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레시피 - CIA요리학교에서 만들어가는 달콤한
이준 지음 / 청어람메이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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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리고 레시피. 제목만 봐도 두근거린다. 멋진 뉴욕이라는 곳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레시피. 뉴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레시피다. 왠지 뉴욕이라면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뉴욕을 작가는 "뉴욕은 바쁘다. 단 한순간도 여유로워 보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바쁨이 만든 한가지 좋은 점이 있으니, 잠깐 서 있는 것조차 여유롭게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걷고 또 걷는다. 그게 뉴욕이다." 라고 표현하였다. 순간 머리가 팅- 하고 뭔가 맞는 듯한 기분. 바쁜 점에게도 좋은 점이 있을 수 있다니 이 글을 보니 즐거운 느낌이 들었다. 지금 바쁜 내 삶에도 잠시 이렇게 책을 보는 즐거움과 여유로움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번졌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면서 가는 시간도 책으로 할애할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했다.

 

감각적인 표지를 보면서 뉴욕을 느낀다. 이런 뉴욕에서 작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건 바로 꿈이었다. 자신의 꿈을 실행하고 있었다. 토론토에서 무급여 알바를 하다가 좋은 제의를 받았지만 뉴욕CIA요리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꿈을 위해 뉴욕으로 간다. 이준씨는 CIA에 입학부터 졸업까지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데, 학교생활과 무보수 일터 얘기에 흥미진진하다못해 맛있고 달콤한 음식 얘기가 침이 꼴깍 넘어간다. 외국음식 이야기다보니 모르는 재료들도 많았지만,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노을로 기억 되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내가 레스토랑을 연다면, 마지막 디저트를 먹고 나온 사람들의 머리 속에 딱 저만큼의 노을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가 바라는 진정 목표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이준씨는 딱 찝어서 얘기하지 않지만,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고,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비록 후회도 들고 아쉬움도 드는 하루하루였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꿈을 향해 나가가는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독특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세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신선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장에서보면 하루하루가 우리가 나아가는 꿈과 같이 비슷비슷한 하루 속에서 나가가고 있지 않을까? 나 역시 내 꿈을 위해서 펼치고 지내는 시간이 비슷한듯 하지만 남들이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에 대한 책들은 언제나 달콤하면서 두근거린다. 그들의 삶에는 반짝반짝한 밤하늘의 별들처럼 까만 하늘에 빛나는 이들같다. 사실 꿈을 잊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너무나도 많다. 그 중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정말 이룰 수 있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며 나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이준씨는 정말로 미래를 위해, 꿈을 위해,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노력가가 분명하다. 나 또한 이런 작가를 보면서 같이 두근거리고, 같이 꿈을 꾸었다.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나서도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오랜만인듯하다. 내 꿈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분명하게 그려진듯한 느낌이 든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꿈꾸는 이들에게-

 

"당신은 지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그저 꿈을 그리워하고 있나요? 너무 쉽게 묻어버린 혹은 간절하게 품어준 적 없는 꿈을, 다시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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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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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나에게는 고등학생때 읽었던 책 중에서 잊을 수 없는 책 몇 권이 있다. 그 책들의 제목은 <갑오농민전쟁>, <만약 내가 9살이 된다면>(?), <셜록 홈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역사에 대해서 알게 해주고 자유와 핍밥을 받는 계급사회를 책의 주인공들과 같이 분노, 공감하게 되는 <갑오농민전쟁>, 내 인생의 길을 만들어주고 그 시초가 된 <만약 내가 9살이 된다면>(제목이 정확하지 않다), 가볍고 재밌게 읽은 추리소설 <셜록 홈즈>시리즈, 그리고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잊을 수 없는 신선함은 오래 기억된달까? 특히 처음이라는 느낌은 잊기 힘든 것 같다. 마치 첫사랑처럼...]

