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팔코네> 서평단 알림
마테오 팔코네 - 메리메 단편선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정장진 옮김, 최수연 그림 / 두레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카르멘 원작자라는 말에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타이틀만 가지고도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유가 충분히 되었다. 책 속에는 세가지 단편이 들어 있는데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담고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註)가 뒤어 있어서 읽기에 참 불편했다.

마테오팔코네 ★★
마테오는 코르시카의 섬에 사는 사격을 잘하는 의리깊은 남자다. 그의 아들인 포르투나토가 의리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그것을 알게된 마테오가 직접 심판한다. 변절한 아들도 나쁘지만 - 어쩌면 이 소설은 변절하지 말자는 의미 일지도 모르겠다- 어린아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단지 욕심과 의리사이에서 혼란스러했던 것인데.. 의리를 저버리는 일은 정말 무서운 일이란 걸 깨닫는 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잔인하고 인정사정없는 마테오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의리가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작품이다.

타망고  ★★★☆
르두선장은 흑인 노예선의 선장이다. 그는 군인이었지만 전쟁으로 팔을 잃어버린 후 흑인들을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을 짐짝처럼 취급하여 앉아 있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만 만들어 향해하는 모습에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노예상이었던 흑인 타망고는 노예들과 함께 노예선을 타게 되고 흑인들을 부추겨 르두와 선원들을 죽인다. 결말은 파멸이었다. 분명 흑인을 사람으로서 존중하지 못하고 사고 파는 백인들과 타망고는 나빴지만 그그렇다고 백인들을 갈기갈기 찢어 죽인 흑인들의 행동은 완벽하게 정당화될 수 없었다. 작가가 보여주려고 한 것도 그런 것 같았다. 결국 작가는 흑인과 백인 둘 모두의 편이 아니였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끝냈다.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아프리키인들의 순박한 이야기와 풍습 (특히 마마-좀보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일르의 비너스 ★★★★★
페레오라드는 고대 비너스상을 발굴했다. 비너스상은 완벽했고 아름다운 걸작이어다. 비너스상에는 무엇가 글이 적혀있고 그것을 파해치는 장면은 역사미스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비너스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신화적은 요소를 느낄 수 있었고 결국 마지막에는 판타지 요소까지 가미된다. 애매하고 여윤을 남기는 결말이 오히려 마음에 들어 세 단편 중에 가장 재밌게 읽었다. 혼자 마음껏 상상하고 비너스상의 아름다움과 음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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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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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꿈 뒤에
유미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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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쿠라이 아메는 추억을 생각해본다. 아빠와의 추억.. 산누에 나방의 유충, 자신의 이름의 유래, 나비 이야기, 나를 두고간 여자 츠카에.. 아빠가 나비를 찾아 떠난 동안 추억을 생각하며 아빠를 기다린다. 아빠는 만젤란장수제비나비를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온다. 혼자였던 아메의 외로움은 약간은 신경질적이게 변해있다. 하지만 곧 아빠가 돌아오자 둘은 코믹부녀가 되어 즐겁게 이야기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아빠와의 생활은 약간은 아슬아슬한 공중줄타기였다. 꿈 속을 지나는 듯한 느낌에 몽환적 분위가가 가득했다. 아빠와 지내는 동안 날 버리고 간 여자 츠카에가 찾아온다. 엄마는 한국드라마에서 줄곧 볼 수 있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결말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다. 한눈에 보아도 이렇게 되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결말이 중요하다기 보다 어린아이가 아빠와의 사랑와 우정을 피워내고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멋진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그것을 찾아내는 매력도 좋다. 아메의 핸드폰에 울리는 노래들을 찾아서 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특히 '꿈뒤에'를 들으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효과가 만점인 것 같다.

아빠에 대한 사랑과 엄마에 대한 무감각함을 가진 아이, 외로워하고  불안해보이는 아이, 아메에 이끌려 하나의 꿈을 꾸는 듯했다.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그 여자라고 지칭하며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취하는 아메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함께 위태로운 느낌과 약간은 음침한 느낌까지 받았다. 아메는 전래동화책을 읽고 싶어하며 전래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비와 꿈뒤에>가 바로 현대판 동화인 것 같다.

