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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온갖 과장되어 보이는 찬사가 책띠와 책소개를 도배하고 있는데, 그 찬사에 여기 있는 이 독자도 하나 더 한다.
서른 일곱에 데뷔작인 해리 홀레 시리즈를 쓰고 (<스노우맨>은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이고, 아홉번째 시리즈까지 나와 있다.) 뮤지션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저널리스트이기까지 한 요네스 뵈는 반칙같다. 독특한 저자 이력과 별도로 <스노우맨>은 정통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이다.
그에게서 스티그 라르손을 보기도 하고, 챈들러를 보기도 한다는데, 둘 다 맞다. 재미도 있고, 스타일도 있으며, 이야기도 있다.
과거와 현재,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마지막에 ( 아주 분량이 긴 책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짜맞춰지며, 괴이한 눈사람 살인사건과 '스노우맨'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도 길다), 독자는 '아....!' 탄식을 내뱉지 않을 수 없다. 분량이 조금만 짧았더라면, 바로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었을 것이다.
190이 넘는 장신의 마르고 민첩하며, 권위와 명령보다 사건 해결에 힘쓰는 '해리 보슈'를 떠올리게 하는 '해리 홀레'이다. 알콜 중독자인 그의 캐릭터는 하드보일드 전성기때의 많은 하드보일드 '알콜중독자' 탐정들을 떠올리게 한다.
충분히 우울하고, 충분히 직관적이며, 충분히 알콜중독인 전형적인 캐릭터.
'분량이 길다' 는 점을 뺀, 그 외의 차이점이 있다면, 공식에 충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 미스터리라기 보다 문학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는거다. 심농의 그것처럼.
그를 신체적 위험에 빠뜨릴 만한 물건은 방 안에 없었지만 그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그의 예전 상사인 비아르네 묄레르 경정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말해준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인간미가 두려웠다.
연쇄살인이 거의 없다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연쇄살인범을 잡은 적이 있는 해리,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비웃기까지 하는 연쇄살인범을 쫓는다. 어떤 점을 언급하더라도 스포가 될 것 같아 줄거리 언급은 패스해야겠다.
<스노우맨>보다 좀 덜 재미있더라도 시리즈의 다른 편들이 나와준다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