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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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를 좋아하던 사람이 2편인 '시크릿 에이전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아한다고 해도 이해간다. 

이 작가의 책은 읽는게 너무 괴롭다. 근데, 막판되면, 모든 갈등을 어떻게든 다 풀어 버려서 찜찜한 부분을 남기지 않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엄청나게 높여 버리는 것이다. 


오랜만에 차일드 44를 다시 읽고, 이번에는 2편,3편까지 있다고 생각하고 읽으니 마지막에 예사롭지 않은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라리사와의 관계 및 레오의 각성, 새로운 살인전문 전담반 개설, 조야와 엘레나 입양 등


차일드 44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는 1편의 이야기들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풀어나간다. 

시작부터 긴장감 넘치게 레오의 젊은 시절, 스파이로 교회에 침투해서 배신하는 장면이다. 1편에서 주인공인 레오에 감정이입하며 읽어나갔다면 2편은 시작부터 무참하게 박살내는 거다. 


그러고보니, 차일드 44 시리즈에는 착한놈이 없다. 레오가 주인공이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일에 회의하고, 반성하지만, 어쩔 수 없는 존재. 하긴, 그 시절에 착한놈은 다 죽고 없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레오 주변 인물들도 죄다 선악을 품고 있다. 더 나쁜 놈이 있고, 덜 나쁜 놈이 있지만, 대부분은 수용소장처럼 약한 사람일 수도 있겠고. 그래서 스탈린이 죽은 후에 후루쇼프라 스탈린의 범죄를 인정하는 비밀 아닌 비밀연설문을 작성하자 대혼란이 온 것이다.


그런 혼란이 스탈린 시절보다 더욱 격동적으로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레오는 근래 읽은 그 어떤 소설 속의 주인공보다 더 개고생이다. (내가 읽는 소설이 주로 미스터리/스릴러임을 감안할때 정말..) 언제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죽을 고비들을 넘기며 '조야'를 찾기 위해 자신의 젊은날의 행위를 보상하고 그 당시 배신했던 사람을 구해내기 위해 죄수인척 수용소로 잠입하게 된다. 


역시.. 읽을 때는 정말 짜증나는데, 읽고 나면 다 꼭 필요했던 장면들이었나 싶다. 그래서 또 나는 3편을 읽으러 가겠지. 

주인공인 레오 외의 캐릭터들이 대단히 인상 깊다. 라리사는 물론이고, 조야와 엘레나. (조야는 이번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티무르(1편부터 2편까지 나오는 인물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로운 캐릭터이지 않을까.) 프레이라, 말리샤, 그리고,파닌은 물론이고, 빵집주인, 통역사도 그 비중에 비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무려 톰 하디랑 누미 라파스가 부부로 레오랑 라리사로 나오는데, 영화가 망작이란 것이 아쉬워 죽겠다. 잘 빠졌으면 2편,3편까지 쭉쭉 기대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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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8-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오와 라리사는 원작에서 절세의 미남미녀로 묘사되는데..캐스팅에 좀 놀란 일인 (속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