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받아들고는 분명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손꼽히는 갑부가 아니고서야 동물원을 샀을리가 없으니까. 산뜻해 보이면서도 특별하게 당기지 않는 표지 덕분에 한참을 망설였다. 책장을 넘기기까지도 오랜 시간을 두었지만, 6월에 완독한 책을 8월에 서평을 쓰고 있으니 이것참...에세이를 좋아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내 안테나는 자꾸 책을 반기지 않았다.... 소설이겠거니, 시작한 책은 실화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실제로 일반인의 신분으로 동물원을 매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책 소개를 검색하면서보니 올 12월에 맨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도 탄생한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영화 개봉전에 원작을 읽어주는 쎈쑤~~를 발휘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칼럼니스트였던 벤저민 미. 그는 어느날 쓰러져가는 동물원 하나를 사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온전한 정신을 가진 일반인이 감히 꿀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는 시크릿 법칙을 알았던지~~ 당기고 당겨서 결국 동물원을 사기에 이른다. 어머니와 투병중인 아내, 자녀들과 형제들 가족까지 일심동체가 되어 한가지 꿈을 꾸고 발로 뛰니 어느순간 그들은 동물원의 주인이 되어있었다. 오호, 내용을 정리하니까 딱 여기까지인 것 같으네,,

 

사실 제목만 보더라도 내용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 동물원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 그렇다고 동물에 대한 지식이 깊은 것도 관련 업종에 종사한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님에도 말이다.. 그와중에 아내는 투병생활을 시작하고 그것과는 별도로 바쁘게 동물원 운영을 해나가고... 벤저민 미의 이야기는 영국 BBC를 통해 방영되면서 굉장히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는 매입하게 된 동물원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고 동물 하나하나에 이름까지 지어주는 쎈스만점에 자상한 주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책의 첫머리에 보면 그의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의 일상과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규모가 크고 뭔가 대단한게 나올 것 같은 이야기가 술술 읽히지 않는 것은 왜 일까? 모든 에세이가 피부에 와 닿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지만, 그가 너무나 감격에 벅차서 꺼내놓는 이야기들이 진부하게까지 느껴진다.

 

 

 

사실 어머니를 설득하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워낙 모험심이 강한 데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이었다. 어머니가 일흔셋 되시던 해에 어머니를 모시고 사자 보호구역에 간 적이 있다. 사자가 수염 한 가닥만 실룩거려도 아드레날린이 확 분출되어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놈들 턱 밑을 살살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유, 정말 예쁘지 않니?”---p.47

던컨 형이 뛰어들어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 한 마리가 탈출했어!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야!”
그러더니 쌩하니 다시 달려나갔다. 나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일으켰다. 이때만큼 기분이 묘했던 적도 드물지 싶다.---pp.88-89


“뭐 하고 있었어?”
“어, 방금 재규어 한 마리한테 마취총을 쐈거든. 녀석이 완전히 잠든 것 같아서 우리 안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어. 가서 들것으로 실어 내와야지.”
잠시 침묵.
“뭐 거기나 여기나 정신없긴 마찬가지구나. ”---p.243

이 더할 나위 없이 위험한 동물을 운반하는 동안 얼마나 곤혹스러운 심경이었는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나는 어쩌다 보니 또다시 머리 쪽을 잡게 되었고, 그건 정말이지 끔찍한 경험이었다. 태미의 머리는 커다란 수박 덩어리보다도 크다. 30초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태미가 눈을 번쩍 뜨는 재앙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걸었다. 상자 안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태미를 안으로 밀어넣은 뒤 문을 내리고 단단히 빗장을 걸었다. 그러고 나자 갑자기 분노가 솟구쳤다.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에. p.267-268

 

 

 

