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는 여든한살의 나이에 다발성 전이암 진단을 받고 이 세상에서의 몇 달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즈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기고했다.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을 존경한다. 그리고, 지금 내 삶의 나태함, 내 정신의 게으름과 냉소를 반성한다. 이 글을 몇 번이나 읽었는데, 읽을때마다 마음이 다독여진다. 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했던 것보다 더 크다고 한다.  살아 있는 것들, 꽃, 동물, 사람. 죽어서도 살아 있는 것들, 예술과 책. 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지 결심한다. 


도리어 나는 강렬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우정을 다지는 그 시간 동안 더 많은 글을 쓰고, 기력이 남아 있는 동안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차원의 이해와 통찰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원합니다.

이는 대담성과 명료함과 소박한 언어, 그리고 세상에 대한 견해를 가다듬고자 하는 노력과 결부될 겁니다. 물론 즐길 시간도 남겨둘 겁니다 (조금은 바보처럼 놀아도 좋겠지요.)

(...)

두렵지 않은 척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지배하는 심정은 고마움에 가깝습니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습니다. 많이 받았고 얼마간은 되돌려 주었습니다. 읽었고 여행했고 생각했으며 글을 썼습니다. 세상과 관계를 맺어나갔고, 작가와 독자와의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나는, 느끼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아 왔으며 이는, 그 자체로 크나큰 특권이자 모험이었습니다. (뉴욕타임즈)


번역본 전문 : http://newspeppermint.com/2015/02/22/my-own-life

원문 : http://www.nytimes.com/2015/02/19/opinion/oliver-sacks-on-learning-he-has-terminal-cancer.html?_r=0

계속 나누고 싶은 글이었는데, 덧붙일 말을 찾지 못해 계속 미루다 더 늦기 전에 올려본다. 

인디언 달력에 의하면 3월은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이라고 한다.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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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복을 빕니다.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5-08-30 18:35 
    http://www.nytimes.com/2015/08/31/science/oliver-sacks-dies-at-82-neurologist-and-author-explored-the-brains-quirks.html?_r=082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돌아가셨다는 뉴스. 얼마전 편지 생각나서 찾아 다시 읽었다. 죽은 후에 무가 아닌, 새로운 세계로 걸어 들어가셨을 것만 같다. 명복을 빕니다.
 
 
blanca 2015-03-0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이거 읽고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줄 알았는데 죽음 앞에서도 역시 그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