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의 지혜 -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아홉 가지 성격 유형, 개정판
돈 리처드 리소.러스 허드슨 지음, 주혜명 옮김 / 한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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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내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심리학과 영적 탐구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과학과 종교, 서양과 동양의 통합이라고 할까? 성격은 심리학에서 주요한 주제로 다루는 것이지만, 영적 탐구에 있어서는 그다지 크게 주목하지 않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아를 하나의 환영으로 보는 동양의 영적 전통에 있어서 성격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영적 탐구의 노정에서 성격은 출발점이면서 장애물이자, 궁극에 있어선 화해를 통한 극복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성격을 분석하는 여러 도구가 있지만 에니어그램은 기하학적 도형이 주는 신비감과 더불어 성격의 발달에 관한 역동적인 관점을 제공해 준다.

 

공저자인 돈 리처드 리소와 러스 허드슨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해서 단순히 에니어그램이란 성격유형 분석의 방법론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격의 이해를 통해 어떻게 성격 너머에 존재하는 '우주적 본성'과 합일할 수 있는가란 영적인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에니어그램이 보여주는 아홉가지 성격 유형은 우리가 잃어버린 본성과의 연결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성격이 본성을 대신하는 것이란 말이다. 성격이란 불완전한 대체물과의 동일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성격 그 자체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이해가 필요하다. 성격의 개조나 행동의 교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의존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이미 온전하게 존재하는 본성을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들어온 문이 곧 나가는 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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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하루 공부의 가격이 얼마라고 생각하니? - 중.고생들 공부의 미래가치 교실밖 교과서 시리즈 1
조안호 지음 / 행복한나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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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가장 설득력있고 효과적인 가치의 척도는 바로 돈일 것이다. 특히나 아직 인생과 사회에 대한 가치 판단 능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돈이 가지는 매력은 어쩌면 어른들의 그것보다 더할 수 있다. 돈의 생산보다는 소비에만 익숙한 그들은 돈의 교환가치만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너희는 하루의 공부가격이 얼마라고 생각하니?>는 굉장한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책이다. 별로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고생한다' 수준의 부모 잔소리가 아니라 자분자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활용해 공부를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구체적인 금액으로 얼마 정도의 이익인지를 설명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하는 자괴감이 들면서도 이렇게까지라도 해서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공부는 외롭고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를 얻기 위해 인내하고 희생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경험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얻을 수 있는 공부의 가장 큰 효용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그 공부의 결과로 인해 여러가지 부수적이면서도 중요한 변화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부라는 훈련, 자기 단련 과정은 쉽게 다른 영역으로 전이가 가능한 자존감을 형성하여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저력을 만든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 누구도 그 길을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리고 누구도 쉽게 거기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는 사람도 없다. 고통스러우면서도 불확실한 과정, 그 힘든 여정 가운데 우리 아이들의 뼈와 근육이 단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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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를 위한 재미있는 어휘 교과서 1 십대를 위한 교과서 1
서보건 지음 / 뜨인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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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은 단순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양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휘력은 곧 사고력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복잡한 내용의 사실을 일정한 어휘로 개념화하는 것은 고차적인 사고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요새 아이들의 어휘력은 빈곤하기 그지없다. 빠르고 단순한 디지털 자극에 익숙한 아이들은 익숙치 않은 한자어나 외래어로 된 개념어를 불편해 하기 때문이다.