아름답지만 읽는 동안 장마의 비 속에 혼자 거닐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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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 수상작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5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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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이 책을 받고서는 종이의 색깔에 깜짝 놀랐다. 요즘은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그림이 들어간 컬러풀한 속지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새하얀 종이는 처음 봤다. 왜 이렇게 하얀 종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신선하다는 생각도 잠시 눈이 아픈 느낌이 들었다. 겉표지는 무척 깔끔하고 이뻤는데.. 제목이 참 귀엽고 무언가가 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표지도 반짝거리는 것이 확실히 시선을 끌어당기는데 한 몫을 했다. 

우시아나 마을에는 시골 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깊은 곳에 있는 마을이다. 청년이 하나 둘씩 떠나고 청년회에 남은 것은 삼십이 넘는 8명 뿐. 마을을 살리기 위해 그들은 도쿄의 광고대리점에 일을 맡길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각해 낸 것은 용신호수에 공룡을 등장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작은 시골마을의 기막힌 작전이 시작된다. 

소재가 참 흥미롭고 즐겁다. 마을 청년들의 순박하고 순수한 모습 그리고 꼭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 같은 마을의 모습이 너무 재밌다. 오로로콩, 거미버섯, 곰베새등 우시아나 마을만의 독특한 자연이 참 정겹고 신기하고 작가의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재밌는 소재들은 희대의 사기극이 되어버리고 사건은 점점 커진다. 나도 모르게 결말이 궁금해서 끌려갔지만 역시나 결말은 생각했던 방향으로 나아갔다. 일은 크게 벌려놓았지만 수습은 그저 평범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 것 같다. 예측가능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런 결론이 아니였다면 또 다른 면에서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읽기에는 좋다. 심오하거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독특한 소재와 순박한 시골청년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느낄 수 있다. 덤으로 잔잔하고 진실되어보이는 사랑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오는 작은 감동과 웃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사기극으로 확대되어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사소한 일은 아니지만..)

책 내용을 조금 확대 해석하자면 일본 농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농촌도 이와 비슷하다. 청년은 찾아 볼 수 없고 60대가 넘은 노인뿐인 시골 모습이 남의 일같지는 않다. (우시아나 마을에는 30대의 청년이 8명이나 있으니 그나마 좋은 편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이런 힘든 현실이 큰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고 이런 큰 문제가 순수한 농촌 총각들을  유쾌하지만 유쾌하지않은 사기극에 동참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조금 더 확대 해석하자면 농촌 현실에 눈을 돌려보자라는 말을 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가볍게 읽는다면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약간만 더 생각한다면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이 보이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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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구하기] 서평단 알림
애덤 스미스 구하기 - 개정판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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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어렵다.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는 걸 대학생이 된 후 알았다. 재테크 열풍이 불 때 나 또한 열풍에 휩쓸려 공부를 했다. 쉬운 것만 안다면 쉽겠지만 조금만 깊이들어가면 블랙홀에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 그때부터 쉽다는 경제학 책만 읽었는데 재테크와는 상관 없는 책이지만 경제학을 쉽게 풀어쓴다는 말에 솔깃하고 말았다.

도입부분이 무척 흥미롭다. 한밤 중에 찾아와 유령소리가 들린다고하는 정비공 해럴드, 그는 애덤 스미스의 목소리가 밤마다 들린다고 경제학자 번스에게 이야기한다. 결국 번스는 애덤 스미스와 만나게 된다. 그 후 번스에게는 시련이 닥쳐온다. 애덤스미스는 그에게 독일까? 득일까?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 더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국부론이 후속편이라는 말에 놀라기도 했고 새로운 사실을 알기도 했다. 300년전의 사람의 이론이 지금 현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너무크다고 생각한다. 스미스의 엄청난 이론을 한꺼번에 축약해 말하기는 힘들지만 자유경제에서의 꼭 필요한 것이 도덕이라는 그의 주된 주장에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전문화, 생산력, 부의 창출, 무역, 노동.. 그들의 관계는 어렵지만 (확실하게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할 수 없지만) 경제학의 테두리안에 발 한짝 정도는 집어넣은 것 같다.

