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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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말이 타인을 함부로 왜곡하거나 재단하지 않기를.

내가 타인의 삶에 대해 말하는 무시무시함에

압도되지 않기를.

나의 글에 아름다움이 깃들기를.

나의 글이 조금 더 가볍고 자유로워지기를.

그리하여 내가 마침내 나의 좁은 세계를 벗어나서

당신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

백수린 산문 다정한 매일매일 속

[ 다정한 매일매일 ] 속 백수린 저자는 순전히 재미로, 혹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빵을 굽는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먹이고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닌.

소설을 쓰는 행위가 즐거워서 소설가가 되었다는 그녀는

빵을 굽는 행위도 그 자체로 너무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소설을 쓰는 것과 빵을 굽는 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흡사해보인다.

삶 속에 들어있는 여러 재료 – 가족, 사랑, 실연, 도전과 실패과 작가의 상상력이 섞여서

만들어지는게 소설이라면 밀가루나 계란, 버터, 이스트 등을 섞고 숙성시킨후

빵이라는 창조적인 작품을 완성하게 되니까.

이 책에서는 다양한 빵 종류가 등장하고

저자 백수린씨는 그런 빵과 그녀가 읽은 책이 가진 유사점을 들어

특정 책을 빵에 비유하고 있다.

인상깊었던 대목을 몇 가지 들자면 [ 사과 머핀 ] 의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매일 사과를 한 일씩 드시던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다.

건강에 좋다는 생각으로 드시던 사과이긴 하나,

그녀와 여동생에겐 지긋지긋해진 과일이 되어버린 사과.

그녀는 [ 사과 머핀 ]을 줌파 라히리의 [ 그저 좋은 사람 ] 이라는 책에 비유한다.

” 가족이란 대체 뭘까?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영영 이해할 수 없고,

서로를 가장 견딜 수 없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가장 친밀한 공동체인 가족.

가족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것은

줌파 라히리의 소설들 덕분이다 “

백수린 산문 다정한 매일매일 속

줌파 라히리의 소설 속 인물들은 가족들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고

서로에게 발생한 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을거라 믿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동생이 왜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렸는지 모르는 누나가 있고

홀로남은 아버지가 자신과 살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자식이 등장한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돌봐주고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관계가

그저 오해와 상처로 점철되어 있었다면?

그러나 그녀는 줌파 라히리의 소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 그것은 가족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해하고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사랑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음을,

주인공들의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백수린 작가는 달콤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델리만쥬를

파트릭 모디아노의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에 비유하면서

비록 시간은 과거를 망각의 어둠 속으로 침몰시키더라도

감각의 형태로 각인된 기억들은 살아남아, 현재의 우리를 과거와 연결시켜준다고 이야기하고

예술품처럼 완벽한 형태를 지닌 티라미수 케잌을

제임스 설터의 [ 소설을 쓰고 싶다면 ]에 비유하면서,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문장을 쓰는 소설가의 정확한 언어로 그려낸

소설쓰기 비법에 비유한다.

빵을 떠올리면 우선 여러 감각들이 떠오른다.

따뜻한 촉감,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 그리고 예쁜 모양들...

비록 에세이 속에 사진은 없지만 상상력 만으로 그것들은 이미 마음 속에 그려진다.

그레서인지, 작가가 설명하는 여러 작품들을 빵에 비유한 것만으로도

이미 몇 번을 읽은 듯한 아련한 느낌이 든다.

이제 사과 머핀을 보면 줌파 라히리의 [ 그저 좋은 사람 ] 이 떠오를 것이고

티라미수를 보면서 [ 소설을 쓰고 싶다면 ] 이라는 책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할지도,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를 읽다보면 델리만쥬의 참을 수 없는 달콤함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빵을 굽고 소설을 쓰는 백수린 작가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두 가지 활동을 정성스럽게 하는 그녀의 성실한 모습에

독자들도 안심하고 오늘도 그녀의 책을 집어들지 않을까?

마치 달콤하고 고소하고 따뜻한 향기가 나는 듯한 책

[ 다정한 매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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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월드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7
엄정진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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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임라나호를 진두 지휘하는 선장인 나는 한때 유기 생명체

( 즉, 원래는 인간이었을 가능성 농후 ) 였으나

현재는 그 속에서 의식만을 뽑아낸 정보 의식체이다.

