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의 몸값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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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스 아프리카에의 에드 맥베인은 흥미롭다. 에드 맥베인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를 보여준게 이전에 나왔던 <살의의 쐐기>라면 ( 지금까지 나온 에드 맥베인 중에서 가장(유일하게) 재미있다) 에드 맥베인이 이렇게 (생활)철학적인 미스터리를 쓰기도 했구나!를 이번에 나온 <킹의 몸값>에서 볼 수 있었다.

 

흡사 샌댈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의 한 챕터를 보는 듯한 막중한 질문. ' 몸값을 지불하겠습니까? '

 

이야기는 이렇다.

구두회사의 임원인 킹은 킹을 몰아내고 파멸시키려는 음모에 반격하는 자신의 일생을 건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이 지금까지 일해온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이 지금까지 이루어온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한 일격. 딜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사건이 일어난다.

 

킹의 아들 바비가 유괴를 당하고, 킹은 집까지 저당잡혀 마련한 돈 칠십오만달러 중에 오십만달러를 유괴범에게 내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유괴범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연락하고, 아수라장이 된 와중에 바비가 나타난다.

 

유괴범은 금발의 바비가 아니라 운전기사의 아들인 금발의 제프를 유괴한 것이다.

 

킹의 부인인 다이앤은 어떤 상황이라도 몸값을 주고 제프를 구해 낼 것을 종용하고,

킹은 몸값을 낼 수 없다고 한다. 다이앤과 킹의 비서는 킹을 살인자라 부른다.

 

그러니깐 편하지가 않다.

 

유괴범들은 잘못 납치한 걸 알지만, 그래도 킹에게 몸값을 내라 하고, 안 내면 아이를 죽이겠다고 한다.

 

길에서 아무 아이나 납치하고, 돈 많은 사람 아무에게나 돈을 내라고 하는게 말이 되냐고, 킹은 항변한다.

이 돈을 내면, 자신이 죽는다고. 항변한다. 아이가 이미 죽었을 가능성도 있고, 돈을 줘도 아이가 죽을 가능성도 있는데,

자신은 돈을 지불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 상황은 불편하다. 다이앤처럼 '당연히 집이 망하더라도 집안 뿌리를 뽑아서 운전기사의 아이를 구해야지' 라고 1%의 망설임도 없이 생각하기 힘들다. 제프가 납치된건 바비인 줄 알고 납치된 것이라는 부분도 있다.

범죄드라마의 주인공 형사나 경찰처럼 한 점 망설임 없을 수 있을까?

 

불편함만을 주는 미스터리는 아니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이 작품을 '천국과 지옥' 이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책의 내용이 '천국'이고, '지옥'은 새로 덧붙여졌다고한다.

 

이 작품에는 심리 드라마 같은 요소가 많다. 나처럼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와 킹에게 면죄부를 주고, 결말 또한 깔끔하다.

다만, 그 과정에 던져진 질문은 책을 덮고난 후에도 여운으로 남는다.

 

피니스 아프리카에의 다음 에드 맥베인이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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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7-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킹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니 결국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나 보네요.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이글 읽고 내내 생각해 봤는데
흠............
저는 아무래도 지불하지 않을듯 싶어요.
위선이 오히려 더 큰 악일수도 있다는 생각.... 요새 많이 하거든요.
그 당시에 지불해서 아이를 살리더라도
그 애를 볼때마다 저애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산다면서 속으로 엄청 원망하고 미워할꺼 같아서요.

차라리 대놓고 나쁜 사람으로 사는게 어떤 면에서는 좀더 속편하고 몸편한 선택이 아닐까 싶어요.
글쓰면서도 나 언제부터 이렇게 비겁해 졌을까 싶네요. 큼큼....

하이드 2013-07-08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했어요. 사는 내내 자신과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게 될꺼에요.

요즘 소설이라면(?) 등장인물들이 고뇌하겠지요. 근데, 여기선 최소한 결정.에 한해선 선과 악이 분명히 나뉘어요. 이야기는 깔끔하고 짧지만, 생각할 거리는 많아요. 킹의 이야기도, 범인의 이야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