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2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오딧세이 1 에서는 예수의 12 제자 중 한 명이었던 도마가 인도에 와서 매우 차별적이고 비인간적인 카스트 제도를 목도하고는 시스템을 개혁하려고 시도하지만 귀족들에 의해서 실패하고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와 왕의 신임을 받고 공주와 결혼하게 되지만 결국 도마의 개혁이 실패하게 됨으로써 공주가 제 3국으로 망명을 하게 되는 과거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능력은 있지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꼿꼿함으로 인해서 동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배척당하여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건축 천재 한수혁에 대한 현대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1권은 인도 공주의 망명이 우리나라의 특정 지역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희미한 단서만을 남긴 채 끝났다. 따라서 그녀의 이야기로 오딧세이 2가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쌩뚱맞게도 오딧세이 2는 미군과 한국군이 손을 잡고 군사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들이 먼저 시작된다. 일명 “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 ” 라 불리는 작전에서 한국군은 파키스탄의 한 지역인 와지리스탄 지역의 탈레반 일당들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미군이 알아서 한국군에게 특수전 요청을 한 이유는, 와지리스탄이라는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강인한 부대가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이 작전은 탈레반이 구축한 동굴 진지에 그들이 “ 옐로우 케이크 ” 라고 부르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농축 우라늄이라고 예상되었던 이것은 사실 탈레반이 그들의 군자금을 얻기 위한 하나의 보석 종류라고 미군에 의해 추측되고 있다. 그런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성 중사가 비밀 창고 자루 속에서 어떤 것을 찾아낸다. 그것은 손아귀에 쏙 들어갈 크기 정도의 시각적으로 푸석푸석한 표면 느낌이 있는, 솜사탕처럼 가벼운 납작한 돌덩어리였다.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어떤 의미이기에 합동 작전을 펼치면서까지 그것을 찾아내려한 것일까?


한편 수혁은 펠드 스파 홀딩스의 사장인 헨리 유의 리드로 제주 테마파크 건축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는 심하게 배척을 당해서 외로움에 시달렸던 그 전 회사에서 벗어난 것에 해방감과 큰 자유를 느낀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고용이 다소 불안한 이 회사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던 어느날, 제주 테마파크 건축을 위해 미국에서 디자인을 할 팀들이 제주도에 들어오고 한수혁은 그들은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장인 헨리 유는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을 가진 테마파크를 만들라는 주문을 하고 수혁은 그런 식으로 화두같은 단어만 툭 던지고 가버린 사장 때문에 난감하다. 디자이너들을 관리하는 역할만 하면 되는줄 알았던 수혁은 이제 테마파크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짜내야 한다. 수혁은 헨리 유 사장이 납득할 만한 마스터 플랜을 기획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한 미국 디자이너들을 이끌어서 제대로 된 테마파크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오딧세이 2 에서는 본격적으로 제주의 테마파크를 구상하는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한국군을 작전에 투입시키는 미군 대령. 그는 왜 굳이 한국 군인들, 특히나 특전사 부대들을 암벽 등반까지 시키면서 특정 지형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펠드 스파 홀딩스의 모회사의 회장인 스티글리츠 회장이 등장하는데 그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신의 건물 한 층을 동양화로 메울 정도로 동양화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한국의 건축물에 대한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이 있어서, 결국 그가 이 테마파크를 이끄는 주요 인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은근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들을 이끄는 총 책임자인 마크 페린이 등장한다. 그는 기존의 마스터 플랜을 엎고 6개월 만에 새로운 플랜을 짜고 설계까지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를 수혁에게 묻고 있다. 그리고 한수혁에게 테마 파크의 개념부터 처음부터 다시 잡고 들어가야 되는 것 아닌지를 묻는다. 갑자기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처지에 놓인 한수혁!! 그전까지는 비록 왕따를 당하고 외로움을 있었지만 안정된 직장에서 해고 위기 없이 다닐 수 있었는데 이젠 자신의 머리와 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모든 위기는 기회를 품고 있는 법! 이제서야 한수혁의 능력이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본인과의 싸움에 돌입하게 될 한수혁... 한국적인 테마파크란 과연 무엇일까?


장장 7권에 달하는 많은 책의 일부분이기에 아직은 책 내용의 조각만 엿본 느낌이다. 오딧세이라는 큰 강을 이루고 있는 여러 물줄기 중에서 이제 두 개 정도 엿본 셈이다. 작가는 건축의 전문가이신 만큼 이 책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으신 것 같다. 그런데 아직은 예수의 제자였던 도마와 공주 그리고 한수혁과 헨리 유로 이어지는 접점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뒤로 가면 갈수록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역사와 환타지 그리고 건축의 결합인 이 책... 매우 장엄하고 신선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후원받아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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