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함정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9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지음, 지정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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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20살 처녀, 억만장자의 상속인입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교묘하게 위장된 살인사건입니다.

나는 그 사건의 탐정입니다. 또 증인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입니다. 게다가 범인이기도 합니다. 나는 그 네 사람 모두입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요?

미스테리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보다 더 끄는 광고문구를 본 적이 있었던가?!

프랑스 작가 세바스띠엥 자프리조의 이 작품은 '추리기법을 쓴 소설' 이다. 탐정이자 증인이자 피해자이자 게다가 범인이도 한 상속녀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은 무척이나 머리 아프고 피곤한 일임은 분명하지만( 진짜 피곤하고 페이지 넘기기가 곤욕일 정도였다.) 그러나 끝의 결론을 보기 위해서라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조금 읽다보면 트릭은 쉽게 눈치챌 수 있으나, 결정적인 결과는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나 알 수 있다. ' 신데렐라의 함정' 이라는 말로. ( 이건 절대 스포일러 아님)

'신데렐라의 함정'은 짧은 중편이고, 그 뒤에는 또 '살인급행 침대열차' 가 있다. 결론이 조금 허무해서 그렇지, 기차가 역에 도착하고 침대칸에서 죽은 여자를 수사하며 동승했던 승객들의 시점으로 재구성된 이 작품도 꽤나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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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리 2005-03-1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to. 당연히- 그리고 곧 주문 ㅋ

미세스리 2005-03-1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웩! 출고예상시간 72 시간!!!

비츠로 2005-03-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MB가 출간되기 전 이 책 광고문구가 너무 흥미로워 3년전 국립중앙도서관까지 가서 자유추리문고로 본 기억이 나는군요.

하이드 2005-03-12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사실, 광고문구가 정말 궁금증을 마구마구 자아네요. 읽는 중간이 좀 안 넘어가서 그렇지, 다 읽고 나서는 작가가 대단하다 싶더라구요.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하 - 50년간의 고독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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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치지 않으려면 죽어야 하고 죽지 않으려면 미쳐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려면, 자신을 속여야 한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거짓말 한 가운데에서 모두는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했고, 정신적 방어기제를 세워야 했다.

그러니깐 이건 다 꾸며낸 얘기.

'비밀 노트'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한 편의 연작인줄 알았다. 그렇게 알면서 우겼다. 이 책들은 다른 소설이다. 분명 다른 소설이다. 라고. 근데, 진짜 다른 소설이였다. 2년만에 혹은 3년만에 나와 준 책이였고, 연작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첫번째 소설이였고, 제목도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로 통일되지 않는다. 근데, 그걸 알고 나니, 난 또 우기고 싶다. 이 소설들은 '하나' 의 소설이라고.

첫번째 책을 읽을 때 난 따귀를 철썩 맞은 기분이였다.

두번째 책을 읽을 때 따귀 때린놈이( 그러니깐 작가가) 응? 내가 때렸니? 하는 느낌이였다.

마지막 책을 읽고 있자니, 난 따귀를 맞은 적도 없었고, 작가는 시치미 땐적도 없었고 그랬던거다.  허탈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클라우스는 아니 루카스는 국경을 넘는다. 그리고 국경수비대가 건네준 조서에 서명을 한다.

거기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적혀 있었다.

국경을 같이 넘은 남자는 그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이 소년은 18세가 아니고 15세이다.

이름은 클라우스(Claus)가 아니다.

기억과 현실. 노트 속의 상상 혹은 거짓과 진실. 2차대전, 헝가리의 미완의 반사회주의 체제 혁명, 그리고 사회주의의 붕괴라는 굵직굵직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클라우스와 루카스의 이야기는 힘겹게 힘겹게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니깐 결국은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고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리고 끝끝내 밝혀지는 '끝없는 고통'의 모습을 하고 찾아온 ' 진실'은 '속임' 없이는, '거짓말' 없이는 견뎌내기 힘들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지 않은척 살아왔지만, 문득 문두드리며 찾아온 '진실' 앞에 그 가면은 다 무너져버리고, 가면을 벗은 연약한 존재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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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3-0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타 크리스토프에게 박수. 기립박수. 짝짝짝짝짝짝짝

perky 2005-03-04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대박이죠? ㅋㅋ 엄청난 속도감을 가진 책이었어요. ^^

하이드 2005-03-0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한 독서경험이였어요. 휴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구판절판


난 이제 쉰살밖에 안 됐어.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난 책 한 권쯤 쓸 수 있을 거야. 여러 권도 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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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할머니 집으로 돌아온 루카스는 나무그늘이 진 앞마당 울타리 옆에 누웠다.

하나인듯 둘이였던 쌍둥이는 이제 '루카스'란 이름을 가진다.

그는 할머니의 집을 돌봐야 한다. 어렸을적 쌍둥이로 했던 그 무수한 단련들에도 불구하고 '루카스'는 '그'가 없기에 한 인간이지만 반쪽짜리 인간이 되어버리고 정신을 놓아버린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리고 나서 그는 다시 생활로 돌아온다. '이제 장날을 잊지 않고, 우유를 시어버리도록 놔두지도 않는다. 가축 돌보기도, 채소밭 일도, 부엌일도 열심히 한다. 그리고 숲에 들어가서 버섯을 따고 마른 나뭇가지들도 줍는다. 또한 낚시도 한다. '

등장인물들이 바뀐다.

