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로라도 끄적여야지. 노트북은 멀다.

크루얼티 재미나게 봤다. 딸버전 테이큰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렇고, 딸 구하는 아빠는 잔뜩 봤지만, 아빠 구하는 딸은 너무 신선하네. 아빠도 구하고 여자들도 구하는 여자영웅!

이야기도 재미있고, 여성서사, 여자가 주인공인 성장물, 봐주는거 없고, 여성 클리쉐 없이 얻어 터지고, 겁나지만 용기내며 앞으로 쑥쑥 나아간다. 잭 리처랑 비교해둔 사람도 있던데. 왜그런지 알 것 같다. 시리즈라면, 이제 시작인데, 기대된다. 스릴러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 주인공이 스파이이지만, 스파이물로는 좀 약하다.

‘오늘 너무 슬픔‘
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해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만, 우울증, 냉소, 자학, 자기비하, 자폭, 자기를 함부로 하기 같은 것을 한심해하는 한심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해보고자 했으나 섹스팅 읽다가 너무 시간 아까워져, 정말 오랜만에 읽다 중단. 아무에게도 추천 못하겠네.

그리고 읽기 시작한 책이 소로우의 야생화일기다.

식물학자 말고 누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까? 소로우가 쓴 책이라해서 인간 얘기도 좀 나올줄 알았는데, 지금 읽은데까지 내내 무슨 꽃이 언제 피고, 무슨 꽃이 언제 피고.. 순 이런 이야기. 간간히 좋은 이야기들도 있어서 메모해두긴 했지만, 애초에 헤르만헤세 정원일기 같은거 기대하는게 아니었다. 안에 그림 많은거 좋고, 일기 형식이라 좋고, 재미는 없어도 꽃이야기. 풀이야기 계속 나오는 건 좋다.

자기 전에 읽어야지. 침대로 들고 들어온 책은 ‘문맹‘인데, 너무 빨리 잃어버렸어. 다음에 뭐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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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쓰요의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를 읽고, 구병모의 <내 이웃의 식탁>을 읽고, 스콧 버그스트롬의 <크루얼티>를 읽기 시작했다.

 

 

 

 

 

 

 

 

세 권 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이다. 예약도서가 도착했다고 하니, 오늘 중에 한 권 이상 반납하고, 예약도서를 찾아와야 한다.

좋아하는 리뷰어가 정말 정말 좋다고 한 책이라면, 나한테 정말 별로였어도 읽은 시간이 아깝거나 화나지 않는다. 그런 경우 왕왕 있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처음이다. 정말 정말 별로고, 추천하지 않는다. 라는 말까지 달아놓았길래, 관심 도서이긴 하지만 (중년! 여자! 운동! 나의 최고 애정 키워드) 구매목록에서는 빠져 있었고, 도서관에 있는 김에 어떻길래 선채로 읽기 시작했다가, 나쁘지 않은데, 하다가 다음 문장에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결심하고, 빌렸다. 결과는 대만족하고, 저자의 다른 책들을 쓸어담기.

 

 

 

 

 

 

 

 

 

뭐야, 엄청 많잖아. <종이달>과 <무심하게 산다>와 <아주 오래된 서점>은 읽었다.

고양이 책이랑, 책읽기 책이랑 요리책인지 뭔지를 사서 읽어봐야지.

 

내가 반한? 문단은 이거.

 

저자가 평소보다 좋은 달리기 컨디션에 놀라워하다가 깨닫는다.

 

'대체 뭐람, 이 좋은 컨디션은.' 놀라고 의아해하다가 퍼뜩 '술'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술.

내게는 간이 쉬는 날이라는 게 없어서 여하튼 매일 술을 마신다. 집에서 마실 때는 하루에 와인 한 병, 밖에서 마실 때는 측정 불가. 주말에 달리기를 하기 전날에도 착실히 마신다. 하프 마라톤 대회 전날에도 야무지게 마셨다. 이상하게도 중간 정도의 숙취쯤이면 달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쩌고저쩌고 해도 첫 번째 풀코스 마라톤 아닌가. 주눅이 든 나는 전날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혹시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달리면 이렇게도 기분이 상쾌하고 목도 마르지 않고 상반신이 책상 일을 하는 것처럼 편안한 상태가 되는 걸까?'

 

이 책은 처음 시작하는 페이지에

 

'느긋하게 당당하게, 씩씩하게 건강한 어른으로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

 

고 써 있고, 그래, 건강하게 멋지게 늙자. 운동 시작해야지. 이런 책인가 싶지만,

 

사실은 운동 진짜 하기 싫어서, 멈추면 진짜 못할까봐 계속 하면서, 운동 하고 마시는 '술' 을 위해 운동하는 그런 이야기..로 나는 그렇게 읽었다.  '운동'하고 '술' 마시는 이야기. 에서 '술'에 방점을 찍어버리고, 평소보다 와인을 더 마셔 버렸다. 1/3 병이 평소 와인 주량인데, 1/2 병 마셨다! 운동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술꾼 이야기더라.

