갑갑한 전쟁과 살육의 땅,피와 살이 흩뿌리며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터, 지금도 국익을 위하여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분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파병나가 있는 곳, 바로 그 곳,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떤 따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으랴. 아픔과 눈물만으로도 넘쳐나는 이야기들일진데….
 
 그것은 슬픔과 분노와 환멸의 눈물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깊고 깊은 치욕의 눈물이었다. (53)
 
  주인공 '마리암'이 아버지 '잘릴'-자신과 엄마를 버려두고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돌보는 주인님이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믿었던-을 찾아갔다 당하는 냉대와 질시로 현실세상속의 자신의 위치를 깨닫는 장면에서 흘리는 이 눈물이 본격적인 수난극의 시작인 셈이다.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그래서 눈은 우리 같은 여자들이 어떻게 고통당하는지를 생각나게 해주는 거다.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걸 우리는 소리 없이 견디잖니." (125)
 
 마리암의 어머니인 '나나'는 생전에 마리암에게 여자의 고통과 눈물에 대하여 이처럼 이야기한 바 있으나 그녀는 마리암을 남겨두고 홀로 세상을 떠나버린다. 마리암에세 평생의 한을 짊어지게하고…. 그리고 마리암은 엄마의 기대에 맞게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기 시작하는데… 아버지로부터의 버림받음, 강제로 한 결혼생활에서의 유산,폭력과 구타 등등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주인공인 '라일라'의 등장으로 인한 배신까지 한 여자로서 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불행을 만나고 만다. 
 
 한편, 우여곡절 곁에 마리암의 곁에와 '타리크'의 아이를 놓는 라일라도 마리암 못지 않은 고통을 겪게되는데 이것은 시대적인 상황과 두 사람의 공통 남편 라시드의 무지막지한 폭력 때문이다. 결국 이 두사람은 시대적,종교적인 까닭으로 여자로서 온갖 불이익을 받고 남편으로부터도 말할 수 없는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모욕을 겪는데 그 모습이 마치 고난의 행군속에 있는 병사들처럼 여겨지곤 한다. 덕분에 두 여자는 동지가 된다. 그러나 고통은 극한 상황에 다다르자 터지고야 마는데 마침내 '라일라'는 '라시드'에게 반항하게 되고 '마리암'은  '라시드'를 죽여버린다.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브라보! 하늘 아래 불가능 한 일은 없는 법이다.
 간략하게 요약하였지만 그 속에서 만나고 겪는 두 여인과 아이의 고통은 다시 말 해 무엇하리오. 하지만 어쩌랴,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떠난 사람은 모두 떠났으니……. 마리암은 결국 라시드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만 덕분에 새 세상으로 탈출하게된 '라일라와 그의 가족들'은 다행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라일라는 물어물어 마리암의 옛고향을 찾아가 마리암의 아버지가 마리암에게 남겨둔 편지를 만나는데, 그는 이미…….
 
 아무 것도 되돌릴 수 없는 때가 되어서야 뭔가를 깨닫는 사람들을 위한 벌 (551)
을 받고 세상을 떠났으며 잘나가던 그의 가정도 끝장나버렸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하여 다시 우리는 이 슬프지만 아름답고 결국은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간다는 것, 가족이라는 존재, 이웃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그 자체에 관하여….
 
 요셉은 가나안으로 돌아갈 것이니 슬퍼하지 마라.
 헛간은 장미꽃밭으로 바뀔 것이니 슬퍼하지 마라.
 살아 있는 모든 걸 집어 삼키려고 홍수가 닥치면
 노아가 태풍의 눈 속에서 너희들을 안내할 것이니 슬퍼하지 마라. (561)
 
 어떠한 곳에서도 꽃은 피어나고 희망은 다가오나니….
 
 하지만 마리암은 대부분, 라일라의 마음 속에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천 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다. (562)
 
 찬찬히 살펴보면 너무도 가슴아픈 비극들이 넘쳐나는 이야기지만 나는 그 속에서도 결국엔 고향으로 돌아와 아이를 가르치는 라일라를 보며 살아갈 힘을 얻고 이 나라와 사람들의 앞길을 축복하게 된다. 그래, 이것이 삶이리라, 떠나간 마리암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바른 길이리라 생각하며 그녀의 앞날에 두 손들어 박수를 쳐본다.
 
 타브리크(축하합니다), 라일라 ! , 베바크시(미안해요), 마리암 !
 
 
2008. 4.24.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웠다', 옛명제를 떠올리며….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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