 

그렇게 나와 인연이 되고 내 가슴 속에 깊이 박힌 김진명씨의 책을 오랜만에 들게 됐다. 그 이름하여 <고구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나라 역사 속 어느 나라보다 고구려를 좋아한다. 내가 느끼는 고구려는 어떠한 나라보다 용맹하고 지혜로우며 우리나라 핏줄을 이으려고 노력하고 잃어버렸 우리 땅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강한 나라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그래서 그럴까, 좋아하는 작가님에다가 좋아하는 소재까지 겹쳤으니 후르륵 읽을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유만으로 그럴 수 없는게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작년에 읽었던 <소현>과 같은 역사소설이지 않을까 하며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마치 재미있는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이 소설은 한 번 읽기 시작하니 흡입력이 아주 강력한 대형청소기가 내 집중을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도 집중하고 읽은 이 책은 정확하게 3일만에 읽었다. 시간적 여유가 많았더라면 한번에 다 읽었을터, 하지만 내 개인적인 시간은 직장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며 내 집중력 또한 같이 조각조각 날 수 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너무나도 재밌게 읽은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단 1권은 이 책의 서막에 불과하다. 사실 서막이 이렇게 흥미진지하고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을테지만, 이 책은 서막부분인 1권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처음에는 을블이니 낙양, 낙랑, 선비 등 오랜만이 삼국시대의 역사 속의 나라 이름을 들었더니 어느 나라가 어디고, 누가 어느 사람인지 상당히 헷갈렸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는 한 사람이 가진 이름만 여러 개 였다. 본이름, 호, 집에서 편하게 부르는 이름, 직위 등 많았는데 역사소설에서는 이 또한 그대로 반영하다보니 같은 사람이라도 헷갈리기 일쑤였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외우고 계속적으로 매치시켜 나가느라 고생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쓰러져가는 고구려의 왕손 을블이 도망자의 신분으로 고구려, 낙랑, 선비 등을 돌아다니게 되고 앞으로 자신의 나라 고구려를 위해 힘을 키우기 시작하는 내용이다. 그 사이에 다른 나라와의 관계라던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충신들, 자신의 최고의 친구도 만나게 되고 스승, 인연이 될 여인들도 만나게 된다. 영웅호걸이라고 벌써부터 등장하는 여인만 2사람이다.ㅋㅋ 개인적으로는 순정적으로 한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이 좋긴 하지만 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된게 많이 없으므로 다음권을 읽어야 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잡설에 빠졌는데, 어쨌거나 을블은 왕손답게 미래를 보며 행하고 말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 바둑으로 친다면 한수가 아닌 두수, 아니 그 이상의 수를 미리 예측하여 행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것이 실제로도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지라 책을 읽으면서도 을불을 칭찬하고 을불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었다.

 

과연 2권에서는 을불은 어떻게 될까? 을불이 힘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할 것 같으며, 또 다른 다양한 인연이들이 펼쳐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인연을 빠른 시일내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쑥쑥 읽히는 대다가 우리나라의 역사가 담겼으며 재미까지 겸비한 책을 보니 반갑고 행복하다. 이러한 행복함을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우선 언넝 동생에게 강력추천하여 읽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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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가는가 - 최민식의 포토에세이
최민식 지음 / 하다(HadA)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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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민식의 포토에세이라고 하니까, 직장동료 언니가 배우 최민식은 아니지? 이러더라구요. 하하하 :) 웃으면서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포토그래퍼, 사진작가 최민식씨의 포토에세이라구요. 요즘에는 워낙 많은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책을 내다보니 그런 오해까지 생기나 봅니다. 또 다른 한 친구는 엇!! 최민식 선생님?! 이라고 놀라면서 좋아하는 사진작가라고 하더라구요. 디자인계열에서 배우는 친구라서 그런지 바로 알아봐줘서 반가웠기도 했습니다. 그런 책에 대해서 살포시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다름 아닌 제목에 끌려서 봤어요. 물론 포토에세이라는 것도 한몫하긴 했지만요. <사람은 무엇으로 가는가> 다들 저처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잘못 읽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난독증이라기보다 그게 대부분의 사람들 머리 속에는 그 단어가 더 어울린다고 느꼈나봐요. 주위에서 이 책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간데? 라며 묻는데 저는 대답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뭐랄까? 이 책은 에세이라기보다 자기계발서같은 글이 더 많았고, 오히려 멋진 사진들이 많았어요.