 

그래? 하고 빌리거나 사서 뭐야, 운동하는 이야기잖아. 하더라도 할 수 없다. 다들 각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법이니깐.

 

마라톤 외에도 트레일 러닝, 등산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운동 힘들어, 싫어, 내가 지금 뭐하나 등등 내적 불평이 끊이지 않지만, 풍경을 좋아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는 사람이라 굉장히 공감하며 읽었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너무 술만 강조한 것 같지만, 운동 이야기 맞습니다. 맞구요. 추천합니다. 저는 전자책으로 살거에요.  

 

 

 

 

예약도서는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아한지 어떤지는 모르는>

작가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읽다 말았지만), 이 책, 역시 제목과 표지는 근사하지만, 중년남의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는 이미 많이 읽어서, 별로라는 평들을 봤고, 안 봐도 알 것 같지만, 도서관에 들어왔으니, 읽어보기로 한다.

 

 

도서관마다 예약, 도서신청 시스템들이 다 다른데,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은 예약도서 도착문자를 왜 네 번씩 보내는지.. 도서관 갈 때마다 얘기해야지. 하고 까먹는다. 고칠 수 있는거였으면 고쳤겠지. 심드렁.

 

구병모의 <네 이웃의 식탁>은 장르가 호러 맞지요? 내게는 호러로 읽혔다.

 

실험 임대주택에 입주한 국가가 인정한 소위 '정상가족'들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 현실적이면 읽는 내내 답답..하지만, '호러' 장르여서 끝까지 읽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공포영화 클리쉐 같은 장면이잖아. 나만 호러로 읽었나?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여성노인킬러가 나온다는 <파과>를 읽어봐야지.

 

 

 

 

 

 

크루얼티의 평 보고, 재밌겠다. 읽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몰입감이 대단하다.

그 평을 도저히 못 찾겠는데, 체조선수출신?  5개국어 하는 여고생이 스파이인 아버지의 실종을 파헤치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다. 남자 작가지만, 여자 주인공 캐릭터 괜찮았다는 평이었다.

 

일주일에 단 반나절 휴식인 오늘의 나머지 휴식시간은 이 책을 읽으며 간간히 청소 하고, 정리하며 보낼 생각이다.

책 더 사고 싶고, 궁극의 편한 팬티 여러장 사고 싶고, 날 슬슬 추워지니, 카페트도 사고 싶고, 책도 사고 싶지만, 즉, 돈을 쓰고 싶지만, 이럴 때는 가스비를 낸다거나 핸드폰비를 미리 낸다거나 .. 그렇게 줄어드는 잔고를 보면, 마음이 안정이 되며.. (아님

 

뭐, 별거라고,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의 먼지를 털고, 책글을 써보았다.

오늘 읽은 책에 지금 내 상태같은 글이 있었는데, 뭐였더라. 아,

 

뒤적여봤는데, 못 찾겠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책도 읽지. 를 작가의 말로 멋지게 해 뒀는데,

 

육체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지, 요리도 하지.를 내가 책으로 잘못 생각했나.

여튼, 그동안 서재에 끄적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매일매일 배터리를 0%까지 다 써버리는걸로 모잘라 다음날의 에너지까지 끌어다 썼던 것 같다. 100프로 충전하지 못하고, 늘 10- 20프로의 배터리를 0%까지 쓰는 것을 반복하는 나날들이었던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여튼, 바쁜 8월 지나고, 나는 여전히 갈팡질팡 하고, 뭐 하나 해결된 것도 없고, 내가 육체와 마음의 여유를 찾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 여유의 척도인 책을 읽기 시작하고, 서재 끄적이기를 시작했으니 조금이나마 에너지가 쌓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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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2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8-09-12 12:28   좋아요 0 | URL
아니요 ㅎㅎ 그죠. 그간 트위터만 썼어요. 조용하고 덜 피곤한 서재동네에 글 쓰니 좋네요.

로제트50 2018-09-1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한지 어떤지...>는 열흘간
읽었는데 처음 며칠간 읽는
내내 행복했어요~
.
.
.
남편 왈 ˝삼시세끼인 줄 알았는데
시마과장이야?˝ ^^;;

하이드 2018-09-12 12:29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들춰라도 봐야해요. 행복해지는 책목록 많이많이 만들어두려면요.

