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에 별을 보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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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수 없는 이 여름

함께 별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때가 기억난다. 거리는 텅텅 비어있었고, 대중교통은 띄엄띄엄 도로를 지나다녔었다. 사람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유행병이 가져다 준 두려움에 잠식된 것으로 보였고, 거의 한달 이상을 갇혀 있는 생활을 하느라 너무 답답함을 느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힘들었기에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것 같긴 한데, 과연 청소년들은 그때 어땠을까? 아무래도 친구들과의 우정이 소중한 시기인데 어른들보다 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소설 [이 여름에 별을 보다]는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3명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코로나 광풍으로 인해서 각자 나름의 고충을 겪게 된다. 이바라키현에 살고 있는 아사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천문학부 합숙이 취소가 되는 불운을 겪게 되고, 도쿄에 살고 있는 중학생 안도 마히로는 자신이 1학년 중 유일한 남학생이란 사실에 좌절한다. 그리고 고토에 살고 있는 마도키는 가족이 료칸을 경영하는데, 아무래도 외지인들이 들어오다보니 주위 사람들이 자신들을 곱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들 여러가지 이유로 좌절하지만, 나는 특히 마도키에게 마음이 쓰였다. 소꿉친구인 고하루의 언니가 요양 시설에 근무하는 관계로 마도키에게 코로나가 완전히 물러가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자고 말한 것이다. 마도키는 그 이야기에 그야말로 실망과 좌절을 느낀 나머지 고하루와 함께 멤버로 있는 관악부에서도 탈퇴할 생각까지 한다. 한창 친구들과 함께 떠들고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야할 민감한 시기에 아이들이 느낄 고립감과 실망감이 책을 통해서 잘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연과 필연이 겹치게 되면서 이들은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이바라키의 아사는 원래 우주와 별에 관심이 많았기에 천문학부에 들었던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를 찾지 못한 마히로는 친구 아마네가 소속된 과학부에 들어가면 버섯을 더 연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어 과학부에 들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마도키는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건 무토가 천문대에 같이 가지고 하는 바람에 천문대를 찾게 된다. 말하자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별 찾기" 라는 주제 아래 모이게 된 것인데, 코로나 때문에 직접 만날 수는 없으나 온라인을 통해서 "스타 캐치 콘테스트"를 함께 하게 되는데.......

소설 [이 여름에 별을 보다]를 읽으면서 여러 부분에서 놀랐다. 우선 일본은 동아리 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많은 대회에 참여한다는 사실. 아이들은 공부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참 좋아 보였다. 하나 더 놀랐던 점은, 저자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아주 많은 연구와 고증을 거쳤겠다는 느낌?? 소설 속 아이들은 "스타 캐치 콘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직접 망원경을 제작해야 하는데, 아주 세세한 정보까지 소설 속에 소개되어 있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이 녹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이 "스타 캐치 콘테스트"를 통해서 그동안의 실망과 좌절, 외로움과 고립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이 자꾸 우주로 나아가려고 하고 별을 관찰하고 행성의 이름을 지어주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지구외에 다른 곳에도 지적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를 통해서 우리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았듯이, 소설 속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비록 온라인을 통해서 함께 하게 되자만, "스타 캐치 콘테스트"를 통해서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의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발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던 소설 [이 여름에 별을 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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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페이스
R. F. 쿠앙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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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나를 도둑, 표절자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내 말을 들어보라.

생각처럼 그렇게 끔찍하지 않다."

노란색 겉표지에 나와 있는 새침한 얼굴만 봤을 땐 전혀 예상 못 했는데, 소설 [옐로 페이스]는 아마도 독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만한 강력한 페이지터너라고 할 수 있다. 시작부터 빵빵 터지는 사건들, 이야기는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정신없이 이어지는데. 그야말로 흥미진진 그 자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주인공은 친구가 남몰래 쓰고 있던 원고를 훔친다. 아무도 모를 것 같아 시작한 가벼운 범죄. 주인공은 자격 없는 성공을 누리게 되지만, 과연 모래성 같은 이 성공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주인공 주니퍼 헤이워드는 지금까지 1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아직은 병아리 작가라 볼 수 있다. 반면 대학 동창이었던 아테나 리우는 그야말로 미다스의 손. 작품을 낼 때마다 대박을 터트리는 스타 작가이다. 아직 이십 대이지만 작가로 데뷔한 후 아테나는 유명세와 부, 둘 다를 얻게 된다. 주니퍼는 그런 아테나를 몰래 질투하고 시기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아테나의 집에서 술에 취한 채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게 되고, 그만 아테나가 팬케이크 때문에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건 바로 신이 주신 기회?! 그녀는 아테네가 그동안 몰래 집필해오고 있던 작품의 초본 원고를 들고 자신의 집으로 도망가게 되는데....

