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레네 - 홀로코스트에 맞선 용기와 희생의 기록
이레네 구트 옵다이크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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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어떻게 아직 영화화가 되지 않았을까? 쉰들러의 리스트보다 더욱 긴박했고 아직도 어리고 가냘픈 여자의 힘으로 그토록 가혹한 전쟁을 견뎌내고 또 사람들까지 구해냈는데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게 되었다. 1922년생인 이레네가 기억을 더듬어 구술을 하였고 그 내용들을 제니퍼 암스트롱이 집필하여 1999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의 주인공 이레네 구토브나는 2003년 캘리포니아의 자신의 집에서 눈을 감았다.

사진에서도 보이는 이레네는 구토브나 집안의 장녀로 태어났다. 폴란드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던 이레네가 경험했던 일상들은 2차 세계대전의 포화속에서 러시아와 독일군에 짓밟히는 폴란드의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러시아군들은 주둔하는 곳마다 여성들을 강간하고 폭행하였고 독일군은 길을 제 때 비키지 않는다는 이유로도 사람들을 쏘았고 유대인들을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들까지 목을 매달아 공개처형을 시켰다. 그러한 광경들을 이레네는 모두 경험했고 목격했다. 독일군이 던져올린 새는 새가 아니었다. 새가 아니었다. 이레네는 당시에 그 광경을 새라고 믿고 싶었다.

당시에 잘 먹지 못해서 여성으로의 발육도 제대로 못되었고 갸날프고 소녀같은 이레네였지만 스무살을 거치면서 조금씩 당당해진다. 금발에 푸른눈에 구트라는 성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독일계로 알고 있었기에 목숨을 건지게 되는 일들이 여럿 있어서 그녀의 외모가 아름답고 독일인다웠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거나 수용소에 끌려가 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는데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되고 살아가게 되더라도 굶주림은 해결되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다행히도 독일군의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같이 살고 있었던 이모와 여동생 야니나와도 연락이 결국 끊기게 되고 다른 세명의 여동생과 부모님은 예전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독일군의 지시로 진흙탕에서 노동을 하는 동생들의 소식을 듣게 된다. 어떻게 도움을 줄 길이 없었던 이레네는 결국 전쟁이 끝나고수소문을 했는데도 가족들을 찾지 못하고 만다.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어 결혼을 하고 1984년이 되어서야 그녀는 폴란드에서 살아있던 네명의 여동생들을 만나게 된다고 하는데 책에서는 그러한 내용까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그녀의 다큐멘터리를 꼭 보고 싶다. 왜 그녀만이 특히 더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을까. 종전직전까지 독일군 장교의 집 지하실에서 유대인 열명 이상을 숨겨주었고 숲에서 벙커를 파서 목숨을 구하게 해주었던 이레네...이레네 덕분에 임신했던 이다는 아들을 낳게 되었고 그 아이 로만이 서른살이 넘었을때 이레네와 만나게 되었다는 집필자의 후기에 역시 더 알고 싶어졌다. 정말이지 소설같은 자서전이었다. 그녀가 살아남아서 히틀러의 광기와 독일의 만행을 고발할 수 있었던 것은 신의 계시가 아니었을까. 꼭 한번 읽어볼 책이다. 주저없이 추천하련다.















(이 서평은 연암서가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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