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꿈 뒤에
유미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사쿠라이 아메는 추억을 생각해본다. 아빠와의 추억.. 산누에 나방의 유충, 자신의 이름의 유래, 나비 이야기, 나를 두고간 여자 츠카에.. 아빠가 나비를 찾아 떠난 동안 추억을 생각하며 아빠를 기다린다. 아빠는 만젤란장수제비나비를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온다. 혼자였던 아메의 외로움은 약간은 신경질적이게 변해있다. 하지만 곧 아빠가 돌아오자 둘은 코믹부녀가 되어 즐겁게 이야기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아빠와의 생활은 약간은 아슬아슬한 공중줄타기였다. 꿈 속을 지나는 듯한 느낌에 몽환적 분위가가 가득했다. 아빠와 지내는 동안 날 버리고 간 여자 츠카에가 찾아온다. 엄마는 한국드라마에서 줄곧 볼 수 있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결말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다. 한눈에 보아도 이렇게 되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결말이 중요하다기 보다 어린아이가 아빠와의 사랑와 우정을 피워내고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멋진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그것을 찾아내는 매력도 좋다. 아메의 핸드폰에 울리는 노래들을 찾아서 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특히 '꿈뒤에'를 들으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효과가 만점인 것 같다.

아빠에 대한 사랑과 엄마에 대한 무감각함을 가진 아이, 외로워하고  불안해보이는 아이, 아메에 이끌려 하나의 꿈을 꾸는 듯했다.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그 여자라고 지칭하며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취하는 아메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함께 위태로운 느낌과 약간은 음침한 느낌까지 받았다. 아메는 전래동화책을 읽고 싶어하며 전래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비와 꿈뒤에>가 바로 현대판 동화인 것 같다.

아름답지만 읽는 동안 장마의 비 속에 혼자 거닐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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