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야기 -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우수 과학 문자, 어린이인문교양 011
정은균 지음, 유남영 그림 / 청년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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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의 합리성,과학성,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 30여개 문자에 순위를 매긴 적이 있는데 ~ 한글이 1위 / 오늘날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 체계 중 가장 과학적인 글자 / 완전히 독창적이며 놀랄만한 표음문자 / 전통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된 세계 최고의 문자 / ('한글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에서) (141)
 
 말해 무엇하리오, 우리 글,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 언어학자들 사이에서 검증이 된 사실이 아니던가. 또한 유네스코에서 문맹퇴치 공로자에게 주는 상 이름을 "세종대왕상"으로 정한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는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우리나라 인천공항의 환영인사말이 '반갑습니다','어서오세요','안녕하세요'가 아니라 'Welcome'이라니.놀랍고 또 놀라운 일이다. 문자가 없는 나라도 아니고 영어가 주사용어가 아닌 나라에서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일인가? '세계 어느 나라 공항도 외국인이 맨 처음 보는 인사말을 다른 나라 글자를 맨 앞에 내세워 적지 않는다'(190)는데…참으로 부끄럽고 어이없는 일들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으니. 더한 것은 문제점을 보도하고 개선하라고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도 바뀌지 않고 있다니 이 무슨 허탈하고 참담한 일이 아닌가?
 
 이러한 현실 속에 우리글,우리말의 우수성을 알리고 제대로 우리 한글을 알 수 있게 하는 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특히 성인용 도서가 아니라 어린이용으로 제대로 된 관점을 가지고 정성껏 잘 만든 책들이 이와 같이 이어지고 있으니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한글은 어떤 문자일까?"에서 시작하여 "한글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까지 10꼭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들려주는 책 구성은 단계를 밟아 서서히 우리글, 한글의 참된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깨닫게 하고 있다. 각 꼭지마다 [더 읽을 거리]와 [생각거리]를 붙여 한 번더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질문들과 답을 제시하고 있어 어른들이 곁에 없어도 어린이 혼자서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잘 차려놓았다.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매 쪽마다 등장하는 그림도 만화처럼 꾸며져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여러가지 색깔로 명확히 구분되는 책 본문과 잘 어우러져 있다.
 
 한글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까요? 일상생활 속에서 한글을 살려 쓰는 태도가 필요해요. 습관적으로, 또는 뭔가 있어 보이려고 영어 로마자로 이름을 쓰거나 글을 쓰는 버릇을 고쳐야 해요. 또 한글을 제대로 알고 정확하게 써야 해요.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거나 할 때 편하다고 말을 소리나는 대로 입력하거나,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 한글을 외계어처럼 '어지럽게'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렇게 하다 보면 한글의 모습이 엉뚱하게 바뀌어 버려 나중에는 글로써 의사소통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생길 거예요. ("한글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중 '생각거리'에서) (195)
 
 반성하고 반성할 일이다. 우리부터. '스크랩'은 '담아가기','펌'이라는 간단하면서도 좋은 우리말로 쓸 수가 있지만 아직도 '스크랩'이라는 말이 인터넷상에 기본적으로 쓰이고 있다. 간단한 말, 지금 쓰고 있는 말부터 하나씩 우리가 바꿔나가며 모범-본보기를 보여야 할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런 책을 만나며 길을 밟아오는데 우리는 어디서 영어 나부랭이나 씨부리고 있을 것인가?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끝으로 그동안 나름대로 모아온 한글날 특집방송을 정리하여 둔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방송사 다시보기에 가셔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MBC
 2001 .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
 2002.   한글, 세계를 달린다
 2003.   한글, 위대한 문자의 탄생
 2004.   한글, 소리를 보이다
 2005.   천녀의 리더십, CEO 세종
            외솔,최 현 배 (2005.10.14)-지역 방송국
 2006.   한글, 달빛 위를 걷다
 2007.   미스터리 한글, 해례 6221의 비밀
 
2. KBS
 2006. 10.10 한국어 열풍, 아시아에 불다
           10. 9. 한글,예술이 되다
                    낭독의 발견 -특집 '시를 읽다'
 2004. 10. 8. NGO특강 한글날 특집
                    위대한 여정,한국어
 2003.10. 9. 우리 말이 보인다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 TV 책을 말하다
 
3. 아리랑 TV
 2006. 10. 9.  21세기 문화코드, 한글
 
4. EBS
  2004. 10. 9.  아시아는 지금 한국어 전성시대
 
2008년 4월 2일  모든 '이름'부터 한글 쓰고 부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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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재테크 - 스타벅스 10잔으로 시작하는
탁현심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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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선생님이 까다롭다고 생각된다면, 사회 나와서 직장 상사의 진짜 까다로운 맛을 한 번 느껴봐라. ('빌 게이츠가 알려주는 성공 10계명'에서) (29)
 
 인터넷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빌 게이츠'의 '성공 10계명'중 한 구절이다. 처음 만났을 때 '어, 제법인데'하며 감탄을 하던 그의 경구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잠시……. 혹 인터넷에가면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의 단순한 조합은 아닌지 슬그머니 의심이 들며 게슴츠레 책을 훑어본다.
 
