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플러스 1 - Mystery Best 9
에드 맥베인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상쾌한 봄날,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이 어울리는 계절은 봄이 아니라 가을이다. 가을은 스산한 생각을 자아내고 음침한 공상을 불러일으킨다. 말라서 시드는 풍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죽음에 대한 동정심이 생긴다. 인간은 가을이 되면 무수히 죽는다. 그러나 가을은 인간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이 소멸되는 계절이다.

봄에 죽는다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이건 법률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형법 56조 봄의 사망.'누구를 막론하고 봄에 죽으려고 하는 자, 또는 죽게 하는 자, 또는 죽음을 도모하는 자, 또는 죽음을 구원으로 간주하는 자는 그 죄가 무거우므로 마땅히...] 이렇게 정해진 법률 말이다. 특히 3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는 죽음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다.

어떻게 에드 맥베인을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물론 안 좋아할 수 있다. 그러니깐 이건 지극히 편애적인 리뷰가 될꺼라는 예고다.)

인생은 미스테리, 로맨스, 페어리테일. 그 중에서도 맨 앞에 있는 미스테리. 나를 나이들어서 다시 책 앞으로 진지하게 끌어온 '미스테리' 혹은 '추리소설' 그 중에서도 에드 맥베인.

추리소설은 3류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다. 간혹 책을 읽다보면 '챈들러의 쓰레기나 읽고 있는' 이런 식의 글이 나오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최근에도 봤다. )  혹은 잘 쳐줘야 추리소설이지만 넘어서는 문학성을 가지고 있는... 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추리소설이지만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고 심리묘사에 뛰어난 최고의 소설이라구. 내지는 심농의 책을 읽는 것은 '죄와 벌' 을 읽는 것과 같아. 라고 이야기 한다. ( 그러니깐 내가 )

에드 맥베인의 책을 읽으면 '아이솔라'라는 도시가 팔팔 살아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짧고 (이 정도면 동서미스터리의 중편정도에나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드커버로 사야하다니. ) 평소의 진중한 케렐라의 모습은 마이어마이어와 만담하는 모습으로 나와 맘에 들지 않고, 아이솔라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흥

하지만 국내에 '경관혐오자'만 줄기차게 번역되는 상황에서 감사하며 읽었다. (그러니깐 원서로 잔뜩 사 놓은건 왜 안읽고 버티고 있는거냐고.)

이 책은 아이솔라( 맨해튼을 모델로 한 가상도시이다) 에 뜬 저격병의 무차별 살인이다. 여덟명이 죽고 나서 범인이 밝혀진다. 추리소설적인 면으로도 작가가 에드 맥베인임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 아니할 수 없지만, 혹시 에드 맥베인의 책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경관혐오'를 먼저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하겠지만서도, 그래도 간만에 읽은 에드 맥베인의 책에서 별을 감히 하나라도 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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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5-04-1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이 3류고 챈들러가 쓰레기라고 말하는 인간들이 대부분 자기자신이 3류고 쓰레기더군요. 저 글 읽으니 갑자기 불끈 열 받습니다.

하이드 2005-04-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근데, 가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서도 그런 글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되니 말이지요. 그들의 문화에선 B급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주위에서 알.지. 못하고 ( 알면서 그러면 기호니깐 할수없겠지만)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건 좀 불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