이후로는 아마도 독자들이 쉽게 예상할 만한 상황이 펼쳐진다. 주니퍼 앞에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다. 아테나의 원고를 조금 수정한 후 출판계로 보낸 그녀는 그동안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이 매우 발 빠르게 반응을 보내는 것을 보고 놀란다. 당연한 수순처럼 책은 대히트를 치게 되고 주니퍼는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아테나 리우는 중국계 미국인, 책의 내용도 중국인의 전쟁 참여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준은 자신이 마치 아시아인인 것처럼 이름을 주니퍼 송으로 바꾸고 매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가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트위터에서 아테나 이름을 딴 계정이 주니퍼 송의 표절 사실을 폭로하게 되면서 들끓는 대중들과 악플들... 과연 준은 이 사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소설 [옐로페이스]는 초보 작가인 주니퍼 헤이워드가 친구가 쓰던 원고를 훔쳐서 작품을 내고 성공을 거두는 장면까지 속도감이 굉장하다. 그러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유명세를 떨치고 많은 돈을 버는 등 크나큰 성공을 거둔 상황에서도 주니퍼 헤이워드는 자신의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듯한 죄책감을 벗어날 수 없다. 죄를 지으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하늘은 아는 법. 마치 곧 무너질 듯한 얇은 얼음장 같은 성공에 취해있던 준 헤이워드는 SNS을 통한 폭로로 인해서 엄청난 악플 공격을 받게 되고 진실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작가들에게 표절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그런 소설?

그렇다기보다는, 이 책은 한마디로 모든 분야의 비열함과 저속함을 돌려까는 듯한 책이다. 작가들, 출판업계 그리고 일반 대중들의 민낯을 처절하게 드러낸다고 할까? 우선 주제에 대한 진정성 없이 얄팍한 술수를 써서 히트작을 냈던 아테나부터 물론 남의 피땀이 녹아있는 원고를 양심 없이 도둑질하고 자격 없는 성공의 달콤함을 누리는 준, 그리고 가장 센 표현으로 작가를 비판해야 살아남는 듯이 행동하는 평론가 집단과 아시아계와 같은 소수 인종의 작품 세계를 민족성으로 한정짓는 출판계 그리고 무슨 소문만 났다 하면 단체 행동에 돌입하는, 한마디로 부화뇌동하는, SNS 속 대중들까지... 작가 R.F. 쿠앙의 [옐로 페이스]는 이 모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삐딱한 시선을 들이댄다고 볼 수 있다.

아주 맵고 알싸한 음식을 먹은 기분이랄까? 한마디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소설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지만 특히 도둑질하고도 뻔뻔하기 짝이 없는 주니퍼에게 호된 교훈을 가하는 책이다. 이미 죽은 지 몇 년이나 지난 아테나가 눈앞에 등장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등... 읽는 동안 마치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소름끼치는 서스펜스도 느껴졌다. 일반적인 추리, 스릴러 소설의 플롯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스릴과 몰입도가 있는 소설 [옐로 페이스] 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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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실 고양이
송대길 지음 / 비엠케이(BM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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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을 떠보니 고양이가 되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있듯이 소설 [당직실 고양이]에 등장하는 귀여운 고양이 짜장은 범죄 수사에 가담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전체를 위험으로부터 구하는 영웅이다. 그냥 가만히 있거나 잠만 자도 귀여워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고양이 짜장. 그런데 사실은 짜장이가 원래는 고양이가 아니었다면? 40대 아저씨의 영혼이 고양이 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한 광고 회사의 유능한 팀장이었던 길건은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가졌다가 너무 심하게 술에 취하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그만 잠이 든다. 너무 더워서 잠에서 깨어난 그는 자신의 아내라고 추측되는 한 여인을 따라서 어느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사실 그곳은 그의 집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통창에 비친 길건의 모습은 경악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하루 아침에 고양이로 변해있었던 것.... 새까만 털에 야옹 소리만 내는 고양이 길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한편, 서울경찰청 강력 범죄 수사대에 근무하는 김충길 팀장은 자신의 집에 들어온 까만 고양이를 경찰서로 데리고 온다. 고양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만 그 누구도 선뜻 나서려 하지 않던 그때, 아직 대학생 티를 벗지 못한 젊은 김하은 경위가 고양이를 맡기로 하고 짜장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여준다. 겉모습은 고양이지만 머릿속은 아직 인간 길건인 짜장. 그러나 동네 고양이들과 싸움도 하고 어울리게 되면서 점점 고양이의 습성을 파악하고 자신이 이렇게 변한 이유를 찾아내려 애쓴다.