 "딱"!이다. 이 책, 20대, 특히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여성에게 "딱"인 책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하여보니 경제생활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는 시기로 판단하자면 오히려 20대 중후반보다 10대 후반에 더욱 좋을 것 같다. "토끼같은 아내, 여우같은 딸"이라는 표현 속의 그 "여우"짓을 여기서 만나고 배우고 익힐 수 있다. 그거면 되지. 또 뭘 바랄까..
 
 처음 이야기한 '빌 게이츠'의 냉정한 '성공 10계명'을 조금 더 만나보자.
 
 인생이란 원래 공평하지 못하다.그런 현실에 대하여 불평할 생각만 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 TV는 현실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커피를 마셨으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한테 잘 보여라. 사회에 나온 다음에는 아마 그 '바보'밑에서 일하게 될지 모른다. ('빌게이츠가 알려주는 성공 10계명'에서) (29) 
 
 그런 것이다. 삶도 현실도 팍팍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이미 마흔이라는 강을 건너 왔으니…. 그리고 이제서야 이 책에서 언급하는 재테크의 단계들을 밟아가고 있으니….
 
1. 욕심은 포기를 낳는다. 일간지로 시작하라 - 어려운 경제지 말고
2. 기사 제목을 한 번 훑어보고,관심있는 기사만 읽어라 - 처음에는 조금씩
3. 내가 써먹을 것만 콕 찍어서 스크랩하라 - 하루에 한 두어개만!
4. 경제를 알면 돈이 보인다 -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5.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라 - '실천'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단돈 500원으로 살 수 있는 재테크 비서, 신문과 친해지는 법 (53~54) 에서
 
  간단히 한 사례에 해당하는 소제목만 추려 요약해보았는데 이 책에는 이런 작지만 챙겨보면 생활에 바로 도움이 되는 TIP들이 꽤 들어있다. (실제 내가 신문을 보는 방법과 거의 비슷하다.) 아마도 지은이가 금융권에서 자리잡은 전문가이자 이 책의 주타켓 독자층인  20대를 거쳐온 젊은 PB(Private Banker)이기 때문이리라. 조근조근 설명하며 실례를 들어주는 내용들이 꽤나 알차게 되어있어 즉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어보인다.
 
 책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1,2장은 원론과 원칙, 마인드에 대한 교육의 장이고 3장은 종자돈 마련을 위한 절약재테크를 4,5,6장은 펀드를 포함한 각종 금융상품의 소개 및 비교,운용방법등이 등장하는데 차근차근 보아가며 참조할 수 있겠다. 특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장단점에 대하여 비교하고 체크카드의 활용법에 대하여 별도의 글을 덧붙여놓은 "충동구매와 이별하라"(100~105)는 필독해야만 할 기본 재테크 방법이다. 책이 곁에 있다면 모두들 반드시 읽어보시라. 단, 나처럼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체크카드만 사용하시는 분들은 빼고. 
 
 그리고 결론? 이 책,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까지 - 남성들을 포함하여- 재테크 관련 입문서로 꼭 한 번씩 만나보시기를 감히 추천함. 괜찮은 책!
 