일분일초가 다급하고 위험스럽게 보이는 그들의 일상이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와우, 내가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 더불어 경험해보지 않고 보편화되지 않은 이야기가 이렇게 다른나라 이야기처럼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향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발로 뛰고 결국 성과를 얻어내었다는 것 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인정하고 싶다. 그는 암으로 투병중인 아내를 잃었다. 이 모든 일들이 동물원을 인수하고 운영을 배우는 과정에서 일어났지만, 그가 꾸던 꿈을 이루었다는 것, 아내가 그 과정을 함께 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과연 우리는 가슴에 담은 꿈을 얼마나 이루고 살아갈까? 그게 큰 꿈이건, 작은 꿈이건 말이다. 그리고 그런 꿈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며 살고 있을까? 지금 내 나이는 늦은 나이일까, 아니면 이른 나이일까?.. 책을 읽기전 기대에는 많이 못 미쳤던 조금은 지루한 작품이었지만,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를 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 이루어, 정말 '꿈 같은 인생'을 사는 그들에게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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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10년을 넘는 직장생활을 끝내고 전업주부로 살아가기 시작했을때 최대의 고민은 바로 '집안일'이었다. 그중에서 핵심인 '청소'는 절대적으로 내 체질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청소나 정리정돈도 나름대로의 비법이 있던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많았었다. 참고로 난 7년차 주부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 처음엔 집안일이 너무 힘들었고 노동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계절이 바뀜과 동시에 옷장을 정리해야 할 싯점이 왔는데 우리 집에 쌓인 많은 옷들을 보니 답답하기만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옷장과 신발장을 정리하니 버려야할 옷과 신발이 산더미가 되었다. 이 모습을 본 친정 엄마가 재활용품에 버리지 말고 그냥 두라고 하시는 통에 얼마간 그 짐들은 집안에 가지고 있으려니 속이 다 답답할 지경이었다. 어디 고물상이라도 가져가서 돈으로 바꾸시려나.. 생각했는데 왠걸... 엄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옷이 필요한 좀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셨다고 한다. 사실 내가 버린 옷과 신발은 한번도 제대로 착용해보지 않은 것들도 상당 수 있었고, 그럼에도 버렸던 이유는 몇년이 되도록 한번 입지 않으니 앞으로도 입을 일이 없다는 결론에 큰 맘을 먹고 정리했던 것이다.
 
<버림의 행복론>을 읽기전 제목만 보고 '버리면 좋은게 뭐 있을까? 아,, 맞아 욕심이지..'라는 단순한 생각만 했었다. 저자인 야마시타 히데코는 '클러터 컨설턴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집 안에 넘쳐나는 물건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물건과 물건들 사이의 관련성을 검토하여, '불필요*부적합*불쾌'한 물건을 어떻게 치울지 조언하거나 돕는 것'이 그녀의 일이라고 한다. 어허,, 단순히 물건을 버림으로써 행복을 느끼라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되찾게 해주는 길라잡이"라는 추천사에 맞게 그녀는 '단.사.리'라는 개념과 함게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What's 단사리?
 
물건은 사람에게 쓰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은 '단(斷)'
   물건의 양과 질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끝까지 쓸 수 없는 물건, 필요 이상의 물건의 흐름을 '단'단절해간다. 
 
물건은 지금 쓸 것 이외에는 필요한 곳으로 보낸다, 버린다는 뜻의 '사(捨)'
   예전에 쓰던 물건이지만 지금은 필요치 않다면,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마냥 보존, 보관, 수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사'하기, 즉 서둘러 보낸다.
 
물건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음으로써 아름답다, 내게서 떠나게 한다는 '리(離)'
   물건과 자신에게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단'과 '사'를 반복하며, 지금의 나에게 상응하는 물건을 고른다. 엄선된 물건들은 각각 알맞은 자리에 돌아가도록 '리', 즉 집착에서 벗어난다.           P226
 
 
 
책을 읽으며 약간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나뿐 아니라 일본의 다른 주부들고 온갖 살림과 잡동사니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나 또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수 많은 옷과 신발을 버렸지만 다음에 다시 열어보니 그 중에서도 정리할 물건들이 또 눈에 들어와 한번 더 정리를 해야만 했다. 그런 경험을 갖게 되니 여러 수납장과 찬장속에 들어있는 살림들이 신경쓰이게 되었고 결혼하면서 준비한 한번도 쓰지 않은 찻잔과 그릇들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아호~ 그렇담 난 책을 읽기도 전에 단사리를 몸으로 실천하는 중이었던가?ㅋㅋ 그래서인지 단사리를 행하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마음과 정신적인 안정에 대해 상당히 공감이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있으면 그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거의 다른 일들을 할 수가없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연스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많다보니 내 상태가 그러했었다. 집안에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고,,임신한 몸으로 무리를 해서 정리하기는 어려우니 미루고 미루다 아기가 몇개월이 되고나서부터 정리를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했던 건 '가지지 않으면 정리할 것도 없다는 것'과 '지금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언젠가>를 위해 대기중인 살림들에 대한 대책없는 미련'이 여러면에서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전체를 다 확장해 놓은 35평이 아파트에 살면서, 수납공간도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살림들... 이제 그 물건들과 나와의 관계가 '살아있는지'와 물건이 아닌 '나'를 주체로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들은 계절이 바뀔 때가 되면 자주 "입을 옷이 없네!"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장롱 속에는 옷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앞으로 입지 않을 옷인데, 아까운 마음에 그냥 놓아둔 것'이라고 말하겠지요. 이렇게 있는데 없고, 없는데 있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때 나는 '이것을 처분하는 일이야말로 집착을 떨쳐낼 수 있는 '실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과 입지 않은 채로 방치해 두었떤 옷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즉 '애착'이 아닌 '집착'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그렇구나.우선 장롱 속부터 정리해 보자!'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p45
 
