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얼리스트 X 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임을 기념하는 사토리얼리스트 X'

라는 첫문장을 보고 책을 다시 덮었다. 내가 맨날 알라딘 서재 십년을 입에 달고 다녔는데, 가끔 좋은글, 대부분 잡글로 버무리되고, 뭔가 하나 정리된 것이 없이, 온갖 책들이 점령한 내 방 꼬락서니마냥 갈 곳 잃은 이야기들을 쑤셔 넣었을 뿐인데 말이다.

 

어떤 주제로든 모았으면, 집중했으면, 10년동안 강산도 변하고, 뭔가 이거다 싶은 것도 있었을텐데, 지금은..

 

다시 책으로 돌아와 찬찬히 그 옛날 '사토리얼리스트'를 처음 봤을때를 떠올리며 책을 봤다. 예나 지금이나 글이 많은 책은 아니므로 사진을 찬찬히 보고, 포스트잇 붙이며 다시 보고, 포스트잇 떼며 또 한 번 봤다.

 

일단 좀 실망이다. 블로그 십년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책이 나온건 5년이다.

이전의 리뷰를 봤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3831380  이전 책을 보고 다시 보니, 역시 이전 책이 지금봐도 좋다 싶다.

 

일단 책 만듦새가 별로다. 떡제본 풀이 다 보이고, 책이 잘 펼쳐지지 않거나 펴면 짜개질 것 같은 불안불안한 만듦새에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종이다. 사진집인데 종이가 맘에 안 들면 일단 그건 그냥 글책보다 크다. 이번 책의 원서를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사토리얼리스트' 는 원서에 비해 번역본도 훌륭한 퀄이였다. (개정판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내가 샀던 구판은 좋았다)

 

예전에는 포스트잇 빼곡했는데, 이번에는 별로 맘에 와닿는 사진도 없었다.

사토리얼리스트가 변하고, 내가 변하고, 찍히는 사람들이 변했겠지.

사진은 그렇다치고, 글은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글이 없다. 이것도 크다. 왜냐하면, 잘 쓰는 글은 아니라도 뭔가 저자의 철학 같은 것이 들어와 얼마 안 되는 글이 좋았던 것이 플러스 알파였는데, 이번엔 그도 아니니 말이다. 이 경우에 '변함없음'은 퇴보일지도 모르겠다. 재탕의 느낌에 창작자로서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는 것이니 말이다. 이 부분에서는 내 자신도 돌아본다. 창작자가 아니라도 십년 전에 비해 나는 얼마만큼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볼법하다.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 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어제'가 쌓이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어제들'의 나보다 '지금'의 나가 낫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지난번 리뷰보다 이번 사진이 구린건, 카메라가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짜개질까봐, 그리고 종이질이 다 반사반사 시키는거라 그렇다.

 

 

맘에 드는 사진들을 추려 보았다.

보면서 흠.. 이 남자분 쿨톤. 이라고 절로 생각이 들만크 하늘색 수트 정장이 제 피부인냥 잘 어울린다.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며 뭐가 다른건지 못 찾았다. 사진을 처음 봤을때도 인상적인 사진이었는데, 다른점을 찾고 난 후에도 당연히 가장 인상적인 사진들 중 하나다.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이다. 여자가 손에 든건 아이폰과 립스틱이다.

배경의 그린도 여자의 아름다운 피부톤과 새까만 올린머리, 뉴트롤톤의 드레스에 계단에 앉은 포즈까지 너무 아름답다.

 

 

이번의 베스트컷 남자 부분은 위의 하늘색 수트와  이 분. 자유롭고 활동적으로 보이고, 조끼와 에코백이 특히 멋진데,

그 아이템들이 없어도 멋질 것 같다는 점이 더 멋지다.

 

 파리지안같은 차림새도 맘에 들지만, 그 뒤에 지나가는 여자분까지 포착되어 사진으로는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앞에 모델이 된 여자의 모습도 좋다.

 

 

이 모습도 좋아한다. 다만 신발. 건강에 안 좋고, 불편할 것 같고, 차림에도 그닥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뭐 이 정도.

 

스콧 슈만이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로 유명해지고, 책을 내고 나서 비슷한류의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사토리얼리스트만의 스타일이 여전히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해진 선구자격이 된만큼 , 좀 더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기를 바라게 된다. 최초에 최고이고, 시간이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 멈춘 시간까지 잡아내는 그의 작업 특성상,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돌이켜보니 글도 별로였지만, 편집이 더 별로였던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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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15-10-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런대로 만족해서 팔았던 사토리얼리스트 두권도 다시 샀어 ㅎㅎ
1권부터 조금씩 나이든 모델들을 보니 아는 사람이 나이든 거 같은 기분도 들고 그렇더라.
이번 3권에서는 나이든 사람의 패션에 집중하면서 본 거 같아.

하이드 2015-10-07 22:52   좋아요 0 | URL
니 트윗보고 생각나서 샀는데 ㅎㅎ 1권에서 나이든 사람 패션 인상적이었는데, 그뒤에 비슷한 책 많이 나오고 노년 스타일 책도 한 번 사봤는데 별로였고, 뭐 그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