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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ㅣ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평점 :
미타라이에게 익숙해진건가(길든건가), 덜 황당하고, 더 황당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인 미타라이를 오랜만에 만나니 참 반갑다. 시마다 소지의 단편집은 별 기대 안 했지만, 미타라이와 이시카와가 나오니, 딱히 단편집.이라는 느낌도 없다. 단편 하나하나가 중편에 가까운 길이이기도 하고. 네 개의 단편과 '신新 미타라이의 의지' 라는 작가의 말이 담겨 있는 책이다.
'숫자 자물쇠' 에는 내가 좋아하는 주제가 나온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갈때의, 시골에서 도쿄로의 동경. 도시는 그렇게 좋지 않지만, 도시, 현대를 동경하는 감정에는 뭔가 샴페인 거품 같은 몽글몽글한 기대감과 애잔함이 공존한다. 그 느낌을 좋아한다.
'숫자 자물쇠' 를 매개로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미타라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질주하는 사자'도 재미있다. 사건 자체가 짐작은 되지만, 여튼, 황당한 사자(죽은 자)의 그림을 그리게 되어 더욱 재미있고, 미타라이의 수 많은 능력 중 하나인 기타솜씨가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는 바에서 가장 이해가지 않는 경험을 이야기하는 화자에게 미타라이가 끼어들어 이해가게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이 꽤나 화통하다.
'그리스 개' 도 재미있다. 네 개의 단편이 엄선된건지는 모르겠지만, 다 재미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건, 개를 좋아하는 미타라이처럼 나 역시 개가 등장하는 (그것도 그리스 개!) 마지막 단편에 가장 애정이 간다.
신간을 나오자마자 사놓고, 이제야 읽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니, 이제는 정말로 시마다 소지를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