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 비밀 노트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할머니는 엄마의 엄마이다. 우리는 할머니 집에 오기 전까지는 우리 엄마에게 아직도 엄마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우리는 그녀를 할머니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라고 부른다. 그녀는 우리를 '개자식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깐 이 이야기는 마녀할망구와 개자식들의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개자식들의 비밀노트를 엿보는 것이다. 그들은 쌍둥이이다. 전쟁이 터지고 대도시에서 시골로 시골로 그 중에서도 외딴 '할머니' 의 집에 맡겨지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 그녀가 남편을 독살했다는 것이다. 그런건 그다지 상관 없다.

쌍둥이는 하나이다. 하나인데, 둘이다. 대도시의 생활에서 시골의 생활로 던져진 그들은 어느새 할머니와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거름, 물고기, 풀, 버섯, 연기, 우유, 치즈, 진흙, 개흙, 흙, 땀, 오줌, 곰팡이의 냄새가 뒤섞인 냄새다.

쌍둥이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식사 때 할머니가 말했다. - 이제 뭘 좀 안 모양이구나. 지붕 아래서 자고 배불리 먹으려면 그 정도 일은 해야지. /우리는 말했다. -그게 아니에요.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사람을 구경만 하는 것은 더 힘들어서 그래요. 더구나 노인이 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말이에요. /할머니는 비웃었다. -개자식들! 내가 불쌍하게 보인다 이 말이구나?/-아니에요, 할머니. 우리는 다만 우리 자신이 부끄러웠을 뿐이에요. /오후에 우리는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간다. / 그 이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단련한다. 죽이는 연습도 하고, 굶는 연습도 한다. 귀머거리/장님 연습도 하며 단련한다.

영악하다고 해야하나, 무감동하다고 해야 하나. 하나인듯 둘인 그들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아간다.

쌍둥이의 주위에는 마녀같은 할머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옆집에는 미친 엄마를 모시고 사는 더러운 여자아이가 산다. 쌍둥이는 그녀를 '토끼주둥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개와 논다. 작은 성당이 있다. 신부님은 그녀를 만지고, 그녀에게 돈을 준다. 쌍둥이는 신부님의 '자.비.심.'에 기대어 매주 토끼주둥이를 위해 돈을 받아서 그녀에게 먹을 것을 사다준다.  신부님댁의 하녀는 쌍둥이를 목욕시켜주고, 만지고, 그녀를 만지게 하고, 옷을 빨아준다. 그리고 다른 것도.  할머니의 집에 하숙하는 장교도 있다. 그리고 당번병이 있다.

전쟁이 끝나고.  적군인줄 알았던 이들이 아군이라 하고, 아군인줄 알았던 이들은 적군이었다.

엄마가 적군인줄 알았던 아군이라는 자들의 탱크를 타고 와서, 쌍둥이를 찾는다. 쌍둥이는 할머니 곁에 남는다. 엄마를 따라가지 않는다. 엄마는 쌍둥이의 여동생을 안고 있다. 그들은 폭발물에 찢긴다.

한참 후에, 없는 줄 알았던 아버지도 찾아온다. 아버지는 수배중이다. 아버지는 국경을 넘고 싶어한다.

쌍둥이는 도와준다. 그리고 그러는 중에 하나인듯 둘이였던 쌍둥이중 하나는 홀로 국경을 넘는다.

비밀노트는 여기까지다.

잠자리에 들면서 자기 전에 읽으려고 고른 이 책은 잠을 확 깨게 했을 뿐더러 그 대담함에 간만에 '경악' 과 비슷한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

여기까지였다.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상)비밀노트' 를 읽고 느낀점은.

이 책은 같은 제목 아래 (상)(중)(하)로 나뉘어 있지만 다른 소설이다. 분명 다른 소설이다.

'비밀 노트'를 읽고 밤은 점점 깊어가고 나는'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중) 타인의 증거' 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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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4 0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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