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아빠다! - 물구나무 그림책 66 파랑새 그림책 63
마이클 그레니엣 글.그림, 김정화 옮김 / 파랑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튿날 아침에도 아빠는 / 키아라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어요. / '그 코끼리가 있으면 우리 키아라가 / 좋아서 폴짝폴짝 뛰겠지?' / 아빠도 정말로 코끼리가 / 하나 있었으면 했어요.  (8쪽)
 
 이런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어딘가 숨어서 사라지고 싶다. 지금 12살이 된 딸아이가 10살 가까이 될 때까지 나는 그 곁에 머무르지 않았다. 뒤늦게 아이 곁에 서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아이는 훌쩍 자라 주말이면 자기 나름대로의 스케쥴을 세워 아빠랑은 따로 움직인다. 그러니 이런 책, 이런 내용, 아이 곁에서 아빠가 한없이 애정을 퍼붓고 아이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진심으로 들어주는, 이런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반성문을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젠장....
 
 유치원에도 한 번 같이 데려간 기억이 없으니…쩝... 자, 이제 이 못난 아빠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나도 코끼리가 될 수 있는 약을 파는 약국을 찾아 나서볼까? 아니지, 요즘 우리 따님이 관심을 갖는게 뭐더라? 슈쥬,SS501,빅뱅…. 잊었던 노래나 열심히 불러볼까? 이미 음치로 판명이 낮는데…어디 '음치 클리닉'은 없을까? 딸아이를 데리고 노래방에 가서 멋지게 한 곡 뽑아주면 아빠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날은 봄날, 아이는 봄꽃보다 빨리 자라는데 일과 술과 책 속에서 헤매이는 아빠는 어떻게 아이의 통통튀는 발걸음을 따라가나? 
 
 온갖 생각들이 넘쳐나는 밤이다. 아직도 친구집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아이가 엄마랑 오면 아빠도 코끼리가 될 수 있다고 허풍이나 쳐볼까나?
 
 
2008. 4. 27. 밤, 아이랑 또 다투다….쩝….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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