그러던 와중에 링컨 콘티넨탈이라는 고급차를 몰고 다녀서 링컨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던 한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된다.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기에 자연사로 처리되었으나 미국에 사는 딸이 석연찮은 죽음의 처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 . 평소에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챙겨주고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것으로 유명했던 링컨 할머니.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소행은 아닌지 조사하다가 경찰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한 남자와 할머니가 말다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그는 동물병원 의사였고 그의 의료 과실에 대한 할머니의 컴플레인으로 해고가 되었던 것... 그렇다면 앙심을 품은 그 남자에 의한 살인 사건?

송대길 작가의 장편 소설 [당직실 고양이]는 하루아침에 고양이로 변해버린 남자가 경험하는 좌충우돌과 모험을 다룬다. 주인공 길건도 독자조차도 알 수 없는 그가 고양이가 된 이유.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40대 현실 아저씨인 길건이 왜 갑자기 고양이가 되었는지에 대한, 정말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반전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전에 우선 해결해야 할 일은 할머니의 죽음! 고양이를 돌봐왔던 친절하고 따뜻한 할머니가 왜 변사체로 발견되었던 것일까? 계속 잘못된 수사를 이어가는 경찰들의 헛발질에 너무 답답했던 고양이 짜장 혹은 길건은 결국 인간과 소통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동안 길거리에서 만난 많은 고양이로부터 들은 핵심 정보를 경찰들에게 전달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이끌어가는 영웅 짜장. ( 귀여운 젤리가 달린 발을 이용한 소통 방법 )

이 소설은 과연 범죄 미스터리 소설일까? 혹은 SF 장르일까? 아니면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가 맹활약하는 소설이므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 소설? 독자들에게 한 가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소설에서 겉으로 드러난 부분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링컨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파고 또 파다 보면 정말 예상하지도 못했던 거대한 악행이 드러난다. 참으로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이 끝이 없구나라는 한탄이 나올 정도다.

과연 고양이 짜장 혹은 길건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똑똑하고 귀여운 고양이의 활약이 빛나는 소설 [당직실 고양이]

*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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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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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시간이 거꾸로 된’ 블랙홀로 우리를 안내하다

과연 평범한 일반인 독자인 내가 '블랙홀'과 '화이트홀' 그리고 상대성 이론과 양자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는데, 의외로 [화이트홀]은 전문 과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과학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크게 어렵진 않았다.. 우주는 너무나 방대하고 미스터리해서 이해하기는 정말 어렵지만, 그냥 이론으로라도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블랙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영화 '인터스텔라'였다. 영화 전체의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주인공이 시공간 왜곡을 겪은 뒤, 딸의 어릴 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그녀에게 뭔가를 남김으로써 강력한 영감을 전달했던 장면. 물론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장면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에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때부터 고민했던 것 같다. 과연 시공간도 마치 물질처럼 늘어나고 수축되고 이 시공간이 다른 시공간으로 침투하고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그런데 이 책 [화이트홀]의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나와 같은 일반 독자도 그나마 어렴풋하게 (?) 이해할 수 있도록 블랙홀과 화이트홀 이론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이탈리아 태생의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이고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라고 한다.

블랙홀이란 더 이상 진화, 발전하지 못하는 별이 중력과 수축력의 영향으로 폭발하고 무너지게 되면서 주위 공간과 시간을 빨아들이는 현상이다. 엄청한 힘으로 빨아들이기에 빛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영역이라 한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마치 깔때기처럼 생긴 그림을 통해서 블랙홀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그림처럼, 죽어가면서 중력의 영향에 따라 주위에 있는 모든 것, 시공간마저도 끌어당기는 블랙홀. 나는 탱탱한 고무로 된 표면에 강력한 자석이 있는 쇠구슬이 떨어지면서 안쪽으로 그 표면을 끌어당기는 모습을 상상했더니 이해가 더 잘 되었다.