그리고 선장을 든든히 받쳐주는 인공지능인 부관과 함께

자동항법장치 덕분에 알아서 우주를 유영하는 임라나 호를 타고 우주를 항해중이다.

평화롭게 우주를 항해하던 중 그들은 갑작스럽게 몰려든 정체불명의 암석덩어리를 발견하고는 자세히 그것들을 관찰한 결과, 그것들이 그냥 암석덩어리가 아님을 발견한다.

여러 생물들이 잔뜩 뭉쳐져서 덩어리를 이룬 채 우주를 떠다니는 것들,

그것들은 머리, 다리, 몸뚱이 할 것없이 마치 진흙덩어리를 한꺼번에 뭉친것처럼

실핏줄이나 껍데기 등등이 서로 엉겨붙어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외모가 파충류에 가까운 이들 죽은 생명체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선장 " 나 "는

바로 은하 연방의 수도인 , 워나스-마바이로 달려가 한 덩어리를 해체한 결과,,

모두 사망한 것이 맞지만 한 마리의 경우, 두뇌 상태가 그럭저럭 보존되어서

그 두뇌에서 의식정보를 스캐닝할 수 있게 된다.

즉, 그 존재는 임라나의 선장처럼 원래는 유기 생명체였으나

이제는 의식만 남아있게 된 것.





이제 육체는 사망했으나 의식은 어찌해서 보존된 존재는

기억 데이터가 복구되면서 하나의 로봇같은 육체에 담겨지고, ( 선장과 비슷)

원래의 자신은 사망했으나 연방의 기술로 다시 재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장과 부관은 깨어난 그 존재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한때 특정 씨족과 가문에 속했었고 그리하여

에우더-헝-퍼르믈-유옌이라는 독특한 자신의 생전 이름을 소개한다.

에우더는 종족이름, 헝은 씨족 이름, 퍼르믈은 가문 이름이고, 유옌이 고유한 이름이라고.

그리고 그는 생전에 전쟁을 치렀었고 임라나의 선장과 부관이 발견한 덩어리들은

전쟁에 패배한 시신들이 함께 뭉쳐져서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

이러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은 선장과 부관은 에우더-헝-퍼르믈-유옌이

생전에 살았던 행성으로 가기로 한다.

그에 대한 관심을 꺼버릴 수도 있었지만 유옌이 너무나 흥미로운 주장을 했기 때문!!

그는 세상이 평평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은 네모난 행성이라나 뭐라나...

선장이 아무리 세상은, 즉 다시 말해서 행성과 별은 둥글다고 주장해도

그의 똥고집은 꺾을 수 없다...

이미 사망한 육체에 대한 장례를 치르는 일도 도와주고 싶고

그의 무식을 놀려주고도 싶은 마음에, 선장과 부관은 유옌의 고향으로 향하는데...








하드 SF 라고 해서 많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SF 물을 보기 보다는 주인공의 행성에서 우리 인류의 역사를 보는 듯 했다.

유옌은 인간보다는 파충류에 더 가깝지만 그들이 영토를 놓고 싸우는 것이나

정치인들이 많이 답답한 것이나, 왕국이었던 작은 나라가 어느새 제국으로 큰 과정이

엄청나게 잔인한 전쟁을 통해서 그랬다는 것도,, 왠지 지구의 역사를 살짝 엿본 기분???

만약 나라면 부제목을 레일 월드의 전쟁과 역사 ㅋㅋ 라고 지을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작가님을 만나뵙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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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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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아이드 수잔 ] 은 이중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

우선 스릴러 소설답지 않게 아름다운 표지 속 가득 핀 이 꽃들의 이름이고,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해야했던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제목이 정말 적절하다고 느낀게,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는 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블랙 아이드 수잔은 쥴리아 허벌린이라는 저자가 쓴 심리 스릴러이다.

