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랜드
섀넌 헤일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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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만과 편견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오만과 편견으로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에 매료되었고 오만과 편견에 관련된 책은 꼭 읽어보았다. 이번에 오만과 편견을 주제로 한 책이 나온다길래 기대했다. 거기다 글을 쓴 작가가 '프린세스 아카데미'라는 책으로 알게된 섀넌 헤일이였다. 좋아하는 작가와 좋아하는 작품이 만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제인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역을 맡은 콜린퍼스를 너무 좋아한다. (나 역시 그를 너무 좋아한다.) 제인은 연애를 하기 위해 다아시를 찾아다닌다. 다이시에 빠져 연애를 못할 쯤 대고모님이 방문한다. 제인의 취향이 대고모님에게 들키게 되고 대고모님은 죽은 후 제인에게 1816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펨브록 파크로의 3주동안의 휴가를 갈 수 있는 여행상풍권을 유산으로 남긴다. 그녀는 파크로 향하게 되고 많은 남자를 만난다. 정원사 마크, 능글거리는 면이 없지 않는 앤드루스대령, 딱딱한 노블리, 신사다운 이스트대령. 제인은 그렇게 1816년대 미혼의 여자를 연기하게 시작한다.

 

이야기는 제인이 펨브룩 파크에서 보내는 삼주의 시간 순서대로 이어진다. 그녀가 어떤 이와는 다투고 1816년대의 예절을 익히고 드레스를 입고 키스를 하는 일들을 힘들어 하지만 결국 다아시의 환상을 깨기 위해 열심히 연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아시의 환상을 쫓고 있었다. 누구나 백마탄 왕자님을 꿈꾼다. 특히나 엉망이였던 과거의 연애를 생각하면 아마 더욱 신데렐라가 되어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릴것이다. 제인은 다아시를 백마탄 왕자님이라고 생각했고 너무 지쳐버려 이제는 다아시가 아닌 왕자님은 필요치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극적인 부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 버린 것이 아쉽다. 로맨스 소설에 구지 갈등과 극적인 장면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제인에게 잘 되어 가는 상황이 그녀를 지나간 열네명이 넘는 남자가 다 거짓 같았다. 과연 그녀의 삶이 거짓일까. 이 파크가 거짓일까.

 

중간중간 제인의 옛 남자친구들 이야기가 나온다. 한바다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너무 재치있는 이야기와 매력이 넘쳐나는 이야기들이다. 남자친구들에 대한 에피소드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이제 제인과 불행한 결말을 맺은 전 남자친구들을 한  명, 한 명 살펴보자'라는 말에 웃었다. 그녀의 남자친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웃었는데 그녀가 왜 다아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지는 그녀의 전 남자친구들만 봐도 충분했다. 결국 수 많은 남자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녀가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오만과 편견를 소재로 하였기에 원작을 읽어보지 못한다면 이 책의 매력을 절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다아시역을 맡은 콜린퍼스를 알지 못한다면 절대 이 책에 매료되지 못한다. 꼭 한번 찾아본 뒤 이 책을 읽기 귄한다. 그렇다면 조금이나마 제인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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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지키기 위해 꿈을 꾼다
시라쿠라 유미 지음, 신카이 마코토 그림,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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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내용만큼이나 책 디자인에 신경쓰는 이유는 아마 디자인이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에게 디자인은 책 구매에 있어서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에서 물씬 풍기는 애니메이션 분위기에 가슴 따뜻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볼 것 같다는 예감을 나에게 던져주었다.  

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가족이 등장한다. 아이의 생일에 직접 케이크를 만드는 아름다우며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엄마, 축구를 잘하며 스스로 일어나는 의젓한 사쿠, 형 사쿠를 동경하는 동생 기미히코, 사쿠를 좋아하는 착한 여자친구 오오에. 사쿠는 오오에와의 첫 데이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잠깐 잠이 든 사쿠는 곧 깨어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미 7년이 지난 후였다. 가족들과 사쿠, 주변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 나는 사쿠의 가족이야기, 동생이야기, 오오에의 사랑, 기다림에도 관심이 갔지만 도대체 왜 사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작가가 과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너무 궁금했다. 그 결과의 궁금증 때문이지 중반부를 지나 빠른 속도로 결말을 향해 달려갔다.

읽는 동안 나는 순백의 하얀 나라를 보고있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찬 엄마, 형을 동경하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동생, 10살의 어린나이에 시작한 첫사랑을 7년 동안 간직한 아름다운 여고생. 맛있는 케이크 냄새가 물씬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그만 푹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악역이 등장하고 검은 그림자가 그리워져 안타깝게 했다. 결말은 한 편의 동화처럼 끝이 났다. 하지만 하나의 소설로 보자면 너무 아쉬운 결말이였다. 왜 사쿠가 7년전 그대로 모습으로 돌아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었다. 나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좀 더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결말을 원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책을 읽고 난 뒤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왜 사쿠가 7년 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왔는지를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닌것 같다. 그런 기막힌 상황에서의 가족간의 따뜻함과 사랑, 그리고 동화같은 첫사랑과 약속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상상 속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내가 너무 커버린 탓일까. 동심을 잃어버린 탓일까.

