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만났습니다
크리스토프 쇤보른 지음, 후베르트 필립 베버 엮음, 신동환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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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것은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그런 진실은 결실을 가져옵니다!

(본문 109쪽에서)

 

 

"어린이 여러분, 자비는 무엇일까요? 어렵지 않아요.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학교 생활 잘하고 착하게 생활하면 되는 것입니다."


지난주 어린이 미사 시간에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자비란 무엇일까?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의 예수님, 자비의 희년....

수많은 자비들이 성경 속에, 미사 안에서, 기도를 하면서 튀어나오지만 정작 자비(慈悲. mercy)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네이버 사전을 뒤져보았다. 1 .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엾게 여김. 또는 그렇게 여겨서 베푸는 혜택.  2 . <불교> 중생즐거움주고 괴로움없게 .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만났습니다 읽으며 이미 하느님과, 그리고 자비와 만난 나는 왜 그것을 인식하지 못 하고 사는지 또 한번 반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 곳곳의 아픔과 고통이 만연하는 작금의 현실에, 하느님 자비가 마음 안 깊숙이 와 닿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고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이 책을 읽기로 했다. 그러자 아래와 같은 문장들이 쏙쏙 눈이 들어왔다.


 

정의가 없으면 자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비에는 어느정도 엄격함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아내지만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18p)

 

예수님이 굉장히 까다롭게 자비를 베푸셨다는 사실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입니다. 예수님은 가나안 여자를 매몰차게 대하셨고,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씀을 하셨으며, 원하는 것을 곧바로 들어주시기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자비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91p)

 

죄인들도 자비를 입을 수 있습니까? 예, 자비를 입을 수 있습니다. 무한정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실성과 참회 입니다. 자기 정당화만큼 마음을 완고하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105p)

 

자비를 절대적 우위에 둔다는 말이 악이나 정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거에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정의와 자비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자비 때문에 예수님은 목숨을 잃으셨습니다. 자비를 청하기 위해 예수님은 생명을 바치셨습니다. (259p)


마구잡이의 전제조건 없는 자비는 아니었던 것이다!

통신성서 공부를 하면서 바오로 사도의 영성에 관하여 많이 궁금해졌다. 예수님을 직접 만나지 못하였으나 그는 열성적으로 말씀을 전파하였고 가장 적극적으로 자비를 받아 실행한 사람이다. 하느님을 만난 영성체험을 반드시 찾으라고 하셨던 사순시기 특강 말씀도 생각이 났다.

 

나를 굳세게 해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여기시어 나에게 직무를 맡기셨습니다.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음이 없어서 모르고 한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우리 주님의 은총이 넘쳐흘렀습니다. 이 말은 확실하여 그대로 받아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당신의 한없는 인내로 대해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당신을 믿게 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 영원한 임금이시며 불사불멸하시고 눈에 보이지 않으시며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 영예와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1티모 12-17)


 

영적 자선 활동 중에서 자비의 신비를 가장 심오하게 실천하는 활동은 '우리를 모욕한 사람들을 기꺼이 용서하는 일' (205p)이다.  하지만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기 보다 가까운 이웃에게, 친구에게, 나보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마음 한 켠 내어줄 수 있다면 바로 자비를 실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사심없는 선행, 진심어린 반성, 의무가 아닌 은총으로서의 고해성사를 함으로써 부활기간 내내 자비로운 마음을 실천한다면 아마도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비의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 - 가톨릭 전통교리의 자선활동 7가지가 바로 여기 있다. (182p) 이 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일까? 그것을 나의 소명으로 삼고 앞으로의 남은 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육체적 활동 7가지: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 음식을 주는 일, 목마른 사람들에게 마실 물을 주는 일, 타지에서 온 사람들을 집에 맞아들여 잠자리를 제공하는 일, 헐벗은 사람들에게 입을 옷을 주는 일, 병자들을 간호하는 일, 포로들을 방문하는 일, 죽은 사람들을 위해 장례를 치르는 일

 

*영적 활동 7가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는 일,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 죄인들을 올바른 실로 이끄는 일, 모욕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는 일,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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