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산
나는 집과 도서관을 왕복하는 일상을 살아왔지만, 더는 ‘남자들의 집‘에서 그들의 언어와 씨름하고 싶지 않다. 길 위에서살아보리라. 모든 짐을 정리하고 집을 떠나 부초가 되어보자.《부초(浮草)를 다시 집었다. 예전에 읽을 때와 달리 완벽한 절망이 왔다. 여자인 내게 어떻게 "하늘이 천막" (1977 민으사 361쪽)일 수 있겠는가. 성폭력부터 생각났다. 아주 먼 흐나도 길 위에서 살기 위해,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