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가 들려주는 백범 일지
이경순 지음, 송준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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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너희들 또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니, 동서고금의 많은 위인 중 가장 숭배할 만한 사람을 선택하여 배우고 본받게 하려는 것이다. ('아들에게 전하는 유서'중에서) (60)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여겨지던 분이었다. 그가 지닌 사상의 폭이나 지나온 길의 옳고 그름을 떠나 '김구'라는 이름 그 자체만으로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하기에 우리는 그 이름값에 눌려 제대로 만나보지 않으면서도 익히 다 아는 듯이 여겨온 것은 아닌지. 이번에 [김구가 들려주는 백범일지]를 만나니 새롭게 느끼고 깨닫게 되는 사실중 한가지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역사에 대한 믿음과 관련하여 이 책에서 알게되는 중요한 또 한가지는 '민초','백성'들은 진실,진리의 편이라는 것이다. 곳곳에서 등장하여 '김구'를 돕는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지..마치 우연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법정에서 김구에게 낮은 목소리로 왜놈에게 "기운껏 호령하시오."(70)라고 격려하던 '경무관', "장래 국가에 큰 일을 해야하오."(72)라며 신서적들을 갖다주던 '감리서 직원, 자신의 전재산을 내어 구명운동을 한 '김주경' 등등 …….. 수많은 사람들이 '김구'를 지켜주며 말없는 응원과 호응을 하고 있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나중에 김구를 독립의 우국지사로 성장시키는데 이바지하는 유완무,이시발,성태영 등의 동지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김구' - 예전 이름은 '김창수'였지만 감옥의 탈옥 이후 이름을 바꾸었고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슴 - 의 과거에 대하여 그를 따라다니던 일본 앞잡이 '밀정들까지도 이 사실만은 왜놈에게 밀고하지 않았던 것'(117)이니 놀라울 따름이다.
 
 배우고 또 배워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아 가는데 '김구'의 또 다른 깨달음이 여기 또 있다.
 
 '평소에 나 스스로 무슨 일이든지 성심껏 한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왜놈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먹은 나라를 삭히려고 밤을 새는데, 내 나라를 되찾겠다는 나는 과연 밤 새워 일한 것이 몇 번이던가? ' / 유치장 바닥에 쓰러져 온몸이 바늘방석에 누운듯이 고통스런 중에도 나는 부끄러워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115)
 
 나는 과연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그 때의 '왜놈'들처럼이라도 노력하였는지, 스스로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김구'는 세 번째의 옥고중 '백정의 백, 범부의 범(126)을 따서 '백범'이 되는데 이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애국심이 '김구'정도는 되어야 완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겠기에 그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백범은 이 후 출옥하여 상해로 가서 임시정부 생활을 하고 해방 후 돌아와 남북 공동협상을 추진하지만 결국 나라는 두 쪽으로 갈라져 버린다.
 
 이 당시의 정세에 관하여는 후일의 사람들이 누가 옳고 그르니 여러 이야기들을 할 수 있고 나 자신도 명확한 입장이 있긴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우리 모두는 백범 김구의 통일을 향한 그 염원 한가지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시리즈(~~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책에는 공통적인 장점이 있는데 지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함으로서 좀 더 생생하게 마치 그 사람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는 듯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만중이 들려주는 구운몽]이 그러하였고 [허균이 들려주는 홍길동전]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이 책은 더 각별한 것이 옛사람이 아닌 우리 근현대사의 아주 중요한 시기의 중요한 분을 직접 만나게 됨으로서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냥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구체적인 애국지사 백범김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여 이제 책을 내려 놓아도 김구가 꿈꾸고 그리던 통일에의 염원은 나로부터 계속 이어진다.
 
 "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삼천만의 가장 큰 염원은 오직 조국의 자주적, 민주적 통일 뿐입니다." (178)
 
분단조국 63년  4월 2일 새벽,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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