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집에 오니, 역시 법정스님의 책을 도착하자마자 잡게되는구나. /// 무엇을 읽을 것인가/ 올해가 '책의 해'라고 해서 언론매체들은 전에 없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책을 등지고 살기에 따로 '독서주간'을 마련해야 하고 '책의 해'까지 선정해야 하는가. 독서를 한낱 취미쯤으로 여기고 있는 풍토이고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취미란 본업 외에 재미로 좋아하는 일을 가리킨다. 청소부나 농부가 독서를 취미로 여기고 있다면 이건 말이 된다. 청소부나 농부의 본업은 쓸고 치우는 일과 농사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이나 진리를 실현하려는 탐구자가 독서를 취미로 여기고 있다면 이건 말이 안된다. 본업을 등진 소리이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육신의 건강을 지탱하기 위해 먹는 이 식사를 취미로 여기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육신만이 아니라 정신도 함께 깃들어 있다. 육신의 주림은 음식으로 다스릴 수 있지만, 정신의 주림은 무엇으로 다스리는가. 탐구하는 일이 없다면 우리들의 정신은 잡초로 우거진 황량한 폐전廢田이 되고 말 것이다. (중략) 우리가 책을 대할 때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일로 이어져야 하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값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한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펼쳐 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그런 책까지도 읽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책 속에서 그 길을 찾으라.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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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2-07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디터쓰기가 안된다. -_-a

야클 2005-02-08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뀐 사진 멋지네요. ^^ 설날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