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시간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61시간은 61시간동안 일어나는 일이다.

 

잭 리처가 이번에도 '우연히' 한 겨울의 사우스다코타의 사건 속으로 얽혀든다.

리 차일드 작품의 짜임새가 이렇게 대단했던가! 싶을 정도로 이번 작품은 '전형적인 주인공 캐릭터' 의 시리즈를 보는 재미보다 더 재미난 작품이다. 독자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잭 리처 시리즈. 라는 책소개는 과장이 아닌듯하다.

현대인의 책임회피주의를 꼬집는다는 책소개에는 피식- 하지 않을 수 없다만.

 

아주 추운 사우스 다코타, 영하 3-4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싸우는 기계, 사건 해결하는 기계, 195cm에 100키로가 넘으며, 어느 투표에서 가장 자고 싶은 남주인공.. 응? 여튼, 그런 잭 리처가 책 내내 덜덜 떨고 계시다. 흐흐흐. 한국에서 이보다 더한 추위도 경험해 봤지만. 이라고 하는데는 읭? 싶긴 하지만 말이다.

 

여느때처럼 짐 하나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잭 리처는 러쉬모어 산을 보러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탄 관광버스 뒷자리에 몸을 실는다. 갑작스럽게 끼어든 차로 인해 사고가 나게 되고, 가장 가까운 마을인 볼턴으로 가게 되는데, 폭설로 인해 이 마을에서 나갈 수 없고, 폭설이 잠잠해질때까지 갇히게 된다.

 

볼턴은 교도소 마을.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성적이고, 지적인 경찰 캐릭터와 그들이 보호하는 마약거래 목격자 동화속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도서관 사서 출신 할머니는 잭 리처 시리즈에 그간 나왔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아, 이번에도 리처와 썸씽이 있을까 말까 하는 여성 캐릭터가 나온다. 버지니아의 그녀는 잭 리처가 만든 특수부대의 후임이다.

 

작은 마을의 마약 거래 목격자인 할머니를 보호하는 임무. 를 맡게 된건 '작은' 사건 같지만, 또 우리 리처가 그렇게 스케일이 작은 분이 아니시고..

 

마약카르텔과 전쟁당시의 묻혀 있던 비리와 웬갖 에이전시들이 탈춤을 추는 상황이 된다. (왜 아니겠는가?!)

 

그동안 읽었던 잭 리처의 작품들 중 가장 재미있었다! 라고 쓰려고 그 간의 작품들을 보니 <사라진 내일>의 결말만 가물가물하고, 다른 작품들은 다 생생하다. <추적자>는 당시 스티븐 킹의 <둠스 데이>랑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비슷한 느낌이었고, <탈주자>는 여자 주인공은 매력적이었지만, FBI가 너무 멍청하게 나와서 한숨 났던 작품, <원샷>은 가장 처음 추천 받았던 잭 리처의 작품인데,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격수가 나오는 이야기였는데, 음.. 재미있었다.

 

다 돌아보고 나도 말할 수 있겠다. 그간의 잭 리처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뜨거운 반응 여기 하나 보탭니다.

 

람보와 말로를 합한 것 같은.이란 책소개의 소개를 봤는데, 영 틀린 말이 아니긴 하다. 뭔가 람보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는 것은 하드웨어가 워낙 인상적이어서일 것이다. 잭 리처의 개인 파일들을 읽은 버지니아의 그녀의 소감은 '이 사람과 싸우는 것은 전기톱에 댐비는 것과 같아!' 라나 뭐라나.

 

하고 싶은 말은 잭 리처는 뭐랄까 어찌보면 평면적인 캐릭터.인데, 단순하고, 이 장면에서 이런 행동을 하겠다가 너무나 확실한, 그런 캐릭터 말이다. 나는 보통 복잡한 내면의 하드보일드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루 아처, 필립 말로, 매튜 스커더, 해리 보슈.. 뭐 이런) 잭 리처는 그 카테고리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 리처를 좋아하고, 잭 리처 시리즈가 재미난건, 리 차일드의 독자의 심장을 쥐었다 놨다 하는 디테일과 긴박한 묘사들이라는걸 <61시간>을 읽으며 깨달았다.

 

굳이 시리즈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지만, 시리즈를 다 읽으면서 각각의 시리즈에 조금씩 흩뜨려진 잭 리처의 캐릭터를 완성시켜 나가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이 작품이 그간의 작품과 다른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걸 언급하는 것은 스포가 될테니,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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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6-1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시리즈는 재미있는데, 왠지 약간 좀 쑥스러운 기분이 든달까. 그래요. 그게, 하이드님 언급하신 것처럼 '단순하고, 이 장면에서 이런 행동을 하겠다가 너무나 확실한, 그런 캐릭터'라는 게 이유인 것 같다. 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잘 표현 못 하는 제 마음을 딱 집어 표현해주시는 센스! ^^)
어쨌든, 이 책도 바로 보관함에 넣습니다. 요즘 책 주문할 시간도 잘 없어서 장바구니 넣었다가 다시 보관함에 죄 쓸어넣었다가 그래요. -_ㅠ