그렇다면 화이트홀은?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블랙홀을 바닥에 닿은 농구공으로 묘사한다. 말하자면 공간에도 입자가 있으므로 별이 더 이상 수축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면, 농구공이 바닥을 쳤을 때 다시 튕겨나는 것처럼, 블랙홀도 공처럼 튕겨서 되돌아갈 것이라는 이론이다. 필름으로 비유하자면, 공이 떨어지는 장면을 거꾸로 재생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블랙홀의 일생을 촬영하고 영상을 거꾸로 재생한다고 상상하면 우리는 화이트홀을 볼 수 있게 되고, 그것은 곧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블랙홀'이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상대성 이론, 양자 이론, 암흑 물질, 노드, 스핀 네트워크, 플랑크 별 등등 화이트홀이라는 개념에 도달하기 위한 기본 지식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다. ( 잘 이해는 안 되지만 ) 그뿐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과학자의 이미지도 180도로 바뀌었다. 아주 냉철하고 논리적인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굉장히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에 대해서 이렇게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과학자가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가수가 노래를 하고, 배우들이 영화를 찍는 것처럼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화이트홀]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맺고 있는 '관계'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고마운 책이다.

" 나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항상 '당신'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물과 하나임을 인정하는 그런 '당신'이죠. 당신과 나,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것입니다. (...) 수(Sioux) 족의 한 장로에 따르면 삶의 의미는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을 향해 노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화이트홀을 향한 나의 노래입니다." - 174~175쪽-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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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즐겁게 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 수업 - 신나는 공부의 확신을 주는 따뜻한 심리 이야기
김종환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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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작과 끝은 긍정적 멘탈로 결정됩니다!”

곧 수능 시험이 있기에 지금 이 시기가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입시생들. 나도 한때는 수험생이었기에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기억이 뚜렷하게 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나름의 멘탈 관리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긴 하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매일 일기를 쓰고 공부 계획을 짜서 그대로 실천했고 공부 시간 중간중간 짬을 내어 명상을 하면서 정신력을 길렀던 기억이 난다.

현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수업을 하다 보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어쩌면 성적을 높이기 위한 필수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공부는 두뇌 문제라기보다는 멘탈 문제였다. 멘탈이 약해서 시험을 그르치거나 지속적인 공부가 힘든 아이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이 많이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종환 선생님은 메가스터디 온라인 심리 강사라고 한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이런 도움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 '자존감'과 '심리 수업'이고, 책의 구성은 현재 고3이나 입시생 위주로 맞춰져있는 터라 각 장이 8월에서 11월로 나뉜다. 그리고 월별로 나누어진 각 장은 4주로 나뉘는데, 각 주마다 아이들이 해내야 할 프로젝트가 있다. 예를 들자면 첫째 주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주, 마지막 주는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 찾기 등등이다.

시간도 부족하고 공부할 양은 많아서 쉽게 지치고 불안해질 수험생들. 글에 담긴 거의 모든 내용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하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수용"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말하자면 현재 내 상태를 부정하고 회피하기보다는 나의 상태를 수용하는 편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좀 더 잘 설명하기 위해서 노숙자들의 사례를 들었는데, 노숙자들이 빈번하게 하는 말이 '나 왕년에 잘 나갔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현재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중심 잡는 일이 필요하다는 충고로 들렸다.

공포와 불안이라는 감정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인상 깊었다. 불안은 인간이 늘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 시험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뚜렷한 대상에게 느끼는 감정인 '공포'만으로도 시험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읽다 보니 예전에 가르쳤던 학생이 시험을 치고 나면 항상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시험에 너무 큰 공포를 느낀 나머지 시험지가 마치 백지처럼 느껴진다는 말. 그때는 그 학생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학생들에게는 공부뿐 아니라 심리 상담도 매우 필요하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긍정 마인드 습득하기', '슬럼프 탈출 방법', '행복하기 위해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등등 이 책에는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나 아니면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함께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힘들었던 일들이나 처참한 실패들도 필터 없이 책에 실어 놨다. 그 모든 우여곡절을 본인이 직접 겪었기에, 경험에서 나온 방법들이기에 이 책을 읽는 학생들은 그가 제시하는 멘탈 관리법을 더 잘 수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에 지쳐 방황하는 세상의 모든 학생들에게 추천하고픈 좋은 책 [공부를 즐겁게 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 수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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