나는 원래도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잘 다룬 여성 작가들 - 넬레 노이하우스, 

질리언 플린 - 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이 책도 굉장히 섬세한 반면 강렬한 어두움을 띄고 있어서 계속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특이한 복선과 반전이 숨어있는 매우 독창적인 소설 [ 블랙 아이드 수잔 ]

완전 섬뜩한 종류의 ( 피가 튀거나 낭자하고 신체 절단 등등의 ) 책은 아니지만

으스스한 매력이 넘치는 책이라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고 결말을 추측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앞부분에서 조금 헤맸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각 장이 사건이 발생했던 1995년과 현재를 번갈아가면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컨셉이 지루하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읽다가 조금 헷갈려서 앞장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일을 반복해야만 해서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앞부분을 조금만 지나면 어느 정도 내용이 파악되기 때문에

나머지 이야기는 막힘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혹시나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은 독자가 있다면,

조용한 장소에 가서 조금만 집중하면 금방 견딘 보람을 느낄 것이라 본다.










소설은 1995년 17살 테사에게 발생했던 끔찍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 당시 테사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고 ( 정신을 잃은 상태로 발견됨 ) 

그녀의 주위에는 인간의 뼈가 흩어진 채 " 블랙 아이드 수잔 " 이라고 불리는 꽃들과 함께 놓여있었다. 범죄자는 즉시 잡혔고 테사의 증언 덕분에 그는 사형을 앞두게 되었지만,

사실 테사는 그 당시 정신을 잃은 상태여서 심리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했기에 검찰의 입장에서는 누가 범인이든 상관없었다. 

( 즉, 무고한 사람이 감옥에 갇혔을 수도 있다는 말 )

현재는 범죄가 발생하고 거의 2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이다.

테사에게는 찰리라는 이름의 십대 청소년 딸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테사는 찰리를 극단적으로 보호를 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현재 자꾸만 그녀 주위에서 발생하는 소름끼치는 일들 때문일까?

그녀는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인물을 생각하며 

자신이 그 " 블랙 아이드 수잔 "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떠올린다.

도대체 이 일을 벌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예전에 발생했던 그 사건에 흥미를 가진 특정인물일까 ?

아니면 더 불길한 뭔가를 행하려는 자일까? 

테사와 찰리는 과연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까? 혹시나 이 사람이 진짜 살인범인가......

그렇다면 감옥 안에서 사형 날짜만을 떠올리며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저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를 결백하다고 믿고 있고 

특히 이 사건을 담당한 사형수 전문 변호사인 빌과 뛰어난 법과학자인 조는 

더욱 더 그렇게 믿고 있다. 테사는 다소 늦었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이들이 하는 일에 동참하기로 한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계는 점점 돌아가고 있고 감옥에 갇혀 있는 사형수의 사형 집행 날짜는 다가오고 있는데....





작가는 매우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을 창조해내었다. 

어린 테시 ( 17살의 테사 ) 는 사건 이후로 피폐해졌고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어서 사람들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지만,

나이가 든 테사는 상처를 극복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강한 엄마가 되었다.

변호사 빌과 법과학자 조는 함께 힘을 합쳐서 좋은 시너지를 낸다.

빌은 결백한 사람을 풀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법과학자 조는 

DNA 에 대한 놀라운 지식을 갖고 있다.

이 책에는 법의학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있어서

저자가 사전에 많은 배경지식을 갖춘 채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미루어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이 오래된 뼈의 파편에서도 

DNA 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법의학이란 참으로 놀랍다고 느꼈다. 

너무 전문적으로 쓰여졌거나 어렵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나같이 법의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잘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서 별로 어렵진 않았다.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완전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읽다보면 예측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그래도 천천히 드러나는 결말은

그야말로 흥미진진!! 매혹!! 그 자체였다..