2008년 4월 2일   '깊은 밤을 날아서'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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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가 들려주는 백범 일지
이경순 지음, 송준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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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너희들 또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니, 동서고금의 많은 위인 중 가장 숭배할 만한 사람을 선택하여 배우고 본받게 하려는 것이다. ('아들에게 전하는 유서'중에서) (60)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여겨지던 분이었다. 그가 지닌 사상의 폭이나 지나온 길의 옳고 그름을 떠나 '김구'라는 이름 그 자체만으로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하기에 우리는 그 이름값에 눌려 제대로 만나보지 않으면서도 익히 다 아는 듯이 여겨온 것은 아닌지. 이번에 [김구가 들려주는 백범일지]를 만나니 새롭게 느끼고 깨닫게 되는 사실중 한가지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역사에 대한 믿음과 관련하여 이 책에서 알게되는 중요한 또 한가지는 '민초','백성'들은 진실,진리의 편이라는 것이다. 곳곳에서 등장하여 '김구'를 돕는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지..마치 우연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법정에서 김구에게 낮은 목소리로 왜놈에게 "기운껏 호령하시오."(70)라고 격려하던 '경무관', "장래 국가에 큰 일을 해야하오."(72)라며 신서적들을 갖다주던 '감리서 직원, 자신의 전재산을 내어 구명운동을 한 '김주경' 등등 …….. 수많은 사람들이 '김구'를 지켜주며 말없는 응원과 호응을 하고 있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나중에 김구를 독립의 우국지사로 성장시키는데 이바지하는 유완무,이시발,성태영 등의 동지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김구' - 예전 이름은 '김창수'였지만 감옥의 탈옥 이후 이름을 바꾸었고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슴 - 의 과거에 대하여 그를 따라다니던 일본 앞잡이 '밀정들까지도 이 사실만은 왜놈에게 밀고하지 않았던 것'(117)이니 놀라울 따름이다.
 
 배우고 또 배워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아 가는데 '김구'의 또 다른 깨달음이 여기 또 있다.
 
 '평소에 나 스스로 무슨 일이든지 성심껏 한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왜놈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먹은 나라를 삭히려고 밤을 새는데, 내 나라를 되찾겠다는 나는 과연 밤 새워 일한 것이 몇 번이던가? ' / 유치장 바닥에 쓰러져 온몸이 바늘방석에 누운듯이 고통스런 중에도 나는 부끄러워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115)
 
 나는 과연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그 때의 '왜놈'들처럼이라도 노력하였는지, 스스로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김구'는 세 번째의 옥고중 '백정의 백, 범부의 범(126)을 따서 '백범'이 되는데 이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애국심이 '김구'정도는 되어야 완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겠기에 그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백범은 이 후 출옥하여 상해로 가서 임시정부 생활을 하고 해방 후 돌아와 남북 공동협상을 추진하지만 결국 나라는 두 쪽으로 갈라져 버린다.
 
 이 당시의 정세에 관하여는 후일의 사람들이 누가 옳고 그르니 여러 이야기들을 할 수 있고 나 자신도 명확한 입장이 있긴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우리 모두는 백범 김구의 통일을 향한 그 염원 한가지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시리즈(~~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책에는 공통적인 장점이 있는데 지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함으로서 좀 더 생생하게 마치 그 사람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는 듯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만중이 들려주는 구운몽]이 그러하였고 [허균이 들려주는 홍길동전]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이 책은 더 각별한 것이 옛사람이 아닌 우리 근현대사의 아주 중요한 시기의 중요한 분을 직접 만나게 됨으로서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냥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구체적인 애국지사 백범김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여 이제 책을 내려 놓아도 김구가 꿈꾸고 그리던 통일에의 염원은 나로부터 계속 이어진다.
 
 "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삼천만의 가장 큰 염원은 오직 조국의 자주적, 민주적 통일 뿐입니다." (178)
 
분단조국 63년  4월 2일 새벽,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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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공동체학교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살아있는 교육 17
윤구병.김미선 지음 / 보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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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궁극 목표는 ~ 첫째는 스스로 제 앞가림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요, 둘째는 함께 어울려 사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6)
 
 어쩌면 다른 세상 이야기일 수도 있다. 제도권 교육의 폐해를 벗어나 여러 곳에서 다양한 대안학교들이 세워지고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교육부 인가도 없이 무료로, 달랑 현재 학생 여섯인 학교라니, 그것도 '공동체학교'라니..뭐가 하나라도 제대로 돌아가랴 싶었다.
 
 이 책은 삶터와 일터와 배움터가 하나인 "변산공동체학교" 약 10년동안의 공과를 점검하는 자리이자 교육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뭐,그렇다고 하여 학술적이거나 지루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책은 윤구병 선생이 쓴 글들과 김미선 작가?가 쓴 글들로 나뉘어져 있는데 전반부는 "변산공동체학교"에 대한 설명과 이론적, 물적 토대와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윤구병 선생의 체험이 묻어나는 글들이다. 그리고 후반부는 공동체학교의 학생들,선생들,주민들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각자의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 있다. 참, 이 곳에서는 선생과 주민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굳이 나누자면 학생과 주민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학생도 때론 선생이 되기도 하지만.
 
