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연하다. 뿌연 희색빛 사랑. 마치 사랑을 할 때 뇌와 몸이 따로노는. 몸은 옆에 있어도 뇌는 멀리 가버린 서글픔

T와 함께 살면서 T의 수첩을 몰래 펼쳐본 적이 있다. 나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나란 존재가 T의 수첩 속에서만 실답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지하 칸막이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땅에 묻힌 장독 같은 지하 책방에서 책을 팔거나 대여하고, 밤이면 곁달린 쪽방에서 화투를 치고 생크림케이크를 먹었다.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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