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맥베인 <마약 밀매인> 


87분서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추리소설 평론가 앤서니 바우처가 꼽은 초기작 베스트 세 편 중 한 편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추운 겨울, 순찰을 돌던 딕 제네로 순찰 경관은 빈민가 공동주택 지하실에서 목이 매달린 채 숨져 있는 소년을 발견한다. 하지만 아이의 사인은 교살이 아닌 마약 과용이었고, 아이가 숨을 거둔 뒤 목에 밧줄이 감긴 것으로 밝혀진다. 

아이의 옆에는 주사기에 놓여 있었지만 아이의 지문은 아니었다. 범인은 어떤 의도로 현장을 조작했던 것일까? 이어서 발생한 연속 살인 사건. 카렐라 형사는 마약 구매자에게서 용의자의 이름을 알아내고 그를 쫓기 위해 관할 구역과 관할 외 구역을 열심히 뛰어다닌다. 하지만 일은 쉽게 풀리지 않고 오히려 목숨을 위협하는 위기가 닥쳐온다. 사건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피터 번스 반장의 고뇌의 그림자는 짙어지고, 스티브 카렐라 형사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닥쳐온다.



에드 맥베인 시리즈가 피니스 아프리카에에서 계속 나와줘서 정말 좋다. 계속 팔리긴 하니깐 계속 나와주는거겠지? 

피니스 아프리카에 전에도 에드 맥베인이 나오긴 했는데, '경관혐오'만 주구장창 나오고 말이다. 헌책방 뒤져가며 번역본을 다 읽고, 아마존에서도 잔뜩 구해뒀지만, 여기 대표님 역시 추리소설 엄청 좋아해서 출판사 하신 분으로 요샛말로 '덕업일치'라고나 할까. 에드 맥베인 제일 재미없는 것 마지막 한 권까지 다 열심히 살테니, 끝까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경찰소설을 좋아한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87분서 시리즈' 입니다. 솔직히 재미는 일본추리소설들이 더 있지만, 에드 맥베인을 열렬히 읽은 이들이 쓴 것들이지 않겠나. 


 히라노 게이치로 <던> 


데뷔 10년을 맞아 현대사회의 범죄와 어둠을 심도 있게 그린 장편소설 <결괴>를 발표하며 하나의 전환점을 찍은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번에는 SF 장르에 도전한다. <던 - 중력의 낙원>은 이 년 반의 화성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가 겪는 혼란과 그 배경에 얽힌 가상의 사건들을 다루며, 과학적 근거와 과감한 상상력을 동원해 기발하고도 현실적인 미래상을 제시한 작품이다. 

데뷔 이후 현대인의 정체성이라는 주제에 꾸준히 천착해온 작가는 '개인'의 개념이 점점 사라져가는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인간 본연의 가치, 상실과 희망의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이후 작품세계에 꾸준히 등장하는 '분인(分人, dividual)' 사상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2033년 여섯 명의 우주인을 태운 NASA의 우주선 '던'이 인류 최초로 유인 화성탐사에 성공한다. 대지진으로 어린 아들을 잃은 아픈 경험을 딛고 '던'의 우주비행사로 지원한 일본인 외과의사 사노 아스토는 이 년 반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함과 동시에 영웅 대접을 받지만, 곧 그가 화성에서 겪은 모종의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딸이자 '던'의 승무원이기도 했던 생물학자 릴리언 레인이 선내에서 임신 후 중절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둘의 사이를 의심받게 된 것. 


'분인주의'의 개념을 만들기 시작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 이후에 '분인주의'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져 '나란 무엇인가' 도 나오게 되고.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이라면, 술술 읽히지 않더라도 시간을 들여 끈기 있게 읽어볼 가치가 있다. 600페이지라는 분량의 SF물, 분인주의. 히라노 게이치로. 기대된다.


리사 오도넬 <벌들의 죽음> 


최고의 데뷔작에 수여하는 커먼웰스 문학상 수상작. "오늘 나는 우리 부모님을 뒤뜰에 묻었다. 두 분 모두 생전에 사랑 받지 못했다." 마니와 넬리 자매는 이제 둘이서만 살아야 한다. 그들의 부모인 이지와 진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오로지 그 자매만이 아는 비밀이다. 글래스고 메리힐 주택단지에서의 삶은 고달프지만, 두 자매는 어떻게든 서로 힘을 합쳐 헤쳐나가려고 한다. 

새해가 오자, 옆집에 사는 노인 레니는 어린 이웃들에게 보호자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두 아이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은 레니는 그들을 자신의 집에 데려와서 먹이고 입히고 재우기 시작하고, 그러는 과정에 세 사람은 새로운 가족 같은 관계가 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두 자매의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계속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더 나아가 정부 당국에서도 그들에게 까다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오늘 도착할 책들 중에 어떤 책을 제주에 가지고 갈지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꼭 가지고가지 싶다. 책을 살까 말까 하다가 사보기까지, 사고 나서 읽기까지 워밍업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을 바로 사서, 바로 읽으면 제일 좋겠지만, 책은 '무한'하고, 시간은 '유한'하므로 대부분의 책은 그 책이 읽히기까지의 웜업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위에 적은 에드 맥베인의 책 같은 경우가 작가 이름만 보고 바로 사서 바로 읽는 웜업이 필요하지 않은 책이라면, 리사 오도넬의 '별들의 죽음' 은 작가도, 책 제목도 낯설어서, 옆에서 계속 재미있다는 애기가 들리고, 관심 가지게 되고, 까먹고, 다시 또 생각나고, 보관함에 들어갔다가, 꺼내봤더니 재미있어 보였다가, 또 누가 재미있다고 하고, 이런 긴 웜업의 시간들을 거쳐서 드디어 장바구니에 들어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된다. 

