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교보에 들렀다. ( 오랜만에 -_-;;;)
잠깐의 짬이 났을 뿐이지만, 바로 앞의 낯익은 갈색빌딩과 광화문역 지하도를 보니, 좀이 쑤셨다.

회사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광화문의 '교보문고'
보통 아트용품 파는 입구 쪽으로 들어가는데, 문 입구에 신간및 미는책(?), 혹은 선물용(?) 책들이 있다.
그 곳을 쓰윽 훑어보고, 조금 더 들어가면, 베스트셀러따위를 모아 놓은( 해리포터 같은거) 곳이 있고, 그 다음 매대에 신간코너가 있다. 알라딘에서 매일매일 신간을 체크하지만, 간혹, 보지 못한 신간을 발견하곤 한다. 혹은, 알라딘에서 보고 관심있었던 신간의 실물을 확인하고 실망해서 맘 속으로 보관함에서 삭제시키기도 하고, 혹은 옳다구나 하며 보관함에서 장바구니로 옮기곤 한다. (맘속으로)

혼자 갈때는 딱히 맘 속 들여다보지 않는데,
오늘은 누군가와 함께 갔기에 이런저런 소리 떠든다. 내가 떠드는 소리를 나도 함께 듣는다.

' 안 좋은 일 있을때 여기 와요. 죽 둘러보면서, 사람들이 보다가 비뚤게 놓은 책들을 바로 맞춰놔요.'
워낙에 종종가니, 새로운 책은 거의 없다. 그러니 훑어보며, 책정리나 할밖에.
사실, 친구들끼리 오거나, 연인들끼리, 혹은 부모와 자식간에 와서 책을 고르면서 ' 이 책 어떨까' 내지는, '재밌는 책 읽고 싶어. 심심해' 하는 사람들 보면, 옆에서 뭐라 한마디 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저기, 그 책 읽으실꺼면, 차라리 이 책이 훨씬 재밌는데' , '저기, 알랭 드 보통은 키스앤 텔 보다는 '우리 사랑할까' 가 더 재밌는데, 아님, 처음에 나온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부터 읽으시던지' 라고 말하고 싶어져 버리는거다.

그렇게 또 바리바리 찜하고, 사고, 눈도장 찍어 놓은 책들.

E.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포스터의 전집이 꾸준히 나온다.
 전집이 새로 나온다고 했을때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다. ' 인도로 가는 길'

 포스터의 마지막 소설이고,
 인도와 영국간의 문화적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라는건 별로 재미없는 한줄 설명이고, 포스터의 소설이 늘 그렇듯이, 낭만적인 어조에 답답하게 예의바른 처녀, 사랑의 불확실성 등이다.
 타임지 선정 '현대100대 영문소설' 에 선정되었으며,

 데이빗 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주제 사라마구의 '돌뗏목'
 '눈먼자들의 도시' 를 옛날옛적에 사 놓고 안 읽은지라
 참고 있었는데, 그만 관심이 가져버렸다.

 이베리아반도가 유럽대륙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흡사 돌뗏목과 같은 이베리아반도는 이리 저리 흔들리며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한다.
 전조 : 젊은 여성 조안나가 막대기로 땅에 선을 그으면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어부 조아힘이 무거운 돌을 파도에 던지면, 중력을 무시하고 가라앉지 않는다. (계속 통통 튕긴다)  선생인 호세가 움직일때마다 엄청난 새떼들이 따라다닌다. 약사인 페드로는 땅이 흔들리는걸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이고, 농사 일을 하는 마리아의 손으로부턴 끊임없이 실이( 뜨게질실 같은거!) 줄줄 흘러 나온다. 이들 역시 대피하던 와중에 우연히, (필연적으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세 남자와 두 여자, 그리고 개! 의 여행이 시작된다.



http://www.stoneraft.nl/




 

 이은화 '21세기 유럽  현대미술관 기행' 
 

 이건 선물용으로 한권 더 사기로 했다.
 정말 '이러셔도 되는겁니까?' 할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두툼한 알짜배기 내용에, 풍부한 도판이다.

영국쪽 작가들 이름이 반갑고, '사치 겔러리'는 워낙에 유명해져버렸으나, 돈 내야 하서 항상 빠졌던 코스;; 런던에 공짜로 갈 수 있는 미술관들이 왠간히 많아야지.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은 천안의 아라리오 겔러리에서도 감상할 수 있고, 유대인 박물관은 진중권 수업들을때 귀에 딱지 앉게 들었던 심볼이다.

이런저런 잡다한 주어들은 이야기들로 '21세기유럽 현대미술관 기행'을 덥썩 샀는데,
근래 산 책들중 가장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자크 카조트 '사랑에 빠진 악마'

 워낙에 판타지라면 환장하는데,
 ' 환상문학의 기원'으로 알려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삭줍기 세계문학 시리즈를 좋아한다.
 가격이 점점 비싸지는건 좀 불만이지만,
 외도하기 좋은( 혹은 이게 내 적성일지도!) 독특한 양질의 책을 꾸준히 소개해주니,
 열심히 사줘야 한다.

 

* 교보문고가 이제 10시까지 한다.
9시에서 10시 사이에 책을 많이 사야겠다.
서점이 점점점점 늦게 문닫았으면 좋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1 2006-02-1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마지막까지 남아본적이 없어서 언제 닫는지..모르겠네요. 후후.

panda78 2006-02-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 미술관 기행은 진짜 두툼한 것이 너무 실하죠? ^^ 서점가서 보고는 끔쩍 놀랐어요. 전시대? 위에 놓인 거 잘못해서 두 권을 들어버렸나 했다니까요.

panda78 2006-02-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현대미술은 잘 모르기도 하고.. 다른 책 사느라고 아직 사지는 않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