앞으로 이 작가의 이름을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나오는 책마다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다. 어둡지만 매혹적인 한 편의 다크 미드를 본 듯한 소설 [ 블랙 아이드 수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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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2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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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1 에서는 예수의 12 제자 중 한 명이었던 도마가 인도에 와서 매우 차별적이고 비인간적인 카스트 제도를 목도하고는 시스템을 개혁하려고 시도하지만 귀족들에 의해서 실패하고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와 왕의 신임을 받고 공주와 결혼하게 되지만 결국 도마의 개혁이 실패하게 됨으로써 공주가 제 3국으로 망명을 하게 되는 과거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능력은 있지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꼿꼿함으로 인해서 동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배척당하여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건축 천재 한수혁에 대한 현대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1권은 인도 공주의 망명이 우리나라의 특정 지역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희미한 단서만을 남긴 채 끝났다. 따라서 그녀의 이야기로 오딧세이 2가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쌩뚱맞게도 오딧세이 2는 미군과 한국군이 손을 잡고 군사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들이 먼저 시작된다. 일명 “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 ” 라 불리는 작전에서 한국군은 파키스탄의 한 지역인 와지리스탄 지역의 탈레반 일당들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미군이 알아서 한국군에게 특수전 요청을 한 이유는, 와지리스탄이라는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강인한 부대가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이 작전은 탈레반이 구축한 동굴 진지에 그들이 “ 옐로우 케이크 ” 라고 부르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농축 우라늄이라고 예상되었던 이것은 사실 탈레반이 그들의 군자금을 얻기 위한 하나의 보석 종류라고 미군에 의해 추측되고 있다. 그런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성 중사가 비밀 창고 자루 속에서 어떤 것을 찾아낸다. 그것은 손아귀에 쏙 들어갈 크기 정도의 시각적으로 푸석푸석한 표면 느낌이 있는, 솜사탕처럼 가벼운 납작한 돌덩어리였다.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어떤 의미이기에 합동 작전을 펼치면서까지 그것을 찾아내려한 것일까?


한편 수혁은 펠드 스파 홀딩스의 사장인 헨리 유의 리드로 제주 테마파크 건축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는 심하게 배척을 당해서 외로움에 시달렸던 그 전 회사에서 벗어난 것에 해방감과 큰 자유를 느낀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고용이 다소 불안한 이 회사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던 어느날, 제주 테마파크 건축을 위해 미국에서 디자인을 할 팀들이 제주도에 들어오고 한수혁은 그들은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장인 헨리 유는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을 가진 테마파크를 만들라는 주문을 하고 수혁은 그런 식으로 화두같은 단어만 툭 던지고 가버린 사장 때문에 난감하다. 디자이너들을 관리하는 역할만 하면 되는줄 알았던 수혁은 이제 테마파크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짜내야 한다. 수혁은 헨리 유 사장이 납득할 만한 마스터 플랜을 기획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한 미국 디자이너들을 이끌어서 제대로 된 테마파크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오딧세이 2 에서는 본격적으로 제주의 테마파크를 구상하는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한국군을 작전에 투입시키는 미군 대령. 그는 왜 굳이 한국 군인들, 특히나 특전사 부대들을 암벽 등반까지 시키면서 특정 지형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펠드 스파 홀딩스의 모회사의 회장인 스티글리츠 회장이 등장하는데 그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신의 건물 한 층을 동양화로 메울 정도로 동양화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한국의 건축물에 대한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이 있어서, 결국 그가 이 테마파크를 이끄는 주요 인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은근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들을 이끄는 총 책임자인 마크 페린이 등장한다. 그는 기존의 마스터 플랜을 엎고 6개월 만에 새로운 플랜을 짜고 설계까지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를 수혁에게 묻고 있다. 그리고 한수혁에게 테마 파크의 개념부터 처음부터 다시 잡고 들어가야 되는 것 아닌지를 묻는다. 갑자기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처지에 놓인 한수혁!! 그전까지는 비록 왕따를 당하고 외로움을 있었지만 안정된 직장에서 해고 위기 없이 다닐 수 있었는데 이젠 자신의 머리와 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모든 위기는 기회를 품고 있는 법! 이제서야 한수혁의 능력이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본인과의 싸움에 돌입하게 될 한수혁... 한국적인 테마파크란 과연 무엇일까?


장장 7권에 달하는 많은 책의 일부분이기에 아직은 책 내용의 조각만 엿본 느낌이다. 오딧세이라는 큰 강을 이루고 있는 여러 물줄기 중에서 이제 두 개 정도 엿본 셈이다. 작가는 건축의 전문가이신 만큼 이 책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으신 것 같다. 그런데 아직은 예수의 제자였던 도마와 공주 그리고 한수혁과 헨리 유로 이어지는 접점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뒤로 가면 갈수록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역사와 환타지 그리고 건축의 결합인 이 책... 매우 장엄하고 신선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후원받아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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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강변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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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되도록 밖에 나가질 않고 집콕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자연과 삶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는 에세이를 읽게 되어 좋았다.