'아깝다'고 해서 그저 챙겨두는 것이 아니라 '아깝다'면 나누어줍시다. 아까우니까 언젠가 필요한 때를 위해 보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필요로 하는 곳에 물건을 보냅시다. '아깝다'를 보다 큰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물건을 순환시키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는 것도 훌륭한 단사리 방법 중 하나입니다. p148
 
 
 
작년부터 책장정리는 4번정도 한 것 같다. 아이는 반복해서 책을 보니 정리할 것이 없었고 나는 읽었던 책 중에서 소장하지 않아도 되는 책들을 골라 100권정도 기부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필요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고, 얼마전 다시한번 책장 정리를 하면서 몇 십권의 책을 또 골라놓게 되었다.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으면 정리할 것도 없겠지만, 나는 아직 그 단계에는 이르지 못해서 살림도 옷도 책도 정리해도 또 정리할 것들이 늘어간다. 하지만 어느정도 청소와 정리정돈, 소유에 대해서 개념을 알아갈 즈음에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을 상당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을 살짝 보더라도 <버림의 행복론>은 단순히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물건과의 관계, 나와 내주변의 상태와 관계를 돌아보고 이를 계기로 묵혀있던 나의 과거를 털어버림으로 '인생 대청소'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인연을 끝낼 때가 오면, 깨끗이 손을 떼는 것. 물건, 그 밖의 모든 것과 그렇게 헤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사리가 바라는 바입니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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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 이런건 머리가 기본적으로 되는 사람이니까 할 수 있었던거지. 아무나 할 수 있겠어? "
 
 
요즘 책 읽을 시간도 없이 빠듯한 집안일을 하고 있는 내가 주말내내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신랑이 관심을 갖는다.
그리곤 잠시 내려놓은 책을 집어들곤 <알파벳도 모르던 축구선수에서 독학 4년 만에 사법시험 합격!>이란 문구를 보자마자 한 마디 던지고 만다.
참고로 우리 신랑은 젊은 시절 할일이 없을때 책 몇권 본게 다라는 ㅋㅋ 그래서 내가 책을 좋아해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평소 입버릇 처럼 이야기하는 분이시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구, 저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책을 안보는게지... 쩝--;;'.
 
나는 자주 생각한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단연 자기계발 분야의 책이라고. 물론 에세이도 그렇고 말이다. 잘못 선택했을 경우 최악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자기계발분야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머릿속에 지우지 않고 있는 이 분야의 책이 있는데 (아,, 또 이야기하네 ㅋㅋ) 바로 <프라임타임 http://momfariy.blog.me/80100036379 >,<토요일 4시간 http://momfariy.blog.me/80130274739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최근에 읽어서 기억에 오래 남는 것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간관리에 대한 내용이기도 했고 그 내용이 현실적이면서도 너무나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데 오늘 난 그런 책 한권을 또 접하게 되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당신이 정말로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일을 찾았는가?   P8
 
 
실제로 4년만에 사법시험을 합격한 이중재 변호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는 10년동안 축구만 했던 사람으로 흔히 운동을 하는 사람은 공부를 못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학생의 신분으로도 자신의 이름조차 영어로 쓸 줄 몰랐던 사람이라고 한다.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니 조금 심각했던 지경이었나보다. 그는 축구를 그만두고 대학생이 되어 처음 '공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우리 같으면 생각도 못했을 중학교 단과반에 등록해서 수업을 듣는 등,,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뤘는데 합격하게 되고, 민법이 재미있어(?) 더 파고 들고 싶은 욕심에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는데,,, 결론은? 그는 지금 당당한 변호사가 되어있다.
 
