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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생존 - 쫄지 말고 일단 GO! ㅣ 이까짓 6
삼각커피 지음 / 봄름 / 2021년 12월
평점 :
제목부터가 이까짓 생존이라니, 평소에 걱정이 많은 내게 생존이란 문제가 가장 와닿고 있는 요즘, 작가님의 생존 이야기가 궁금했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카페 사장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는 N잡러로서의 일상이 담긴 에세이였다.
그림만 그리며 살고 싶었으나, 프리랜서로의 생활을 하다 보니 일정한 리듬이 없어져 방안에서의 생활에 우울과 무기력이 겹쳐버렸고 1년간 방안에 틀어박혀 생활을 해보니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부모님께 의견을 내 비치고 카페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느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카페 겸 작업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돈이 아쉬워 손수 카페 기초 공사부터 바닥 공사, 간판 로고 디자인, 조명까지 직접 달고 카페 장사를 시작한 이야기, 매출이 형편없던 시기에 대한 솔직한 고백, 투잡러로서 훌륭한 시간 분배로 (카페 사장, 작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초기 계획과 달리 두 가지 직업 사이에서 허둥지둥 대던 경험담들, 방에서만 지내던 프리랜서가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을 하게 되면서 손님들을 대함에 있어 고민스러웠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과,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업을 맡게 되었을 때 작업비에 대한 프리랜서로서의 고충들, 작업 스타일에 대해 시대의 흐름에 따라야 할지 등을 고민한 흔적들이 담겨 있었다.
좋아하는 일과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이 잘 드러난 글이 깊은 공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고 업으로 삼고자 하는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이야기하셨지만, 작가님의 노력이라면 생존기에 대한 책이 몇 권은 더 나올 만큼 이 일을 계속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졌다.
요즘 더욱이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가장 힘든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두 가지를 경험한 작가님의 책이 요즘 시국에 가장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생존의 후기이지 않았나 싶었다.
어떻게 살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낸 삶은 너무나 찬란하다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깃발 같은 삶, 너덜거리더라도 결국 피어날 새싹이 뒤덮일 언덕을 기다리며 우리의 생존을 응원할 희망찬 글이 가득한 책이어서 기분 좋게 완독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