 모두가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손과 머리를 놀려 땀 흘여 함께 일하고 고루 나누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이루면서 ~ (21)
 
 도시의 '만드는 문화' 속에서는 몇 해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낡아 버립니다. 기술이나 제품만 낡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생각도 낡아 버립니다. 그러나 마을 공동체의 '기르는 문화' 속에서는 낡은 것이란 없습니다.~ 낡은 것이 없으니까 버릴 것도 없습니다. (26)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아이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사람의 아이로 기르기에 앞서 자연의 아이로 기르는 일이 중요합니다. (28)
 
 정보를 하나 더 알고 모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얻을 힘과 열의를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42)
 
 윤구병 선생의 교육관은 명확하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자는 것, 그 중요한 것은 교육이고 알짜배기는 '기르는 것', '제대로 기르자는 이야기'이다.
 
 사람농사도 농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농사가 무슨 농사냐고 물으면 저는 서슴없이 사람 농사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가르치고 기른다(교육)."는 말에 바로 아이들 기르는 일이 곡식이나 과일이나 남새 기르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43)
 
 제도 교육의 장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로 녹아 있는 기초 생산 공동체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심이 강한 아이들로 자라는 것이 더 좋다고 여깁니다. (77)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로 녹아 있다니 대단한 일이 아닌가? 셋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니…두가지를 지키자면 한가지는 마땅히 포기해야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곳에서는 세가지가 같이 어우러짐이 가능하다. 어떻게? '기초생산공동체'이니까. 결국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을 같이 하면서 배우고 놀고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만만치 않은 일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 아직도 이 공동체 학교의 학생이 적은 까닭이리라. '무료'라고는 하지만 배우고 낮에는 농사일을 거들고 하니 '완전'공짜는 아닌 것이다. 그래도 실제 이 곳의 사람들은 잘 살아내고 있다. 행복한지 아닌지는 각자의 마음이겠지만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도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206)한 생활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힘으로 앞가림하고,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을 키우고 싶다. - 변산공동체학교의 교육목표 (93)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제 앞가림을 근근히 하고 있는데 '공동체학교'생활 몇 년 한다고 그것이 그리 쉽게 되랴만 세상을 바라보고 부딫쳐가는 자세만은 스스로들 갖추었으리라. 아이들과 부대끼며 함께 하는 동안 그들은
 
 아이들보다 우리 공동체 식구들이 무척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162)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이 공동체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아도 될 것이다.
 
 살아 숨쉬는 것은 어느 것도 그 누구의 것이 아니다. / 나도 내 것이 아니다. / 돕는 생색내지 않고, 사랑하고, 애착을 갖지 않는다. / 남을 내 뜻에 맞추려 들지 말고 남의 뜻에 나를 맞추려고 애쓰는 동안 참사랑의 움이 튼다, / 그런데 아아, 나는 사랑을 모른다. ('모둠일기'에서,윤구병) (186) 
 
 '모둠일기'에서 윤구병 선생이 쓴 글처럼 '살아 숨쉬는 것은 어느 것도 누구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 함께 일하고 함께 놀며 함께 배우는 삶터가 바로 "변산공동체학교"인 것이다. 후반부에 나오는 여러 아이들의 인터뷰를 보면 모두가 칭찬일색이거나 좋다고만 하지는 않는다. 다만 좋은 점들이 조금 더 많고 자신들을 따뜻한 맘으로 바라보고  함께 이끌어주는 선생님들은 너무 맘에 들어한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똑같다. 곁에서 함께 놀아주고 다독거려주는 사람, 그가 부모든 선생님이든 친구든..그런 사람이면 되는 것이다. 스스로를 또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이런 곳이 좋아서 오겠다는 사람들에게 윤구병 선생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 보고 오지 마라, 그래요. 땅을 보고 오라고 합니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251)
 
 사람에 의지하지도 말고 뿌린대로 노력한대로 돌려주는 '땅'만 보고 오라는 이야기인데 큰 기대도 큰 실망도 없이 삶을 살러 가는 이에게 딱 맞는 자세가 아닌가 한다. 뒷부분에 '놀고 먹고'가 주제인 여름 계절학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계절학교는 타지에서도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제대로 노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속으로가 아니라 온몸으로 자연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4박5일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믈론 부모들도 기본이다. 문득 올 여름 우리가족도 준비를 하여볼까..생각만 한다 버리지 못하고 떠나지못하는 이런 생활들에서 얼마나 더 움직여야 우리는 맘대로 '떠나고 가고 오고'할 수 있을까? '어딘가로 며칠?'이라면 벌써 우리는 비용계산에, 해야될 일에,밀어 닥칠 후폭풍들을 지레 고민만하다 마음을 놓아둔다. '놀고 먹고'의 생활도 제대로 못하는 삶이란 우리에게 또 무엇인지,얼마만한 의미가 있는지?  
 
