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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로 간 과학자 - 태양과 화산, 유적이 있는 이탈리아, 그 자연과 문화를 찾아 떠난 여행!
안운선 지음 / 럭스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과연 과학자가 본 이탈리아는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을 했다. 뭔가 과학적인 측면에서 봤을까? 아니면 직업이 과학자인 그저 여행가일까?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저자가 1930년생이라는 것! 80대 할아버지라는 것에 정말 놀랐다. 여행하면 왠지 젊은 사람들 몫일 것 같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보통 패키지여행을 단체로 많이 하시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단순히 여행한 것도 아니라 책까지 내신 분이 80대시라니 놀랄 노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나이가 드신 분은 못할 거라는 나의 고정관념이었던 것 같아서 부끄러워졌다. 나 또한 나이가 들면 못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살게 될 것을 생각하며, 내 편견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과학자이자, 과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이고 지금은 성균관대 명예교수로 있는 분이다. 책의 분위기를 보면 그의 나이와 학력, 그리고 직업의 느낌이 확실하게 들어난다. 자유스럽지 않고 정체에 조금은 딱딱하면서도 이탈리아의 다양한 문화유산들을 풀어낸 부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서 연륜이 묻어난다고 할까? 다양한 이야기거리도 많은데 재미보다는 사실에 치중하여 쓴 것이 꼭 과학자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은 여타 여행기와는 다른 느낌이다. 단순히 여행을 한 이야기라기보다 이탈리아의 문화유산과 자연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솔직히 나는 지식이 부족한지 너무나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다. 예술작품에서 쓰인 기법이라던가, 다양한 지명이름들은 낯설기만 했다. 그러나 저자의 지식의 깊이가 그만큼 깊다는 것에 통감하고 나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외국 문화, 역사, 예술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항상 공부하자 배우자'라고 마음만 먹지 쉽게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과학자라서 그럴까? 중간중간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지구의 탄생기라던가, CO2의 장단점, 지하수나 물에 관련된 이야기, 빙하 등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글들로 정확한 정보와 저자의 의견이 책의 중간중간에 있다. 고등학교때 배운 이야기도 많았기 때문에 읽는 것에 지루하지 않고, 또한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과학지식을 쌓는 것에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다른 여행기와는 다르게 읽는 동안 흥미롭고 막 설레지는 않았다. 저자가 이탈리아를 담담하게 정보위주로 써내려서일까? 조금은 설레고 싶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때로는 다른 나라의 문화나 정보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형식의 여행기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에피소드만 있는 것은 정보가 없어서 아쉽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에는 설레임도 중요하지만, 이런 책의 분위기와 같은 차분함도 필요하다.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둘러보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도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해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