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강변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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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되도록 밖에 나가질 않고 집콕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자연과 삶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는 에세이를 읽게 되어 좋았다.

너무 복잡하고 현학적인 책이 아닌,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그런 에세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임미옥 저자의 책은 45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로 독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다 하는 힘이 있다.

저자는 유치원에서 꼬마들과 젊은 날을 보냈다고 하니 글의 곳곳에 동심이 언뜻언뜻 보인다.

현재는 청주시에서 운영하는 ' 1인 1책 펴내기 ' 교실에서 수필을 강의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본인의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신다는 뜻깊은 일을 하시는구나.

여러 에피소드들 중에서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우선 남편과 아들의 대결장면이었다.

모든 이들에게 사람 좋은 그가 유독 아들에게만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 바로 남편이다.

아내이자 어머니, 즉 저자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안절부절 못하며

두 남자 사이의 전쟁을 지켜보게 되는데 어느날, 아들이 폭탄선언을 한다.

세 번째 고시에 낙방하고 고향에 내려온 아들이 내뱉은 말..

그리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의 의외의 반응..

드디어 그날이 왔다. “아버지 기대에 휘둘리는 삶 이제 그만하겠습니다.”가히 핵폭탄이다.

세 번째 고시에 낙방하고 내려온 아들이 선 공격을 한 거다.

정녕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니었으나 아버지를 감히 거역할 수 없어 미친 짓을 했다는 거다. [중략]

그런데 그는 눈을 감은 채 그는 아무런 말이 없다.

이것야말로 비장할 때 나오는 태도다. 가슴이 후들거린다.

주변에 무기될만한 것은 없는지 살핀다. 제 자식 죽이기야 할까마는,

혈압이 급상승하며 심장이 조여 온다.

그리고 잠시 뒤 남편이 말문을 열었다.

“그간 고생했다. 우리 접자.” 예상을 뒤엎은 패배선언이다.

(18쪽 )

북유럽 여행 동안 산악도로를 지나 1500고지 달스니바 전망대에 올랐던 저자.

짙은 구름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누리끼리한 바위 꽃과 바위에 붙어사는 이끼 무리였다.

그녀는 칼바람을 견디고 살아낸 이끼 무리 덕분에 삶에 대한 경외감을 느낀다.

세상에 의미없는 존재는 없는 것을, 화려한 것만 중요시하지는 아니했는지 돌아보았다.

존재의 가치는 아름다움이나 크고 작음에 있는 것이 아니거늘, 돋보이는 걸 좋아하는 내가 보였다.

고산 바위 위에 이끼는 자신을 사랑하는 단 하나의 생명체를 위하여 찬이슬 맞고 있거늘.


핏덩이인 자신을 버려두고 간 어머니, 교도소에 갇혀있는 아버지, 자신에게 매질을 가하는 삼촌을 둔 비행청소년이었던 그 아이

같은 아이들과 어울려 부탄가스를 마시고 충혈된 눈으로 교회를 찾아와 저자에게 밥을 달라고 조른다.

안타까운 마음에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를 바른 길로 이끌려고 해보지만 이미 눈빛이 공허해져버린 아이에게 그 말이 들어가긴 했을까?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새벽에 교통사고로 죽은 그 아이..

무엇이 그 아이로 하여금 미친 듯 달리게 했을까?

백두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어느 지점에 와서 이쪽 길이냐 저쪽 길이냐 택함에 따라 동해와 서해로 흘러가도,

언젠가는 한 바다에서 만나지기도 하거늘, 너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버렸구나.

[ 꿈꾸는 강변 ] 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할 만한 일들, 누군가에겐 일상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이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이야기를 꾸밈없이 풀어낸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여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삶의 교훈들은

저자만의 재치있는 희화법과 비유적 표현들을 이용해서 적어서

책을 읽는 동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결국 삶은 무엇인가?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살아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러 이야기로 통해 들려주는 저자.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과 맛을 내는 [ 꿈꾸는 강변 ] 이다.

산다는 건 결국 꿈을 꾸는 일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 중 가장 좋은 것이 있다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일 게다.

강물이 저 혼자라면 어찌 빛을 내겠는가. 햇빛에 반영되어 더욱 아름다운 것을….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 저 혼자 뱉어내고 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 출판사에서 책을 후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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