쓰고보니, 내가 얘기하는 책 이야기들도 누군가에게 그런 워밍업의 시간이 되어 조금이라도 다가갔으면 좋겠다. 


 나가이 가후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수많은 일본작가가 사랑한 작가, 당대 최고의 문학가 나가이 가후의 도쿄산책기다. 탐미주의 작가로 알려진 나가이 가후를 단지 화류계의 여인을 사랑한 작가에서만 그 호기심이 멈춘다면 당신은 불행하달 수밖에 없다. 산책이란 자신이 살아온 생을 추억하는 것이라던 그의 '산책론'은 지금 이 시대에 더 빛나기 때문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뿌리 메이지시대에 태어난 나가이 가후는, 일본이 제국주의로 치달리는 가운데 차라리 군국주의를 등지고 터덜터덜 산책이나 하련다고 결심한다. 게다를 신고 도쿄 구석구석을 어슬렁어슬렁 둘러보며 가후가 즐긴 산책 코스는 결코 명소가 아니다. 근대화라는 기치아래 에도의 흔적을 무참히 지우는 작업이 한창이던 도쿄에 남은 나무와 잡초와 물과 석양과 산 그리고 가난한 서민의 삶이 펼쳐지는 골목이다. 

그러면서 산책자 가후는 조국, 일본을 염려한다. 애국은 고향의 미를 영원히 보호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조용히 건넨다. "어제의 꽃도 오늘은 꿈이 되는 덧없는 세상의 유물을 비록 서투른 글월로나마 남기고자 하니, 부디 훗날 두런두런 나눌 이야깃거리라도 될 수 있기를."

이 책은 1부에 1914년부터 이듬해 6월까지 문예잡지 「미타분가쿠」에 연재한 <히요리게다>를, 2부에 1920~1930대 발표한 대표 산책 수필 3편을, 3부에 가후가 즐긴 산책로 지도와 일본 작가의 해설을 실었다.


산책 책들 좋다. '우연한 산보'랑 또 제목이 생각 안 나서 보관함 천권 뒤지다 포기했는데, 에도 시대던가, 산책하다가 막 새로 변하고, 곤충으로 변하고 그런 옛날 산책책 또 있었는데, 기억나시는 분 제목좀요 ㅡㅜ


'게다 신고 어슬렁어슬렁'은 사고 보니 에코백도 따라온다. 150명 추첨이라 기대 안 했는데, 굿 - 알라딘 에코백도 그렇고(알라딘 에코백이 특히!) 다른 에코백들도 .. 평소 책 넣어다니기 좋다. 아... 안 좋은건가.. 여튼, 많아도 좋은 쓰임이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찾았다. 에도 산책` 






 에드윈 헤스코트 <집을 철학하다>


건축가이자 건축평론가인 에드윈 헤스코트가 집의 역사와 공간의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유명한 건축물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저자는 부엌, 거실, 침실, 서재 등의 공간뿐 아니라 창문, 문 손잡이, 책, 옷장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의미를 살핀다. 저자의 통찰로 창문은 ‘삶을 담고 있는 액자’, 책은 ‘영혼이 있는 가구’, 지하실과 다락은 ‘예리한 반성을 이끌어내는 성찰의 공간’, 계단은 ‘더불어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공간’ 으로 재탄생된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무심코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이 삶을 성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싶은 집,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목차도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고, 글과 함께 하는 그림들도 흥미롭다. 건축가이자 건축평론가인 저자는1999년부터  FT에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칼럼을 써 왔다고 한다.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저자의 다른 책들이나 칼럼 찾아볼 수 있도록. 


내가 고른 사은품은 뭐겠어, '그리스인 조르바' 책갈피지. 

더 사게 되면, 팅테솔 책갈피도 골라보고 싶은 정도. 




오늘, 오늘의 꽃 만들러 슬슬 나가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ppletreeje 2015-04-04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들의 죽음>은 희망도서 신청했구요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은 어제 에코백 메고
어슬렁어슬렁 다녔는데~지금 흡족한 마음으로 헬렌 한프양과 프랭크가 20년간 서신을 나눈
<채링크로스 84번지> 다 읽고 오늘은 가후씨와 도쿄산책을 해야겠어요~~
주말 아침에 만나는 책소개와 꽃사진! 참 상큼합니다!

(참, 다니구치 지로의 <에도 산책> 아닌가요~)

하이드 2015-04-04 20:46   좋아요 0 | URL
게다 어슬렁 에코백 정말 좋아요!

저도 다니구치지로라고 생각하고 검색했는데, 다니구치지로로도 에도로도 산책으로도 검색이 안 되었어요! 알라딘 검색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