자, 이정도만 보면 우리 신랑이 앞서 이야기했듯이 '기본적인 머리가 있는 사람'이기때문에 가능했을거란 생각이 마구마구든다. 더불어 이 책에서 그의 과거사와 이뤄낸 업적들에 대해 자랑이 늘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들었는데, 왠걸.. 나같으면 자랑했을 만한 그 일들을 그는 시끄럽게 떠들어대지 않는다. 대학생이 되어 중학생 단과반에 등록을 했다.. 는 것만 보더라도 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된다. 그는 그런 열정에 대해서, 그리고 뒤늦게 시작한 공부에 대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정보들을  많은 후배들에게(물론 여기서 말하는 후배는 인생의 후배다) 전해주고자 했다. 이로써 마음까지 넓은 사람으로 등극. 꽝꽝꽝!!
 
 
 
물론 나도 공부에는 때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특정 시기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는 '때'란 일종의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즉, '공부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이다. 미국 명문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한 남학생 역시 이와 같은 매락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 공부는 꼭 하고 싶을 때 해야 능률도 오르는 것 같아요." 이처럼 어떤 것이든 꼭 하고 싶을 때 해야지만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외부 요인 때문에 억지로 무언가를 할 때에는 그것을 '일'로 느끼지만,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할 때는 '놀이'로 느끼기 때문이다. P 27
 
시위를 떠난 화살은 되돌릴 수 없듯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인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 아픈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모두에게 24시간 1,440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시간이 없다'라고 투덜거리며 목표를 이루지 모하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일까?   p35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일에 익숙해져 왔다. 성적과 취업 하다못해 차를 장만하고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일까지 남을 의식하고 그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운동과 공부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경쟁 상대, 두려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이면 단 5분이라도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고, 저녁이면 놀러 나가고 싶은 욕망을 이겨야 했다. 중요한 것은 장기전인 공부라는 게임에서 꾸준히 오래살아남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나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잊지 말자. p131
 
 
일단,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의 이야기라고해서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다. 그는 셀러던트라 불리는 현대 셀러리맨들이 알아두면 좋은 공부 방법들과 10년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준다. 또 그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알아낸 능률적인 공부 방법들을 세세히 이야기 해준다. 사실 책을 접는 일을 절대 안하는 내가 메모지를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많은 책들은 꼭 한 귀퉁이를 접어가면서 읽는다. 책을 다 읽고 났을때는 아래같은 상황이 되었는데, 그것도 책이 너덜거릴까봐 추려가면서 접어놓은 부분들이다.
 
 
 

 
 
