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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평점 :
웬디 미첼은 NHS(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간호사의 근무일정을 작성하는 팀장으로 약 20년간 근무하던 중 2014년 말이 어둔해지고 달리다가 넘어지고 머리속이 안개낀것처럼 뿌옇게 되는 등 이상증상이 생겨 병원에 가게 되는데 여러가지 검사와 면담 후 초기치매를 진단받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추적 관찰하기로한다. 그 기간동안 웬디는 자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인지해가며 절망스럽게 느껴 질 수 있는 자신의 상태에 낙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끝까지 자기주도적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두 딸을 가진 싱글맘으로 청소부, 물리치료 파트타임 접수원, 그리고 NHS의 팀장까지 누구보다 뛰어난 기억력과 세심한 배려심, 학습속도가 빠른 장점으로 직장에서 가정에서 인정받는 사람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60도 안되는 나이에 초기 치매를 진단받게되고 자신의 질병을 부인하고, 자신의 상황을 직장에서 들키지 않으려했고, 일상생활에서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다 두 딸들에게 기대는 (치매)환자의 모습으로 주저 앉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치매에 대한 치료제와 도움되는 모든 것을 찾고 직접 찾아가며 치매란 질병과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된다.
책에는 치매 환자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가는 과정과 함께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들을 웬디의 일상으로 적나라하게 적혀져 있었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것을 잊어가고,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들이 난생 처음하는 것처럼 두려워지고, 평생을 걸쳐 사귀어온 친구들이 치매라는 병에 걸린 자신을 피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는 등 그들의 생각치도 못한 삶의 변화가 적나라하게 적혀있었고 그로인해 얼마나 외로울지, 막막할지, 그리고 절망적일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은 불편함 속에서도 웬디는 자신의 처지에 낙담하지 않고 트위터와 블로그를 이용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고, 알츠하이머 협회의 홍보대사로 치매영화의 인터뷰를 했으며, 단편영화에 참여, 치매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스스로가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매사에 퀴즈를 풀듯 찬장에 어떤 물건이 들었는지, 어제 저녁을 먹었는지, 오늘 아침을 안먹은건지, 키우는 고양이의 밥을 준건지도 간혹 헷갈리며, 아이패드에 알람이 아니면 지금 하려던 일을 잊는 일은 수시로 발생하지만 치매에 지지 않으려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았는데, 가장 소중한 추억을 잊고, 갑작스럽게 머릿속이 뿌옇게 흐려져 불안해지고 심계항진으로 모든게 위험으로 느껴지는 상황에 웬디처럼 침착하게 모든걸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쉽게 대답할 수 없었던것 같다. 그렇기에 웬디가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가 행동으로 보여준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느껴졌던것 같다.
치매란 질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있는 질환이고,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인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질환이란 생각으로 그들이 겪을 아픔과 외로움에 대해 책을 읽으며 한번더 생각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어 참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치매환자를 환자라고만 생각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시설혹은 보호자 곁에만 맡겨야 안전하거란 생각을 버리고 그들과 우리가 어울리며 살아갈 방법과 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