2018-09-13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14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 때 우리는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는가. 평소 상상도 해 보지 못했을 정도로 가치관이나 행동이 달라지면 그렇게 말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 몸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달라진 몸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히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만큼 완전히 딴사람으로 살고 있다.

 

육지의 지인분께 (나, '육지' 라는 말 쓰는거 좋아. 나 막 섬에 고립된 거 같고. ㅎㅎ) 받은 다정한 책선물 중 하나인 <마녀체력>이다. 내가 지금 체력이 딸리는건지 에너지가 딸리는건지, 시간이 딸리는건지, 지능이 딸리는건ㅈ.... 아주 죽겠어서, 오늘 아침에는 눈에 다래끼도 하나 달린 것 같다. 전기 공사 하느라 세 번이나 사람 왔고, 그 전에 보일러 문제라고 해서 보일러 기사 왔고, 드디어 전기공사 하고 보일러가 켜졌는데, 오늘 보니 또 안 되고, 보일러에 점검 뜨는거다. 전기기사가 보일러 건든거야 이번에는?! 이건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막 눈물 날 것 같고 한 걸 보면, 맘도 뭔가 흔들흔들 하는 것 같다.

 

'아침형 근육 노동자'로 태어난 살아있는 예인 저자의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고, 집에서 책 한두장 읽다 뻗을 것이 뻔하기에, 길 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사람이 변하나? 안 변한다. 변한다. '몸'부터 서서히 달라진다. 몸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몸이 건강하면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사실, 내 멘탈이 강한 것에는 타고난 잔병 없는 몸 덕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안 쓰던 체력을 급속히 쓰기 시작하면.. 역시 힘들고, 자책하고, 힘든 몸에 힘든 마음이 깃들어 버려.

 

서문을 읽다보니 예전에 읽은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 떠올랐다. 좋은 내용 많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담배를 끊으면서 인생이 바뀐 케이스들이다. 아마, 거의 첫부분, 혹은 역시 프롤로그 정도에 나왔던 이이갸이고 계속 나오는데, 나는 매년 금연을 목표로 하고, 지키지만, (평생, 40년동안) 담배를 오래 피다가 끊는 느낌을 몰라서, 대충 몸이 건강해졌을 때.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몸이 바뀌는 것이 생활방식에, 바뀐 생활방식에 가치관에 영향을 끼친다고, 그 순서는 어떻든 서로서로 좋은 시너지로 앞으로 나가게 한다고 믿는다. 

 

라고 얘기하고 보니, 중요도 낮았던 체중 5키로 줄이기 계획을 꼭 실천해봐야겠다.

 

습관의 힘에 내가 담배 얘기 써놨을 것 같아서 뒤져보다 보니 핵심습관 얘기가 나온다.

 

핵심습관 세가지는 운동, 정리정돈, 재테크

 

앗, 지금 내가 매일같이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잖아. 정말 매일. 걷기를 체크하고, 정리하고, 버리는 것을 확인하고, 매일적금을 매일매일 확인한다. 카뱅 매일적금 빌런이 되어, 매일 어떻게 적금을 깨지 않고, 적금돈을 마련하나 골똘연구. 물론, 이건 재테크가 아니고 (슬픔..) 내년 연세... 빚.. 고양이 병원비.. 뭐 이런 생존필수비이긴 하지만. 마이너스 인생이 플러스 인생 되려면, 별 수 있나.  

 

내가 변하고 있나? 계획한 것들을 지키고 있나? 물어보면 잘 대답 못하겠었는데, 이제 확실히 나는 변하고 있다. 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막 본능적으로 핵심습관 세가지를 만들려고 생각하며 매일을 보내고 있는거였잖아.

 

다시 처음의 책으로 돌아가서, 저자가 체력을 키워 아침형 근육 노동자로 거듭났다고 했을 때, 그냥 운동 좀 한 줄 알았는데, 트라이애슬릿을 십년 넘게 했단다! 응? 내가 아는 그 트라이애슬릿? 와! 아무리 그래도 내가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달리기랑 수영은 계획하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책이었구나.

 

저자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굉장히 쉽게 빨려든다. 서문부터 변하게 된 계기를 쓴 부분이 너무 재미있어서 무슨 소설 클라이막스처럼 두 번이나 읽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다음장이 너무 궁금. 정원 가면서 또 읽어야지.

 

새로 운동 시작한 친구가 있고, 오랫동안 꾸준히 요가를 하며 힘을 기르는 친구가 있다.

나는 그들에게 한달에 사십만보 걷는 친구이길 바란다. 일단은. 그리고, 해보고 싶은 건 달리기이고, 수영.