너무 멋진 제목에 동화같은 아름다움이 있고 멋진 꿈과 소중한 약속이 있어 즐거운 책 읽기가 되었다. 성장을 주제로한 아동소설이라는 소개가 있지만 잃어버린 추억, 꿈,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고픈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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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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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이 정말 멋져보였다. 도대체 노인을 위한 나라가 무언가. 노인은 누구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인은 우리가 아는 노인이 아니였다.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게 아니였다. 책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책을 다 읽고서 나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진정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디일까. 모스는 사냥을 하던 중 학살현장을 보게된다. 그곳에는 몇 구의 시체와 피와 총알로 뒤덮힌 트럭이 있었다. 모스는 그곳에서 돈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그는 인간의 본능에 따르게 된다. 그는 돈가방이 자신의 인생에 시련과 피를 불러올 것을 알지만 그 돈가방을 가지게 되고 돈가방을 가지는 순간부터 그는 쫓기게 된다. 돈가방을 가진 모스의 운명을 바뀌게 된다. 그런 모스를 쫓는 것은 부관을 살해하고 탈출한 시거다. 잔인한 살인마인 그는 모스를 끈질기게 쫓는다. 이 둘의 추격전을 따르는 사람이 또 있었으니 그가 경찰인 벨이다. 이 책을 간단히 말하자면 간결한 문체,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 따음표 없이 이어지는 대사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탁트인 사막과 평원,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어지러운 도시에서 일어나는 추격신은 공기마저 얼어붙게 한다. 추격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건조한 대사들과 자제된 묘사들로 더욱 숨막힘을 보여준다. 심장이 없는 사람처럼 살인을 하는 잔혹한 시거지만 그만의 대사와 시니컬함과 행동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끝까지 돈가방을 놓치지않는 모스의 끈질김에 박수를 더했다. 마음과 쫓는자의 마음, 조여오는 올가미에 숨막힘, 잡아야하는 조급함이 완전히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단단한 글 속에서 충분히 느껴졌다. 시거와 모스가 아슬아슬하게 만나고 비켜나갈때마다 떨림을 느끼고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은 것 같다.책보다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유명한 형제 감독이 만든 영화에 대한 호기심때문에 책을 읽기는 했지만 책 또한 매력적이였고 영상으로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잔인하기는 하겠지만 이 건조한 대사들과 분위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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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그림자의 책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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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읽어보았을 셰익스피어. 너무 많이 들이 이제는 귀가 따갑고 옆집 아저씨처럼 느껴버릴 정도로 정이 들어버린 최고의 문학가. 그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셰익스피어입니다. 그렇기에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만약 그의 미발표 희곡이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 희곡을 가질려고 할 것 같네요.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과 고서적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 물건이 될것 같습니다.

크로세티는 자신이 일하는 고서점에서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전문가인 벌스트로 교수를 찾아갑니다. 벌스트로드 교수는 저작권 변호사이자 주인공인 제이크 미쉬킨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데 자문을 구한 몇일 뒤 교수는 죽게 되고 교수의 상속자인 조카 미란다 켈로그 역시 목숨을 위협받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을 찾아가지 전까지의 서론이 너무 깁니다. 이야기가 깊어 질수록 단서나 사건이 커지기 보다는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가만히 떠있는 배 위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긴 서론이 끝나면서 배는 긴박하게 파도를 타기 시작하고 재미가 있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을 알려주는 나침판이 되는 브레이스거들의 편지가 중간중간 나오면서 역사와 재미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또 크로세티와 제이크, 두 명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맞물리는 부분을 발견하며 읽는 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더욱이 주변 인물들의 능력들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아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소재도 좋고 재미도 있습니다. 역사와 문학, 음모와 암호가 적절히 조합하여 긴박함을 주지는 않지만 나름의 추리와 스릴러가 혼합하여 괜찮은 책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셰익스피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지막 페이지의 번역가 말처럼 이 책으로 인해 암호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신이나 손에 땀이 흐리는 긴박함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덧 : 분권이 될만도 한데 분권이 되지 않고 두툼한 한 권으로 책을 만날 때 정말 행복합니다.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결말은 좋지 않는 법. 쩍 갈라지고 말았네요. 분권은 절대 싫어라고 생각한 저로써는 비싼 분권이냐 쩍 갈라져버린 한권이냐라는 딜레마에 빠지고만 그런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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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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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를 처음 만난 것 '첫사랑온천'이란 작품에서였다. '첫사랑 온천'을 읽을 때 요시다 슈이치는 평범한 느낌의 일본소설가였다. 풋풋한 사랑과 아슬아슬한 사랑과 여운있는 사랑들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 그의 전반적인 작품의 평가를 할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첫사랑 온천'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과 강렬함이  '악인'이라는 책에서 보여지고 있다.

하나의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미쓰게 고개에서 한 여자가 죽은 채 발견되고 그녀가 만나려 간다고 한 남자친구 역시 행방불명 된 상태이다. 경찰은 행방불명이 된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를 뒤 쫓게 된다. 그녀와 그녀의 주변에는 수 많은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죽은 채 발견된 여자와 행방불명된 남자보다는 그 주변에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아고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일어난 사건에는 크게 연관이 있는 사람이 있고 작게나마 연결되는 사람도 있다. 서로를 알지는 못하지만 사건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 저마다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과연 그 사람들 중에 범인은 누구며 누가 과연 악인일까.

'악인'이란 제목은 큰 인상을 주는데 나는 그 악인이 뜻하는 바가 여자를 죽인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죽은 살인자야말로 가장 큰 악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과연 악인은 누구인가. 만남싸이트에서 연락한 여자와 만나며 그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 마사지샵에 출근 도장을 찍는 사람. 친구들에게 잘난 척하며 거짓말을 하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자랑인 것 처럼 떠벌리는 사람. 아이를 버리고 가버린 사람. 죄질을 논하자면 살인자가 가장 나쁘겠지만 나는 이 모든 사람들이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도 이런 사건에 연관된 여러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악인은 어떤 한 사람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모든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던것은 아닐가.

너무 재밌게 잘 읽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감동과 벅차오르는 느낌을 느꼈다. 끝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악인'을 읽으면서 요시다 슈이치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는지 나 또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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