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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인간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5월
평점 :
처자를 버리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 스탠리 브로더스트, 그 옆의 금발머리 여자 수전, 이들과 함께 산장으로 간 아들 로니를 찾아달라는 진의 의뢰를 받은 루 아처. 산장 근처에 큰 불이 나고, 스탠리는 피살된채 땅 속에 묻혀 있다. 로니와 수전을 찾아 나서는 루 아처.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이, 실종자, 희생자들이 전대와 후대, 과거와 현재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이 작품에서는 아마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누가 누구랑 바람펴서 달아나고, 누가 누구랑 바람펴서 달아나고, 는 왠간히 집중하지 않으면,그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 로스 맥도널드의 책을 평할때 빠지지 않는 '미국 중산층 가정의 위기' 는 이 소설에서도 변함없다. 그의 작품에서는 왜 항상 '여자' , '딸'이 희생자여야 하는가? 라고 불만을 품었더랬는데, 이 작품에서는 약간은 다른 패턴이다. 하드보일드의 계보를 '대실 해미트 - 레이몬드 챈들러 - 로스 맥도널드' 라고 할때 로스 맥도널드의 다른 점은 등장인물들의 상처가 아닌가 싶다. 어린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불구의 어머니를 모시고 친척집을 전전했던 기억을 지닌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들에는 항상 상처받고 불행한 어른들이 나오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 가 나온다. 불행한 그들을 바라보는 루 아처.또한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이로서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 '움직이는 표적', '소름', '위철리 여자' , '지하인간' 네 권을 읽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로스 맥도널드의 이름으로 가장 처음 낸 '움직이는 표적'이었겠지만, '지하인간' 또한 그의 작품 중 가장 세련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실타래처럼 얽힌 등장인물들의 관계들과 사건의 해결이 절묘하다.
은유가 유난히 많은 이 작품.의 번역은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 가장 괴상망측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아주 열심히 내용 따라가며 읽어야 했다. 그래서 별 하나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