둘인듯 하나였던 쌍둥이는 ' 루카스' 가 되고, 신부님은 기운이 없어져서 루카스가 돌봐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신부님의 하녀는 사고로 얼굴이 망가지고, 전쟁중에 간호원으로 나갔다가 죽는다. 토끼주둥이는 적군인줄 알았던 아군이 왔을 때 십여명의 그들과 밤을 보내고 역시 죽는다. 귀머거리, 벙어리인줄 알았던 그녀의 미친엄마는 사실 미치지도 않았고, 말도 할 줄 알았으며, 들을 줄도 알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죽고 없다.

빅토르가 있다. 서점 주인 빅토르. 그리고 빅토르가 아는 당서기 페테르가 있다. 페테르는 '당서기'로 힘이 있다. 그는 '루카스'를 돌본다. 그의 친구로 남는다. 야스민이 있다. 야스민은 아빠와 자고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곱추에 다리를 전다. 마티아스. 그 아이는 루카스와 '그'가 어렸을적보다 더 귀(鬼)스럽다(이런 말이 있다면, 영악하단 말로는 부족하다)

빅토르는 '루카스'에게 서점을 팔고, '책'을 쓰기 위해 누나가 있는 고향으로 간다. 어설프지만 재미있는 책 한권을 남기고 그는 누나를 죽인다. 그리고 그도 죽는다.

페테르는 '루카스'에게 묻는다. 클라우스는 어디있냐고? 그를 증명하는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고. '루카스'는 대답한다. 비밀노트가 증거라고. 그 노트를 그 둘은 같이 썼다고.

마티아스가 죽는다. 루카스는 실종된다. 서점은 페테르에게 맡겨 놓은 채.

세월이 많이 흐른 어느날 '루카스'가 서점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니, '클라우스'가. 페테르는 말한다. 자네가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야.  

이 세계에선 미치지 않으려면 죽어야 하고, 죽지 않으려면 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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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 비밀 노트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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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할머니는 엄마의 엄마이다. 우리는 할머니 집에 오기 전까지는 우리 엄마에게 아직도 엄마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우리는 그녀를 할머니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라고 부른다. 그녀는 우리를 '개자식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깐 이 이야기는 마녀할망구와 개자식들의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개자식들의 비밀노트를 엿보는 것이다. 그들은 쌍둥이이다. 전쟁이 터지고 대도시에서 시골로 시골로 그 중에서도 외딴 '할머니' 의 집에 맡겨지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 그녀가 남편을 독살했다는 것이다. 그런건 그다지 상관 없다.

쌍둥이는 하나이다. 하나인데, 둘이다. 대도시의 생활에서 시골의 생활로 던져진 그들은 어느새 할머니와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거름, 물고기, 풀, 버섯, 연기, 우유, 치즈, 진흙, 개흙, 흙, 땀, 오줌, 곰팡이의 냄새가 뒤섞인 냄새다.

쌍둥이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식사 때 할머니가 말했다. - 이제 뭘 좀 안 모양이구나. 지붕 아래서 자고 배불리 먹으려면 그 정도 일은 해야지. /우리는 말했다. -그게 아니에요.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사람을 구경만 하는 것은 더 힘들어서 그래요. 더구나 노인이 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말이에요. /할머니는 비웃었다. -개자식들! 내가 불쌍하게 보인다 이 말이구나?/-아니에요, 할머니. 우리는 다만 우리 자신이 부끄러웠을 뿐이에요. /오후에 우리는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간다. / 그 이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단련한다. 죽이는 연습도 하고, 굶는 연습도 한다. 귀머거리/장님 연습도 하며 단련한다.

영악하다고 해야하나, 무감동하다고 해야 하나. 하나인듯 둘인 그들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아간다.

쌍둥이의 주위에는 마녀같은 할머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옆집에는 미친 엄마를 모시고 사는 더러운 여자아이가 산다. 쌍둥이는 그녀를 '토끼주둥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개와 논다. 작은 성당이 있다. 신부님은 그녀를 만지고, 그녀에게 돈을 준다. 쌍둥이는 신부님의 '자.비.심.'에 기대어 매주 토끼주둥이를 위해 돈을 받아서 그녀에게 먹을 것을 사다준다.  신부님댁의 하녀는 쌍둥이를 목욕시켜주고, 만지고, 그녀를 만지게 하고, 옷을 빨아준다. 그리고 다른 것도.  할머니의 집에 하숙하는 장교도 있다. 그리고 당번병이 있다.

전쟁이 끝나고.  적군인줄 알았던 이들이 아군이라 하고, 아군인줄 알았던 이들은 적군이었다.

엄마가 적군인줄 알았던 아군이라는 자들의 탱크를 타고 와서, 쌍둥이를 찾는다. 쌍둥이는 할머니 곁에 남는다. 엄마를 따라가지 않는다. 엄마는 쌍둥이의 여동생을 안고 있다. 그들은 폭발물에 찢긴다.

한참 후에, 없는 줄 알았던 아버지도 찾아온다. 아버지는 수배중이다. 아버지는 국경을 넘고 싶어한다.

쌍둥이는 도와준다. 그리고 그러는 중에 하나인듯 둘이였던 쌍둥이중 하나는 홀로 국경을 넘는다.

비밀노트는 여기까지다.

잠자리에 들면서 자기 전에 읽으려고 고른 이 책은 잠을 확 깨게 했을 뿐더러 그 대담함에 간만에 '경악' 과 비슷한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

여기까지였다.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상)비밀노트' 를 읽고 느낀점은.

이 책은 같은 제목 아래 (상)(중)(하)로 나뉘어 있지만 다른 소설이다. 분명 다른 소설이다.

'비밀 노트'를 읽고 밤은 점점 깊어가고 나는'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중) 타인의 증거' 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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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4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