 

<십대를 위한 재미있는 어휘 교과서>는 출판사의 광고나 제목에만 속지 않는다면 꽤 괜찮은 청소년 교양서다. '교과서'란 말이 주는 '학습 관련 참고서'의 느낌이 살짝 있지만 주로 시사 교양과 관련된 어휘를 요령있게 정리한 책이다. 시간적으로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정치, 경제, 사회 현상과 관련된 용어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시사용어 사전이라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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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주해 - 현대불교경전시리즈 1
한암대원 지음 / 현대불교신문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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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드러낸 경전이다. '반야'는 곧 '지혜'요, '지혜'는 곧 우리 본래의 '마음(心)'이고, '마음'이 곧 '길(經)'이다. 260여 자에 불과한 짧은 경전이지만 그 심오한 내용을 제대로 드러낸 해설서나 주해서는 흔치 않다. 과거 송광사 방장이셨던 구산 스님의 <대전선사 주 심경>이나 경봉 스님의 <반야심경> 주해가 그나마 교리적 해설이나 문자 주석을 벗어난 저술이었다.

 

최근 충남 공주의 학림사 오등선원에 주석하고 계신 한암 대원 선사가 강설한 <반야심경>은 선의 입장에서 반야 지혜이자 우리의 본래 면목인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보인 훌륭한 주해서라 할 수 있다. 송나라 때 '무구자'란 한 도인이 <반야심경>에 주해를 하고 송을 단 것을 교재로 참선하는 학자들을 위해 틈틈이 소참법문한 것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무구자 도인의 유불선을 회통시킨 주해도 훌륭하지만 용성 스님에서 고암 스님으로 이어진 법맥을 이은 명안 종사인 한암 스님의 강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공부하는 이를 위해 요긴한 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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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 - 영적 여정의 굴곡을 지혜롭게 넘어가기
아디야샨티 지음, 정성채 옮김 / 정신세계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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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디야샨티의 <The End of Your World>의 번역본(<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이 출간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국내에 소개되어 약간 놀라운 감도 있지만 그만큼 이제 우리나라 명상계나 도판도 글로벌화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적 여정에 있어서의 글로벌화, 또는 전통적 영성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이 눈 푸른 스승 아이댜샨티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일본 선의 전통에서 출발하였으나 전혀 과거의 답습 없이 주체적이고 신선한 가르침을 펼치는 그는 동양과 서양, 과학과 종교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손색이 없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깨어남'(견성) 이후에 벌어지는 영적 과정에 대한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희귀한 것이다. 동양 전통에서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구전을 통한 부촉이 있어 왔으나 매우 비밀스런 어떤 것인양 숨겨져 왔었다. 동양으로부터 깨달음의 영성이 전래된 서구의 경우는, 아디야샨티의 언급처럼, 이제 곳곳에서 영적인 깨어남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까닭에 이와 같은 지침, 안내가 필요한 시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의 친절한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깨어남'이란 것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오해와 잘못된 관념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깨어남의 체험, 소위 깨닫게 되면 더이상 일상의 자질구레하고 비천한 감정이나 생각으로부터 일시에 해방되어 영원한 평화와 고요 속에 머물 것이라는 류의 그것들 말이다. 동양에서도, 특히 선에서도 돈오돈수와 돈오점수란 표현으로 깨달음 이후의 양상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디야샨티는 스쳐지나는(순간적인) 깨어남과 머무는(영속적인) 깨어남이란 표현으로 그것들을 대신한다.

 

 돈오돈수, 즉 한 번의 깨어남으로 영원히 그 상태에 머무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지만 실제의 경우, 아디야샨티를 포함하여 대다수 동서고금의 영적 거인들은 돈오점수, 깨어남의 체험 이후 그 상태가 좀더 성숙되고 안정화 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깨어남 이전과는 달라진 정신적, 육체적 조건으로 인한 혼란과 변화의 과정에서 적절한 지도와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깨어나기 이전보다 삶이 피폐해지는 경우도 있다. 흔히 보림이라 불리는 이 과정의 중요성을 옛 선사들은 티끌 하나라도 눈에 들어가면 허공꽃이 어지러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디야샨티는 진정성, 모든 것에 수용적이면서 열린 자세, 자기 안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허용하고 인정하는 정직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서구화된 오늘날의 동양의 구도자들에게 좀더 오늘날의 살아있는 언어로 진리를 전하는 서양의 스승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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