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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의 비밀 - 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이 숨겨둔 이야기
이주은 지음 / 한길아트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그림을 소개하는 책이며, 그 시기 영국 사회의 모습, 사람들의 취향, 예술가들의 개인사, 그리고 그림에 얽힌 저자의 상상력으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서문에 나와있다. 뒤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들에 대해 따로 정리되어 있고, 빅토리아시대의 연표와 참고문헌이 부록격으로 나와 있다.
책표지로 쓰인 로제티의 '릴리드 부인' 과 같은 화려하고, 도발적인 그림들이 한장건너 풍부하게 나와 있으니 눈은 즐겁다. 하지만, 나머지 반을 차지하고 있는 글들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듯한 개인사는 그림감상에 방해가 되었고, 빅토리아시대의 로제티와 저자의 어릴적 기억들을 끄집어 낸 것들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이를테면, 러닝셔츠바람으로 소주를 마시던 아버지나, 장례식장에서 먹은 육개장 맛을 잊을 수 없다는 그런 이야기들은 따로 읽었으면, 감히 뭐라고 딴지 걸 수 없는 개인의 소중한 기억이었겠지만, 도판에 홀딱반해 2만원이라는 가격을 주고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들을 만나보려고 한 내게는 '이보다 더 어울리지 않을 수는 없다' 였다.
로제티, 번 존스 등의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라도 풍부했었더라면 좋으련만, 그도 아니고,
뒷편에 빅토리아시대의 화가들을 정리해 놓은 것은 나름 써먹을 수 있겠으나, 그 또한 그다지 찾기 어려운 자료는 아니니, 그저 오직 위안을 삼을 것은 내가 혹해서 샀던 아름다운 그림들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