너무 복잡하고 현학적인 책이 아닌,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그런 에세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임미옥 저자의 책은 45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로 독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다 하는 힘이 있다.

저자는 유치원에서 꼬마들과 젊은 날을 보냈다고 하니 글의 곳곳에 동심이 언뜻언뜻 보인다.

현재는 청주시에서 운영하는 ' 1인 1책 펴내기 ' 교실에서 수필을 강의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본인의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신다는 뜻깊은 일을 하시는구나.

여러 에피소드들 중에서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우선 남편과 아들의 대결장면이었다.

모든 이들에게 사람 좋은 그가 유독 아들에게만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 바로 남편이다.

아내이자 어머니, 즉 저자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안절부절 못하며

두 남자 사이의 전쟁을 지켜보게 되는데 어느날, 아들이 폭탄선언을 한다.

세 번째 고시에 낙방하고 고향에 내려온 아들이 내뱉은 말..

그리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의 의외의 반응..

드디어 그날이 왔다. “아버지 기대에 휘둘리는 삶 이제 그만하겠습니다.”가히 핵폭탄이다.

세 번째 고시에 낙방하고 내려온 아들이 선 공격을 한 거다.

정녕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니었으나 아버지를 감히 거역할 수 없어 미친 짓을 했다는 거다. [중략]

그런데 그는 눈을 감은 채 그는 아무런 말이 없다.

이것야말로 비장할 때 나오는 태도다. 가슴이 후들거린다.

주변에 무기될만한 것은 없는지 살핀다. 제 자식 죽이기야 할까마는,

혈압이 급상승하며 심장이 조여 온다.

그리고 잠시 뒤 남편이 말문을 열었다.

“그간 고생했다. 우리 접자.” 예상을 뒤엎은 패배선언이다.

(18쪽 )

북유럽 여행 동안 산악도로를 지나 1500고지 달스니바 전망대에 올랐던 저자.

짙은 구름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누리끼리한 바위 꽃과 바위에 붙어사는 이끼 무리였다.

그녀는 칼바람을 견디고 살아낸 이끼 무리 덕분에 삶에 대한 경외감을 느낀다.

세상에 의미없는 존재는 없는 것을, 화려한 것만 중요시하지는 아니했는지 돌아보았다.

존재의 가치는 아름다움이나 크고 작음에 있는 것이 아니거늘, 돋보이는 걸 좋아하는 내가 보였다.

고산 바위 위에 이끼는 자신을 사랑하는 단 하나의 생명체를 위하여 찬이슬 맞고 있거늘.


핏덩이인 자신을 버려두고 간 어머니, 교도소에 갇혀있는 아버지, 자신에게 매질을 가하는 삼촌을 둔 비행청소년이었던 그 아이

같은 아이들과 어울려 부탄가스를 마시고 충혈된 눈으로 교회를 찾아와 저자에게 밥을 달라고 조른다.

안타까운 마음에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를 바른 길로 이끌려고 해보지만 이미 눈빛이 공허해져버린 아이에게 그 말이 들어가긴 했을까?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새벽에 교통사고로 죽은 그 아이..

무엇이 그 아이로 하여금 미친 듯 달리게 했을까?

백두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어느 지점에 와서 이쪽 길이냐 저쪽 길이냐 택함에 따라 동해와 서해로 흘러가도,

언젠가는 한 바다에서 만나지기도 하거늘, 너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버렸구나.

[ 꿈꾸는 강변 ] 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할 만한 일들, 누군가에겐 일상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이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이야기를 꾸밈없이 풀어낸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여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삶의 교훈들은

저자만의 재치있는 희화법과 비유적 표현들을 이용해서 적어서

책을 읽는 동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결국 삶은 무엇인가?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살아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러 이야기로 통해 들려주는 저자.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과 맛을 내는 [ 꿈꾸는 강변 ] 이다.

산다는 건 결국 꿈을 꾸는 일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 중 가장 좋은 것이 있다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일 게다.

강물이 저 혼자라면 어찌 빛을 내겠는가. 햇빛에 반영되어 더욱 아름다운 것을….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 저 혼자 뱉어내고 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 출판사에서 책을 후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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