 

젊은 층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과 변화, 그 모든 축제의 시작은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소개글이 이끌렸습니다. 하지만 최민식씨는 그저 하고픈 이야기를 나열하기만 하더라구요. 누구나 읽어왔던 자기계발서적 같이 말이죠. 단순히 이렇게 하라고 말하기보다 이러이러하니 라며 예시를, 자신의 에세이인만큼 실제 경험에 빗대어 들려주었다면 더욱 귀담아 듣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고 당연하기도 한 한말씀이었지만 솔직하게 틀린 말은 없었답니다. 그가 말한 책 읽기, 벗, 나눔, 꿈, 자연, 부모님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해서 언급하였습니다. 때로는 사진과 어울리는 소재에 맞게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포토'에세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사진은 소박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진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을 주제로 53년동안 사진을 찍어왔고, 그 동안 14집의 사진집을 내셨다고 하네요. 나는 지나가다가 그의 사진을 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제대로 본 건 이 책으로 처음이었습니다. 사람도, 때로는 사물, 자연, 풍경 등 다양한 주제의 사진이었습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의 사진, 흑백 사진으로 나온 그들은 세상 모든 가난을 다 표현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할머니의 짙은 주름에서는 그녀의 찬란한 수십년 인생사가, 귀여운 꼬마아이에게는 특유의 귀여움과 밝음이, 힘든 장애인에게는 그들의 쓸쓸한 뒷모습이 느껴졌습니다. 그가 담은 '인간'은 픽션없이, 억지성없는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글보다는 그림에 더욱 마음이 끌렸습니다. 글은 대충 읽어도 사진은 하나하나 자세히 보게 되더군요. 예쁜 사진만 보아오다가 사실이 담긴 사진을 보니 마음 한 켠이 시큰하면서도 따뜻해짐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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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마크 로그.피터 콘라디 지음, 유향란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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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달 전 2월 23일날 <킹스 스피치> 시사회를 봤다. 2011년 아카데미에 많은 상에서 노미네이트 올랐다고 해서 관심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시사회 표를 얻어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아마 시사회 리뷰도 올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보게된 영화를 원작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스크린셀러에서는 참 좋은 작품들을 출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염병, 웨이 백에 이어 킹스 스피치까지- 최근에 많은 작품을 인연으로 만나고 있는 것 같다. :)

 

영화로 보고 이미 일부는 알고 있어서 읽기가 편했다. 주인공들에 대해서나 스토리에 대해서는 말할필요가 없을 정도다. 사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읽는 다는건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라고 알고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영화와는 차이를 보였다. 우선 책에서는 영화에서 알 수 없었던 자세하고 다양한 사실들이 적혀있었다. 로그와 조지 6세에 대해서 이렇게 세상 밖으로 이야이가 나오게된 계기는 이 사실을 알고 영화화 하고 싶다고 마크 로그씨에게 영화관계자가 찾아온 것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그전까지 별 관심없었던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한 결과가 영화와 책이라고 한다. 로그와 조지6세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이 각 혈연들에게 편지와 기억속에 남아있었고 그것을 모아서 만든 것이다.

 

영화에서는 버티(조지6세)가 말더듬이로 고생을 하여, 그의 부인이 로그에 대해서 우연히 알게 되어 만나러 간다. 그 후 버티와 로그는 만남을 계속 하게 되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던 버티도 차츰 로그와의 만남의 시간을 자주 가지며 열심히 노력한다.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 버티의 연설 실력은 늘어가고, 버티의 아버지, 즉 현 왕이 죽게된다. 당연히 다음 왕자리는 버티의 형이 이어받았다. 하지만 버티의 형은 한 여자때문에 왕자리에서 물러나고 버티가 왕이 된다. 앞으로 연설할 일은 많아지고 말더듬이공포증은 강해지지만 로그와 함께 끝없는 연습을 한다. 비로서 독일의 나치와 싸울 연설문을 멋지게 연설을 끝내면서 감동의 도가니로 영화는 끝난다. 영화는 정말 책의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책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버티의 연설과 로그와의 만남이 그려져있고, 나치와의 결언문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연설을 통해 로그와 함께 연습하고 쉬운 문장이나 단어로 바꾸는 작업을 쉼없이 해왔다. 역사와 함께 차례차례 그려졌다.

