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의 여행 - 모로코, 프랑스, 스페인 스케치 여행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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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평과 상들을 거머쥔 '담요'의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여행기 같지 않은 여행기이다. <담요>를 되게 오래 보관함에만 담아두고 있었는데, 작가의 매력, 사람을 끌어당기기보다 빠지게 만드는 안티매력의 매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니, 이제 <담요>를 살 시간!



두꺼운 책띠(?)도, 책띠를 벗긴 표지도 섹시하다.
이 책, <만화가의 여행>은 2004년 책 홍보 여행중의 스케치 일기이다. 책 홍보 하면서, 또, 공식일정에서 빠져나와 혼자 다녔던 여행의 나날들이다 프랑스, 스페인, 모로코.




'내 멋대로의 곁다리 프로젝트'
'되는대로 써 갈긴 원고 ..'
'나의 열성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다음 책>을 기다리는 동안 \ 받느 마치 비행기에서 식사 전에 주는 프레첼과 비슷한 간식거리가 될 것이다.'

라던가 하며 책은 들어간다.
간식거리를 보고 반한 나는 거꾸로 본식인 '담요'를 찾아 읽게 되고...




비행기 안에서 -







프랑스에 도착해서 -






사진은 거짓말을 하고, 때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하지만, 그림은 적극적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더 정직해! 라는 그림관 -









지면을 꽉 채운 그림들. 디테일들이 마음에 든다.
저자는 나무 그림, 고양이 그림, 사람 그림을 그리기 좋아한다.
커다란 풍경 속에 아주 작게 보이는 '그림 그리는 여자'







지루할 것 같기도 했던 흰 바탕에 검은 그림은 세노 갓파처럼 세밀화인 것도 아니라 재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스케치북 일기를 읽을수록 작가에 감정이입되어, 한 장면 한 장면에 애정이 간다.




고양이로 말하자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적당히는 좋아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작가가 고양이를 좋아하면, 호감도가 급상승하는건 어쩔 수 없구요.





징징거리는 여행의 주인공을 본 적 있으세요?
자, 여기요.

여행은 관광객을 노리는 호객행위와 낯선 곳에서의 피곤함과 몸이 적응하느라 앓이 하는 거까지 맘에 안 드는 점 투성이다. 그런 것들까지 다 여행의 한 부분이고, 맘에 드는 부분만 기억하고, 포장하려 하지만, 크레이크 톰슨의 피곤함은 되게 와닿는다.
모로코에 대한 로망이 싹 사라져버렸다.

저자 역시, 여느 여행자처럼 마지막 날에야 그 장소에 사라에 빠진 것 같이 느껴지는 여행자였긴 하지만.

이전 터키 여행갔을 때 생각났다. 아팠고, 귀찮게 따라붙는 사람들 귀찮아 죽겠고, 음식은 별로였고, 뭐, 그랬던 여행.





여행의 달콤한 순간.






그림으로 말하자면, 그리고, 아마 작가의 기분도, 스페인이 가장 좋았다.
작가의 그림체로 보는 가우디는 생각 이상으로 멋졌다!





외로워서 옛여자친구와 통화하며 울던 그는 '그녀'도 만나고







여행기는 급작스레 마무리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이렇게 꾸밈없는 여행기를 쓸 수 있을까 신기하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어두운 내면도 함께 드러낼 수 있다니, 펜을 잡고, 되게 솔직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담요>도 자전적 이야기라던데, 더 궁금해진다.






사진 찍어서 그린 걸까 계속 궁금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 답이 나온다.

마지막까지 쏘 쿨 -
리뷰로 어느 정도 이런 책입니다. 보여줄 수 있는 책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글쎄. 작가가 어느 정도의 결의를 가지고 이 글들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가'의 '스케치북 일기' 정도의 느낌, '다음 책' 이 아니라, 곁다리 책. 인데, 한 장, 한 장 쌓여서 한 권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몇 장 들이밀고, '좋지요?' 얘기 하기 애매하다는 뜻이다.

<담요>가 나와있고, <하비비>가 새로 나왔다.
작가의 데뷔작인 <안녕, 청키라이스>가 근간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래픽 노블은 뭔가 다가가기 힘든 느낌이 늘 있어왔다. 왠지 잘 이해 안 가도 좋은 평을 주어야 할 것 같고, 뭔가 매니아 느낌 나고, 근데, 이 간식거리 같은 책 덕분에 그런 선입견을 조금 내려 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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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8-14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그림 잘 그리면 좋겠단 생각 많이 해요. 특히 여행 갈 때. 이런저런 일들을, 풍경들을 그림으로 남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구요.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