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은 자신을 소심하다고 표현했다.왜소한 몸, 작은 목소리 등 소심한 사람을 묘사하는 말 대부분이 해당되는 사람, 이런 사람도 여행을 자주 다니고 거기다 아주 잘 다닌다니 궁금해졌다.작가님은 굉장히 솔직했는데 자신처럼 소심하면 여행의 폭도 좁아진다고 했다. 여행 중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눈치를 본다거나 남과 함께해야 하는 것들 중에 포기한 것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는데, 그럼에도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고 소신껏 여러 나라를 오간 이야기들이 값지게 담겨 있었기에 기대감을 충족해 줬던 책이었다.우선 처음에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그때마다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무너지는 댐처럼 멘탈에 균열이 생길 때마다 보수를 위해 여행을 선택하고, 여러 나라의 여러 풍경과 값진 추억으로 멘탈을 회복하고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여러 장면에서 보였다. 굉장히 자신 없고 두려운 모습도 보였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면서 섬세하게 글을 써 내려가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온갖 여행지의 빠듯한 일정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휴양지를 느긋하게 즐기며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그리고 태양빛이 뜨겁게 쏟아지는 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알람 없이 저절로 눈 떠지는 휴양지에서의 하루. 아침은 황제처럼 든든하게 채우고, 술을 못해도 빛나고 푸르른 하늘을 보며 절로 맥주 한 캔을 마시게 되던 여행지에서의 하루가 머릿속에 그려지듯 담아낸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할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는 자신의 방랑벽에 관한 이야기, 그리스식 커피 이야기를 담은 커피와의 여행이야기와 인도 여행에서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했던 일화를 담은 디지털 디톡스의 경험, 타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경험들 등 여행자로서의 이야기와 솔직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작가님만의 느낌을 담고 있어서 편안했고, 솔직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자신의 내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여행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의미로 여행을 떠나고 싶게 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