 

체력을 기르고, 일본어를 공부하고 (뜨끔!!!), 책을 더 많이 읽어야지. (뜨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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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일하니, 월요일 아침이 내게 다른 주5일자들의 월요일 아침과 같은 느낌인건 아니고, 어제 있었던 짜증나고 갑갑하고 실망스럽고 어이없는 일이 아침에 일어나도 당연히 전혀 변하지 않았고, 자고 일어나도 내 마음이 그 사이에 내가 오늘 가야할 장소와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어떤 새로운 좋은 것도 찾아내지 못했네.

 

나는 늘 괜찮아, 괜찮아. 더 할 수 있는데, 더 할 수 있어. 이 정도야 뭐.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는 사람인데, 아마도.

앞이 막막해도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옴짝달싹 못하는 기분이다.

 

다정한 지인이 어제 쓴 갑갑함을 토로한 글에 읽고 있던 책의 프로필에서 읽은 좋은 말을 나눠줬다.

 

‘ 인생이 비루하나 책과 꽃이 있어서 최악은 면했다‘ 

 

응. 나에겐, 책도 있고, 꽃도 있고, 고양이도 있지.

 

입 안이 깔깔하다.

 

바람구두님의 좋은 말도 옮겨 놓는다.

 

'평화란 죽은 자들이 다가와 에워싸는 것'이라는 실비아 플라스의 문장을 애정한다. 나는 이 문장을 뒤집어 평화란 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한 얻기 어려운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있다는 것은 평화와는 먼 개념이다. 그 대상이 타인이든 나 자신이든, 살아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뭔가와 부딪치고 불화하는 과정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내가 평화로웠던건 일상의 주위에 산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구나.

뭐, 그렇다고, 내가 다시 혼자일 수 없고, 혼자가 되고싶다는 건 아니다. 싫은 사람들은 좀 치워버리고 싶긴 하지만.

 

여튼, 위의 다정한 지인께서 책선물 해주신다고 하시길래 <혼자를 기르는 법>을 골라 봤다.

처음 나왔을 때부터 사고 싶었는데, 아마, 지금 좀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이런 말도 봤지.

 

휴식도 습관이고 능력이다. 쉬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쉬지 못한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휴식에 당황하고 불안해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낸다. 쉬면서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연거푸 초조해하며 조금의 여유도 못 견딘다. 쉬어본 적도 없고, 쉬는 방법도 모르기 때문이다. 휴식은 잔여 시간이 아니라 필수 시간이다.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사람은 쉬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계속 쉬지 않는 사람의 최후는 딱 두 가지다. 죽거나 미치거나.

농담이 아니다. 인간은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쉬어야 한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쉬어야 한다. 쉬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게으름도, 뒤처짐도, 무책임도, 시간 낭비도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락해야 한다. 삶에 있어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 혼자 있기 좋은 방, 우지현 -

 

 

내가 어쩌건 시간은 흘러가겠지. 열네시간 후에는 다시 이 자리에 앉아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주절거리며,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나만의 평화로운 밤시간을 가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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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글쓰기 표현 강의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조소영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 작가의 글쓰기 강의. 라고 생각하고 샀지만, 음.. 전직 국어선생님인 기타무라 가오루의 글쓰기 표현 강의는 그냥 말그대로 글쓰기 표현 강의였고, 딱히 미스터리 독자나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다.

 

재미있게 읽히긴 하지만, 대상이 와세다대 대학생들이다보니, 낯선 일본문학  장르나 작품, 작가들이 소개되는 부분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것 같다.

 

미스터리 글쓰기 이야기가 아예 없는건 아닌데, '하드보일드 문체' 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내면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행동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각각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만을 쌓아 나갑니다. 부자연스럽게 심리를 직접 말하는 대사를 쓰지 않습니다.

 

이 '행동'으로 설명한다는 것, 좋은 예는 아니지만 '선생님은 화가 났다'라고 쓰지 않고 '문을 세차게 닫으며 밖으로 나갔다.'라고 씁니다. 선생님 기분이 별로 안 좋으신 것 같은데, 하고 충분히 전달되겠죠. 이렇게 쓰는 방법입니다.

 

본래 사람의 내면 같은 건 알 수 없는 법입니다.하지만 소설에서는 그곳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강의 주제와 내용은 일본 문학에 대한 이해가 현지인 문학도 수준이라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당연히 그 주제는 못 되기에, 모르고 술술 넘어간 부분들이 적지 않지만, 일상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답게 (국어선생이 먼저였긴 하지만) 쉽게 글을 풀어내기에 중간중간 소재를 모르더라도 마음에 와닿는 문구들이 있었다.

 

이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게스트로 데려오는 작가, 편집자 등이 나오는 강의는 꽤 알차고 재미있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결국 표현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쓰는 것이기에, 자기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결국 표현이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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