 

로그는 부인 머틀과 만나게 된 러브스토리와 조지 6세와 왕비인 엘리자베스가 만나게 된 러브스토리도 있었다. 그리고 조지 6세와 만나기 전에 로그와 머틀이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서도 적혀있었으며, 조지 6시에 대한 이야기도 어릴 때 일들부터 아버지와의 관계, 형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더욱 자세히 적혀 있었다. 로그와 조지와의 수많은 만남과 그 사이에 있었던 성탄절 행사나 생일 이야기, 세계 정세와 관련된 전쟁이야기까지 여러 방면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마지막 모습까지도... 그리고 조금 더 놀란 건! 책의 뒷편 겉표지에 있던 사진이었다. 조지 6세와 로그가 상당히 닮아있으며, 영화에서 로그 역할을 했던 배우보다 실제 로그가 잘 생겼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놀람)

 

무한 반복의 연습과 노력의 결과로 말더듬증을 극복한 조지 6세, 두려움 속에 있는 한 사람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로그.

그 둘이 만들어낸 멋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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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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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나에게는 아직 참 어렵고 먼 것 같다. 내가 최근에 읽은 고전은 『너무나 많은 시작』 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은 나와 맞지 않았던 것일까, 개인적으로 평점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왠지 고전을 또 멀리하게 될 것 같았는데, 다시 나에게 다가온 또 하나의 고전 책. 『인간실격이다. 제목부터 참 자극적인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실격? 인간으로서 실격된 사람인가? 궁금증을 증폭하게 만드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재미있다라기보다 신선하고 요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이 책의 내용들을 보면 밝은 내용이 아니다. 우울하고 씁쓸하고 깊은 내면을 건드리는 듯한 이야기인데, 전혀 어둡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읽기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나가는 것 또한 신기했다. 이게 다자이 오사무의 매력인 것인가? 인간실격이외의 <물고기비늘 옷>, <로마네스크>, <새잎 돋는 벗나무와마술 휘파람>, <개 이야기>, <화폐>가 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다른 느낌이라면 <새잎 돋는 벗나무와마술 휘파람>정도였다.

 

<인간실격>은 어쩌면 다자이 오사무라는 사람의 일생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뒤에 있는 해설에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과 어쩜 그렇게 비슷할까? 조금 있는 집에서 태어난 것부터 시작해서, 정신병원에 갔다온 것까지 말이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바탕이 된 소설인 것 같다. 이 소설은 사람들이 당연시 여기는 부분을 거꾸로 당연하지 않다고 얘기했다.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얘기하는 것들을 부정하고, 인간이란 본연이 나쁜데 착한 척하려고 노력한다고 말이다. 분명히 이상하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사실들, 내가 착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사실들이 모두 아니라고 말한다. 웃고 즐기도 떠드는건 단순히 사람들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특히 이 부분은 왠지 공감이 되기도 했다. 내가 지금 일하는 곳에서 내가 하는 행동들이 그렇지 않을까 한다. 사회생활 중에서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인데, 주변의 기분이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반쯤 거짓을 얘기하는 나를 발견했으니 말이다.

 

<인간실격>이외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화폐>이다. 이 내용은 웹툰같은 곳에서 많이 응용된 이야기였다. 화폐 자신이 만들어지면서 이곳저곳 사람들에 의해 세상을 다니게 되면서 겪에 되는 경험들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이 화폐조차도 자신이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기분이 좌지우지 되었다. 지저분하게 쓰여질때마다 그렇게 쓰이기 싫다고 얘기했고, 그들이 따뜻한 느낌으로 쓰여질 때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었지만, 반대로 내가 직장에서 어떻게 나를 쓰고 있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회사의 목적과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내가 일을 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그 목적과 이윤이 정말 정당하고 바른 것인지에 대한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신기한 듯한 이 소설은 분명히 인간의 깊은 내면을 다루고 있다. 아주 약하고 겁많고 숨겨져서 들키지 싫은 아주아주 깊은 부문말이다. 아마 읽는 독자의 대부분이 이 사실을 부정하면서 읽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의 무의식은 꽁꽁 싸매져있어서 부정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더 반발을 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더 독특한 건 그렇게 표현해나가는 이 소설이 밉지 않다는 것이다. 우울하고 어둡다는 느낌이 없다. 오히려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느낌이 드니,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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