 의식의 성장과 공동체 성장이 같이 가야 하고, 어른도 아이도 배울 수 있는 바탕이 다져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우리 공동체 마을은 열린 듯 닫혀 있고 닫힌 듯 열려 있어야 한다고 보았어요. ('마주이야기'에서) (253) 
 
 공동체도 자라고 학교도 자라고 생각도 자라는, 아이도 어른도 함께 자라는, 그런 참세상이 변산반도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바라만 보고 있다. 언제쯤 이런 세상이 더 가까이 있어 게으른 나도 함께 그 속으로 뛰어들까?  쏟아지는 질문에 책을 놓기가 아쉬워지는 밤이다.
 
2008. 4. 1. 밤, 그래도 잘 자야지….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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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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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렌드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 기업에 거칠고 유례없는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는 / 미래세계에 온 여러분을 환영한다. (12)  
 
 결국은 '트렌드'의 문제임을,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아가느냐,앞서 가느냐가 기업과 개인의 흥망성쇠를 뒤흔드는 시대가 왔다는 것은 익히 아는 바이다. 이 책은 그 트렌드중에서도 더욱 예측하기 힘든 미래를 읽는 기술을 알려주마라고 큰 소리를 친다. 남은 것은 지은이의 말을 따라가보며 우리가 그렇게 공감하는가 아닌가이다.
 
 이 책의 값어치는 <제 1부 도구와 테크닉>에 있다하겠다. 실제 미래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이 제시되는 1부가 이 책의 성패?를 가름할 것이다. <제 2부 미래의 원동력>에 제시되는 주요 트렌드들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할 사항들이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므로 우리는 1부의 '도구와 테크닉'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의 미래를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그것을 둘러싼 자연적·기술적·사회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호 연관된 세계 속에서 모든 것이 우리의 시장과 임무에 영향을 미친다. (41)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시스템적 사고"이다. 지은이는 그 방편으로 "STEEP"분석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뜻은 이러하다. 사회 Society, 기술 Technology, 경제 Economics, 생태 Ecology, 정치 Politics 이 낱말들의 약어가 "STEEP"이다.
 
 이 다섯 분야에 연관된 개념들과 상황들을 확장시켜가면서 우리는 트렌드를 찾아내야 하는데 그 1단계는 '말로 설명하고 도표로 정리하는 것'이다. 첨부된 그림 도표로 만나보면 머리속에 쉽게 다가온다.(그림 2-4,5,6,7) 2단계는 시스템의 주체들을 파악하는 것이며 3단계는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트렌드와 힘을 찾아내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세가지 단계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첫단추를 꿰고 나면 다음 단계인 트렌드 분석돠 예측으로 나아갈 수 있다.
 
 트렌드 분석의 3단계도 간략히 정리되는데 1단계 시스템 도표를 그려라, 2단계 트렌드를 시각화하라, 3단계 정보의 출처를 찾아내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출발은 항상 '현재의 상황에서'라는 사실이다.
 
 이어지는 '판단 내리기,예측에 대한 평가' 와 '전략적 잠재효과'를 파악하면 드디어 마지막 단계인 '시나리오 구성, 미래에 대한 그림그리기'에 이르게 되는데 각 단계별로 별도의 "점검사항" 및 "오늘의 할 일"로 짚어보고 요약확인가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전에 가까이 해야만 되는 책이다. 일상적인 '사고방식에 미래 연구를 포함시키'는 노력이 이러한 단계를 거쳐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얼마전 보았던 한 젊은이의 더 자신만만한 책 [4시간]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 책이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대로 적용한 아주 좋은 사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다만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분석이긴하였지만. 결국 미래를 읽어 현실화 시켜야한다는 의미에서 그 때 만났던 구체적인 기법들의 틀이 이 책의 트렌드 찾기,분석 및 예측과 유사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리라. 실천은 서로 통하는 법이다. 
 
 2부에 등장하는 주요 미래의 원동력들은 모두가 한 번 읽어 보아야 할 내용들이다. "고령화","정보기술","의료","생명기술","에너지","나노기술","매체와 통신","자연환경과 생태계 유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나보면서 지금,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보면 새로운 사업아이템이나 개선방향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창한 제목에 비해 쉽게 읽히면서도 꽤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이라 부담없어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미래는 그렇지만은 않으리라. 하여 이 책을 한 번 보고 서가에 꽂아두지는 못하고 근처에 놓아두고 틈틈이 뒤적거려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을 터이니…….
 
 혼란은 헤쳐나갈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빠르게 헤쳐나가기가 힘들 뿐이다. (14)
 
2008. 4. 1.  '넓게 보자',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새벽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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