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 - 영적 여정의 굴곡을 지혜롭게 넘어가기
아디야샨티 지음, 정성채 옮김 / 정신세계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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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디야샨티의 <The End of Your World>의 번역본(<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이 출간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국내에 소개되어 약간 놀라운 감도 있지만 그만큼 이제 우리나라 명상계나 도판도 글로벌화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적 여정에 있어서의 글로벌화, 또는 전통적 영성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이 눈 푸른 스승 아이댜샨티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일본 선의 전통에서 출발하였으나 전혀 과거의 답습 없이 주체적이고 신선한 가르침을 펼치는 그는 동양과 서양, 과학과 종교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손색이 없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깨어남'(견성) 이후에 벌어지는 영적 과정에 대한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희귀한 것이다. 동양 전통에서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구전을 통한 부촉이 있어 왔으나 매우 비밀스런 어떤 것인양 숨겨져 왔었다. 동양으로부터 깨달음의 영성이 전래된 서구의 경우는, 아디야샨티의 언급처럼, 이제 곳곳에서 영적인 깨어남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까닭에 이와 같은 지침, 안내가 필요한 시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의 친절한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깨어남'이란 것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오해와 잘못된 관념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깨어남의 체험, 소위 깨닫게 되면 더이상 일상의 자질구레하고 비천한 감정이나 생각으로부터 일시에 해방되어 영원한 평화와 고요 속에 머물 것이라는 류의 그것들 말이다. 동양에서도, 특히 선에서도 돈오돈수와 돈오점수란 표현으로 깨달음 이후의 양상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디야샨티는 스쳐지나는(순간적인) 깨어남과 머무는(영속적인) 깨어남이란 표현으로 그것들을 대신한다.

 

 돈오돈수, 즉 한 번의 깨어남으로 영원히 그 상태에 머무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지만 실제의 경우, 아디야샨티를 포함하여 대다수 동서고금의 영적 거인들은 돈오점수, 깨어남의 체험 이후 그 상태가 좀더 성숙되고 안정화 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깨어남 이전과는 달라진 정신적, 육체적 조건으로 인한 혼란과 변화의 과정에서 적절한 지도와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깨어나기 이전보다 삶이 피폐해지는 경우도 있다. 흔히 보림이라 불리는 이 과정의 중요성을 옛 선사들은 티끌 하나라도 눈에 들어가면 허공꽃이 어지러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디야샨티는 진정성, 모든 것에 수용적이면서 열린 자세, 자기 안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허용하고 인정하는 정직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서구화된 오늘날의 동양의 구도자들에게 좀더 오늘날의 살아있는 언어로 진리를 전하는 서양의 스승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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