 
실제로 이중재 변호사가 겪은 일들을 기록하다보니 에세이를 읽는 듯이 술술 읽혔던 점도 책의 재미를 더해주었지만,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유명인들의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미래를 꿈꾸기에 늦었다고 생각했던 매일을 반성하게 해주기도 한다. 항상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고 분주하고 움직이려고하는 나임에도 무언가 허전하고 뚜렷한 목표를 잡기가 힘들었는데, 방향을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 당신의 10년뒤는 몇 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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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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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파워블로거들이 책을 내는 일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TV나 잡지를 통해서도 다방면에 능력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조금은 가까운(?)곳에 있는 분의 책이 출간되었다. 우연히 지나다 이웃으로 등록되어있는 '스윗 도넛'님의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몇몇의 파워블로거들을 이웃으로 등록해 놓은 나 이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블로그를 순회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가까운 지인들의 블로그를 방문할 시간도 없는 바쁜 아줌마라서 --;; 그래도 새 글이 올라오면 제목은 종종 보긴 하는데, 사실 이웃으로 등록되어 있는 '스윗 도넛'님은 이웃해제 목록에 살짝 올려놓은 상태였다. 내가 대충 보자니 글 쓰기에 대한 강의를 하는 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더불어 책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서평'을 쓰는 입장에서 글을 잘 쓰기위한 방법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글을 잘 쓰길 원할 것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단순히 글쓰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은 말도 조리있게 잘 할 것 같다. 더불어 그러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든 지식이 많아야 하니 좀 유식해보이는게 아닐 수 없다. 나 또한 블로그에 끄적거리기를 일삼는 사람중에 하나지만, 그렇다고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중간 이상은 되는지 종종 독후감을 써서 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고, 고등학교때 펜팔을 한느 친구를 대신해서 편지를 써준게 여러번 있었다. 더불어 친구들읜 연애편지까지.. 그래서일까? 글쓰기나 남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지만, 나에게 딱 한가지 글쓰기에 대해 해결되지 않는 과제가 있었다. 바로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해서는 요약을 하지 못 한다는 사실. 음훠, 이건 지금까지도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라는 것. 그래서 내가 그간 읽었던 책중에 정말 마음에 새길 정도로 깊이 있게 읽은 책들은 절대로 서평에 남아있지않다 --;; 각설하고..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난 이런 미해결 과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저자가 옆에서 이야기 하는 듯이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느것 하나 소홀하지 않게 세심하게 다루어 주는 부분이 천상 여자이지싶다~ 아무래도 그간 강의를 통해서 수 많은 사람들의 케이스를 보아왔기 때문에 축적된 노하우겠지만 말이다. 그런걸 우리는 편하게 앉아서 재미있는 책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니~~ 더불어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등장하는 실제 사례들. 그중에 단연 자신의 글을 등장시키는 것은 저자의 솔직한 모습까지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다.. 나도 '서평'이라는 전제하에 글을 쓰기도 하지만 뭐 거의 '독후감'수준이다.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들을 집어내는데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듯한... 과연, 내가 좋아서 책을 읽고 내가 기억하고자 서평을 남기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일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정말*20,000)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할 것 같다. 일상에서 메모를 하고, 영화관에서 메모를 하고, 필사를 하고, 첨삭 연습을 하고... 보통 사람들이 글 쓰기 위한 지침서라기 보다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완전 기초 지침서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독후감이건 서평이건 이왕 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가 제공이 잘 되면 물론 좋겠지만, 자유롭게 글을 쓰면서 그런 심적인 부담감까지는 갖고 싶지 않다.
 
책을 읽는 동안은 너무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듯이 잘 보았고, 저자의 이야기도 너무 쉽고 방법도 간결하여 이쁘고 좋은 글을 쓰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필히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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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3 - 완결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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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만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과 함께 두근거림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남자이지만 세심하면서 세련된 표현방식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 같다. 1권을 읽고 2권이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단번에 결말까지 이어 읽게 되었다. 이야기의 결말이 짐작이 되면서도 손에서 책을 내려 놓지 못 했다.

 

 

 

소녀 가장 윤아이는 마술사 리을에 대해 조금은 풋풋한 감정을 키워가게 되고 상류층 엘리트인 나일등은 윤아이에게 더욱 빠져들게 된다. 자신의 좋은 조건에도 아이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나일등은 공부를 뒤로하고 마술을 배워보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나일등의 캐릭터가 그의 성격을 잘 묘사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모두 제대로 표현되는데 그의 가족들만 과장되게 표현되는 것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드디어 자신의 길이 잘 못 된 길이라는 것을 알아챈 나일등은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면서 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윤아이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긴 것 처럼 나일등도 마술사 못지않게 완전 미남이라는...  현실에서 안주하지 못 하는 이상을 쫓는 마술사는 결국 어디론가 증발하게 되고 그렇게 윤아이와 나일등은 조금은 어른이 되어 간다.

 

 

웹툰을 거의 본 경험이 없기에 만화책과 비교하게 된다. 안나라수마나라는 구태여 많은 대사와 글로 이야기를 표현하지 않는다. 간결하게 그려진 그의 그림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의 그림은 참 세련되었고 그의 글은 마치 한편의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간결함 만으로도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나는 얼마나 어릴적 가지고 있던 희망을 지금까지 품고 있을까? 살아오면서 진정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꿈꾸며 살아 왔을까? 아니, 앞으로도 내가 그렇게 살아갈 시간이 과연 있을까? 어려운 환경이지만 아이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녀 또한 살아가기 팍팍한 세상에서 다른 이들과 같이 현실에 맞추어 급급하게 살 수 도 있었지만 마술사 리을을 통해 그녀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더불어 그녀와 마술사를 알게 되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 나일등. 이렇게 그 둘은 어렵지만 꿈을 놓지 않고 십대를 보내고 이제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

 

책을 덮은 지금도 궁금하다. 리을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는 정말로 존재했던 것일까?..

만화도 참 좋은 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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