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맥베인 <킹의 몸값>
에드 맥베인 소설. 구두 회사의 중역 더글러스 킹의 집 거실에서 비밀 중역 회의가 한창이다. 중역들은 더글러스 킹을 포섭하여 회사를 차지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더글러스 킹에게는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다. 나름대로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아무도 몰래 준비한 계획은 성공을 눈앞에 두는 듯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가 나타난다. 아이가 유괴된 것이다.
하지만 남의 아이다. 남의 아이의 목숨을 위해서 자신이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온 부를 허물어뜨리고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인가, 아이의 목숨을 외면하고 부를 유지할 것인가. 어릴 적 가난의 상처 때문에 피도 눈물도 없는 출세지향주의자가 된 그이지만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87분서 형사들이 유괴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일단 몸값을 주어야 아이의 목숨을 보장받는다. 선택은 오로지 더글러스 킹의 몫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고 난 후 비슷한 유괴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몇 년 뒤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에 의해 [천국과 지옥]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에드 맥베인 책이 이제 겨우 네 번째라니;;; 마구 재미있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를 경찰소설의 길로, 나를 미스터리의 길로 인도한(?) 작가이자 시리즈이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이다.
마구 재미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와중에 마구 재미있는 책 한 권이 <살의의 쐐기> 였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킹의 몸값>은 어떨까 모르겠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천국과 지옥> 원작이기도 하다.
요코야마 히데오 <클라이머즈 하이>
1985년에 일어난 사상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 JAL 123편의 비극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524 명의 사상자를 낳은 이 사고는 치아와 지문만으로 사체를 확인해야 할 정도로 온전한 시신이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장의 끔찍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사후 처리 과정의 문제와 각종 후유증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 사건을 다룬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소설 <클라이머즈 하이>이며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심도 있는 메시지를 강점으로 동명의 영화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영화는 일본영화기자회가 뽑는 블루리본 상 작품상 및 제32회 일본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을 석권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악의 사건이자 최대의 특종을 맞게 된 지역신문사 긴타칸토의 기자들이 펼치는 전쟁 같은 보도 현장을 저자는 기자 시절의 경험을 살려 사실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특종에 대한 욕망과 조직 내 암투와 싸우며 저널리스트로서의 정도(正道)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내면을 '클라이머즈 하이'라는, 고도감을 잃고 흥분상태에서 산을 오르는 암벽등반가의 심리에 빗대어 평단의 찬사를 얻었다.
오늘 새벽 <64>를 다 읽었다. 그 여운이 커서, 요코야마 히데오의 책을 다시 바로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전에 분권으로 나왔던 <클라이머즈 하이>를 샀는지,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어쨌든 이번에 한 권으로 나왔으니 사 보지 싶긴 하다.
<종신검시관> 표지는 다시 봐도 아쉽네. 오래 가는 표지를 만듭시다!
앨프리드 베스터 <컴퓨터 커넥션>
'미래의 문학' 4권. <파괴된 사나이>, <타이거! 타이거!>로 국내 SF 팬들에게도 그 이름을 널리 알린 앨프리드 베스터의 후기 대표작이다. 앨프리드 베스터는 1950년대 하나의 '현상'이라고 일컬어졌으며, 1960년대 뉴웨이브 SF소설 및 1980년대 사이버 펑크의 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작가다.
<컴퓨터 커넥션>은 강렬한 개성을 지닌 불사인간들과 전지전능한 엑스트로 컴퓨터의 대립을 중심으로, 시간여행, 로맨스, 음모, 추격전 등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독창적인 소설이다. 인간과 컴퓨터의 대립이라는 소재는 SF소설에서 즐겨 차용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이는 하나의 주제로서 기능한다기보다는, 베스터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하나의 중심 장치라 할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은 컴퓨터와 기계문명이 지배하는 미래 지구이다. 이 안에서 불사인간, 전지전능한 컴퓨터, 고대 생물 등 각종 생명체들이 뒤엉켜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전통적인 소설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플롯이나 클리셰, 반전과 같은 내러티브를 이끌어나가는 장치들이 아니라 베스터가 창조해낸 '미래 세계'와 '인간'의 모습 그 자체이다.
우주 시대, 기계문명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세계는 베스터의 전작들과 비슷한, 현재의 부조리를 극도로 확장시킨 자본주의 디스토피아적 미래다. 이런 기존 SF소설이 다루는 미래 세계를 기반으로, 베스터는 인종차별, 학생 시위, 마약 문제, 인디언 보호 정책주의 등 7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혼합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인 독특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미래의 문학'이라는 다소 썰렁한 시리즈 제목, 벌써 네 권째이다.
늘 읽고는 싶었는데, 왠지 장바구니- 결제까지는 가지 못했던 시리즈.
그리고, 아직 안뜨지만, 마이클 코넬리 신간이 나왔다. <클로저>! 여름에 읽어줘야 하는 미스터리들!
2013년의 반이 지났고, 오늘은 7월의 첫째날이고, 월요일이다.

접시꽃 당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