경제 이야기는 무척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쉽게 잘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우화를 들어 설명하기도 하고 스미스와 번스가 함께 겪은 일로 부와 행복, 돈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혼한 부부나 홈쇼핑 채널을 보면서..)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록 만들어서 그런지 깊이는 조금 덜 한 것 같다. 번스의 출세하기 위한 욕망과 갈등, 위험과 함정, 조금은 어색한 추격신, 줄리아와의 연애 감정등이 책이 경제학만 파고들지 않고 소설의 길로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소설로 된 경제학보다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어울리는 표현같다.

해럴드 몸 속에 있는 애덤 스미스, 몸을 빌리며 같이 공존하고 있는 둘을 볼 때마다 이중인격자에 관한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은 어색한 추격신과 약간의 미스터리적인 요소들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거기다 애덤 스미스의 실제 성격을 모르지만 약간의 괴팍하고 엉뚱하고 유쾌한 책 속 스미스의 성격에 반해버렸다.

책 내용만 알찬게 아니라 뒤의 부록도 마음에 들었다. 소설 속에 씌여진 내용이나 애덤스미스가 했던 이야기나 관련된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서 부록으로 넣어뒀다. (드람뷔를 맛본 적 없다는 스미스 이야기등) 재치있었던 그의 말들에 웃음 지었다. 모든 책이 영문판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참고 문헌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P.S 표지에 비닐 하나 덮었을 뿐인데 책은 엄청 고급스러워보인다. 하지만 그 비닐 의외로 금이 잘가서 고생을 했다. 결국 거의 찢어진 상태까지 가서 벗겨놓고 다녔는데 없으니 썰렁했다. 특히 지은이에 대한 소개가 비닐에 적혀있어서 왠지 커버를 붙잡고 싶어진다. 이뻐서 좋기는 하나 다른 방편이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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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라푼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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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후미오는 나에게는 여자이야기 전문작가로 인식되어있다. 내가 읽은 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 대부분이 여자들의 이야기였다. 극찬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녀의 책에는 항상 그녀만의 느낌이 있고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잠자는 라푼젤에는 이제가지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과는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여자가 나온다. 좀 강하고 일과 사랑에 고민하는 여자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다른 책과는 달리 이번에는 집 밖으로 외출도 잘 하지않는 한가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주인공 시오미는 무료하고 한가하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욕심도 없고 사건도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간다. 그녀의 남편은 주말에만 잠사 왔다가며 항상 바뻐서 얼굴 조자 제대로 못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검은 고양이와 옆집소년과 한남자가 다가온다. 그녀는 옆집 소년을 루피오라고 부르며 소년을 사랑한다. 그녀의 무난했던 삶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녀의 이웃들은 점점 그녀를 괴롭히고 협박까지 받는다. 그녀의 사랑은 점점 커져가고 사랑이 커짐과 동시에 사건도 커져간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나에게 열세살 소년과 스물여덟살 유부녀의 사랑은 부자연스럽다. 나이를 떠나 일단 불륜아닌가. 도덕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든 걸 떠나서 나는 결말이 궁금했다. 과연 이 사랑에 진정한 사랑인지, 이루어질 사랑인지가 궁금했다. 

빠찡코나 하면서 남편이 벌어오는 돈에 만족하며 이런 안이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실망을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한가한 삶을 하루라고 살아보고싶기도 했다. 속도감이 있을만한 장르는 아니지만 왠지 잘 읽히는 책이었다. 빠르게 다 읽을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탑속에 갖혀있는 그녀에게 아마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한가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도 무엇가 필요했고 탑을 탈출할 수 있는 무기도 필요했다. 그런데 그녀에게 루피오가 나타난 것이다. 처음 루피오가 나타났을 때 나는 그녀의 사랑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쓸쓸하고 무력한 생활에 단순히 활력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을 읽었을 때는 그녀의 활력소가 사랑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라고 생각했다. 라푼첼 시오미의 왕자님은 중학교 1학년인 루피오인 것이다. 

우리는 그녀처럼 자신만의 탑에 자신 스스로를 가두고 있지는 않은가. 홀로 탑 속에서 마냥 한가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도 한번 왕자님을 찾아보자. 일이 될 수 있고 검은 고양이가 될 수 있다. 동화처럼 진짜 왕자님일 수 있다. 아무튼 우리도 시오미처럼 자신의 왕자님을 찾아 스스로 탑에서 한번 나와보자. 아마 야마모토 후미오도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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